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노동자에게 커피차가 찾아갑니다! '동행나눔차'…"오늘도 수고했어요"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5.11.28. 15:14

수정일 2025.11.28. 15:15

조회 782

영등포역 인근 타임스퀘어 광장에 이동노동자를 위한 '동행나눔차'가 왔다. ©윤혜숙
영등포역 인근 타임스퀘어 광장에 이동노동자를 위한 '동행나눔차'가 왔다. ©윤혜숙
‘커피차’의 연관 검색어로 뜨는 단어는 ‘응원’이다. 누리소통망(SNS)에서 유명 연예인의 촬영장에 커피차를 보내서 응원했다는 소식을 종종 볼 수 있다. 요즘같이 추운 날, 바깥을 돌아다니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바깥을 돌아다녀야 하는 게 자신의 생업인 이들도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해 커피차가 쫓아가서 응원해 준다면 어떨까? 실제 그런 현장이 있다. 이동노동자를 위한 '동행나눔차'다.

11월 21일, 영등포역 인근 타임스퀘어 광장에 음료와 간식을 제공하는 이동노동자 동행나눔차가 등장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함께 혹한기 이동노동자의 휴식을 통한 안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했다. 동행나눔차는 올해 처음 열리는 행사가 아니다. 올해 벌써 네 번째 시행하고 있다.
서울노동권익센터와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이동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동행나눔차 ©윤혜숙
서울노동권익센터와 영등포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가 이동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한 동행나눔차 ©윤혜숙
오전 10시 타임스퀘어 광장에 도착하니 멀리서도 동행나눔차가 눈에 띈다. 가뜩이나 움츠러드는 추위에 동행나눔차를 보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실제 추운 거리를 오가면서 일하는 이동노동자는 동행나눔차가 얼마나 반가울까?

차량 가까이 가니 음료나 간식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응원의 메시지가 보였다. “이동노동자 여러분의 안전과 건강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이다. 이 글과 마주한 이동노동자는 응원의 메시지에서 에너지를 받고, 또 자신이 원하는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서 기운을 낼 것이다. 거리를 오가면서 배달하느라 정작 본인의 끼니를 해결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런 이동노동자에겐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손난로 보조배터리, 천연펄프 종이티슈 등 이동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선물 ©윤혜숙
손난로 보조배터리, 천연펄프 종이티슈 등 이동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선물 ©윤혜숙
  • 이동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붕어빵, 버터쿠키, 소시지 꼬치, 만두 등 간식 ©윤혜숙
    이동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붕어빵, 버터쿠키, 소시지 꼬치, 만두 등 간식 ©윤혜숙
  • 음료 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다. ©윤혜숙
    음료 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다. ©윤혜숙
  • 이동노동자를 위해 준비한 붕어빵, 버터쿠키, 소시지 꼬치, 만두 등 간식 ©윤혜숙
  • 음료 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다. ©윤혜숙

이동노동자 분들, 음료·간식