카메라 셔터에 담긴 현대미술…사진미술관 세 번째 개관 특별전

시민기자 백승훈

발행일 2025.12.08. 13:00

수정일 2025.12.08. 16:53

조회 1,471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전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전관서 진행
따스한 햇살이 내려앉은 11월 26일, 설레는 마음으로 도봉구에 위치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을 찾았다. 내년 3월 1일까지 이어질 세 번째 개관 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All That Photography)>이라는 제목처럼, 과연 사진이 우리에게 어떤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감으로 가득 찬 발걸음이었다.

미술관 전시실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깊은 몰입감을 느꼈다.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 온 거장 36인의 사진과 사진 이미지를 매개로 한 300여 점의 작품과 자료들은, 시각적인 경험을 뛰어넘어 창조적인 불씨를 다시금 타오르게 하는 듯했다. 1960년대 실험미술의 선구자 이승택, 김구림 작가부터, 1980년대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힌 이인현 작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예술적 사유의 깊이를 오롯이 전해주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사진이 한국 현대미술의 지각 변동을 이끌어 온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사진은 순간을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시각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예술 세계를 여는 창의적 도구이자 실험적인 언어였다는 점이 깊은 울림을 주었다. 전시된 사진들을 둘러보면서 마치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듯, 작품 하나하나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며 새로운 영감을 얻는 소중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전시실은 총 4개 관으로 나뉘어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전개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1전시실에서는 60년대 앵포르멜(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나타난 비정형 추상회화 운동)의 뜨거웠던 열기 속에서도 새로운 조형 언어를 탐색했던 이승택, 곽덕준 작가의 초기 실험적 시도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이 개념, 행위, 조형 실험을 아우르는 전위적 표현 언어로 확장되는 과정이 놀라웠고, 한국 사진 예술의 초석을 쌓은 시기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2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실험미술에서 사진이 수행한 역할을 목격하면서, 최병소, 김용철, 이강소 작가 등의 작품을 통해 사진이 사유와 구조, 행위를 아우르는 실천으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깊이 있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김용철, 이강소, 박현기 작가의 작품은 그 시대의 열정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듯했다.

▴3전시실1980년대 이후 전개된 사진 중심의 매체 실험을 탐구하며, 지각과 경험, 관계의 문제를 탐구한 한만영, 안상수, 김건희 작가 등의 작품들이 회화 중심의 시대를 넘어선 새로운 조형 감각을 구축해 나가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4전시실에서는 '현실과 발언'을 중심으로 전개된 사회비판적 미술 속에서 사진 이미지가 어떻게 강력한 사회적 언어로 작동했는지 볼 수 있다. 김용익, 신학철 작가 등 여러 작가들이 사진 이미지의 인용과 재배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와 감각을 재구성한 작업들은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과 뜨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김명희 작가의 포토그램 신작 'Liminal 1, 3', 이강소 작가의 이중 포토세리그래피 '무제', '낙동강 이벤트' 같은 작품들이 최초로 공개되어 더욱 감격스러웠다. 김용철 작가의 유신체제 비판 퍼포먼스 작업인 '포토페인팅_신문 보기, 신문 버리기'는 40-50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되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이처럼 오랜 세월 숨겨져 있던 작품들이 다시금 세상과 만나 소통하는 모습은 큰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다.

12월 6일과 7일 이틀간 도쿄도 현대미술관 권상해 큐레이터의 특별 강연이 열려, 한국과 일본의 1970년대 실험미술의 경향을 비교하고 교류의 지점을 살펴볼 수 있었다. 이러한 강연들은 이번 전시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이 있게 해주었다.

이번 전시는 '사진을 예술적 사유와 실험의 핵심 매체로 바라보는 대규모 기획전'이며, '한국 사진 작가들이 구축한 성과를 연도별로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기억될 것 같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이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All That Photography)> 전시를 찾아 이 경이로운 경험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
서울시립 사진 미술관의 세 번째 개관 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All That Photography)>이 열리고 있다. ©백승훈
서울시립 사진 미술관의 세 번째 개관 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All That Photography)>이 열리고 있다. ©백승훈
1전시실에서는 60년대 앵포르멜의 뜨거웠던 열기 속에서도 새로운 조형 언어를 탐색했던 이승택, 곽덕준 작가의 초기 실험적 시도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곽덕준 작가의 ‘대통령과 곽’ 연작. ©백승훈
1전시실에서는 60년대 앵포르멜의 뜨거웠던 열기 속에서도 새로운 조형 언어를 탐색했던 이승택, 곽덕준 작가의 초기 실험적 시도들을 만날 수 있다. 사진은 곽덕준 작가의 ‘대통령과 곽’ 연작. ©백승훈
이승택 작가의 '무제'는 새로운 재료를 실험하고 파격적인 설치 방식을 선보이며 기성의 조각 개념에 도전한 작가의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백승훈
이승택 작가의 '무제'는 새로운 재료를 실험하고 파격적인 설치 방식을 선보이며 기성의 조각 개념에 도전한 작가의 정신세계를 보여준다. ©백승훈
2전시실은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 개념미술과 사진 매체 실험의 확장을 보여준다. ©백승훈
2전시실은 1970년대와 80년대 한국 개념미술과 사진 매체 실험의 확장을 보여준다. ©백승훈
3, 4전시실은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을 중심으로 전개된 사회비판적 미술에서 사진 이미지가 현실을 해석하는 강력한 언어로 작동한 지점을 보여준다. ©백승훈
3, 4전시실은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을 중심으로 전개된 사회비판적 미술에서 사진 이미지가 현실을 해석하는 강력한 언어로 작동한 지점을 보여준다. ©백승훈
지석철 작가의 '반작용'은 인조가죽 소파의 특정 부분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백승훈
지석철 작가의 '반작용'은 인조가죽 소파의 특정 부분을 극도로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백승훈
여운의 '작품 74 (Work74)'는 실제 창문 위에 신문·잡지 이미지들을 콜라주해 만들었다. ©백승훈
여운의 '작품 74 (Work74)'는 실제 창문 위에 신문·잡지 이미지들을 콜라주해 만들었다. ©백승훈
사진 이미지의 인용과 재배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와 감각을 재구성한 작업들은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과 뜨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백승훈
사진 이미지의 인용과 재배열을 통해 한국 사회의 역사와 감각을 재구성한 작업들은 현실에 대한 깊은 성찰과 뜨거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백승훈
4개의 전시실을 둘러보며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전개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백승훈
4개의 전시실을 둘러보며 한국 현대미술의 실험적 전개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백승훈
한국 사진 예술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보여주는 영상이 준비되어 관람객들 이해를 도왔다. ©백승훈
한국 사진 예술의 역사를 시대순으로 보여주는 영상이 준비되어 관람객들 이해를 도왔다. ©백승훈
  • 포토북 카페 '카페 Photo SeMA'는 미술관 방문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커피, 포토북과 함께 하는 휴식 시간을 선사한다. ©백승훈
    포토북 카페 '카페 Photo SeMA'는 미술관 방문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커피, 포토북과 함께 하는 휴식 시간을 선사한다. ©백승훈
  • 커피와 함께 포토북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 ©백승훈
    커피와 함께 포토북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 ©백승훈
  • 포토북 카페 '카페 Photo SeMA'는 미술관 방문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 커피, 포토북과 함께 하는 휴식 시간을 선사한다. ©백승훈
  • 커피와 함께 포토북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 ©백승훈
4층에 위치한 포토라이브러리는 사진 전문도서관으로 한국사진사를 중심으로 사진 전반의 도서와 자료를 제공한다. ©백승훈
4층에 위치한 포토라이브러리는 사진 전문도서관으로 한국사진사를 중심으로 사진 전반의 도서와 자료를 제공한다. ©백승훈
  • 시민 휴계실과 수유실이 마련되어 전시를 찾은 시민들의 편의를 돕는다. ©백승훈
    시민 휴계실과 수유실이 마련되어 전시를 찾은 시민들의 편의를 돕는다. ©백승훈
  • 수유실 안에는 정수기와 전자레인지, 싱크대가 준비되어 유아를 동반한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백승훈
    수유실 안에는 정수기와 전자레인지, 싱크대가 준비되어 유아를 동반한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백승훈
  • 시민 휴계실과 수유실이 마련되어 전시를 찾은 시민들의 편의를 돕는다. ©백승훈
  • 수유실 안에는 정수기와 전자레인지, 싱크대가 준비되어 유아를 동반한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백승훈
이번 전시는 사진을 예술적 사유와 실험의 핵심 매체로 바라보는 대규모 기획전이며, 한국 사진 작가들이 구축한 성과를 연도별로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백승훈
이번 전시는 사진을 예술적 사유와 실험의 핵심 매체로 바라보는 대규모 기획전이며, 한국 사진 작가들이 구축한 성과를 연도별로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기억될 것 같다. ©백승훈

전시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All That Photography)>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마들로13길 68 서울시립 사진미술관(1~4전시실 전관)
○ 교통 : 지하철 1·4호선 창동역 1번 출구에서 10분 거리
○ 기간 : 11월 26일~2026년 3월 1일
○ 운영일시 : 화~금요일 10:00~20:00, 토·일요일 및 공휴일 10:00~19:00(3~10월), 10:00~18:00(11~2월)
○ 관람료 : 무료
○ 도슨트 시간 : 11:00, 13:0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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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백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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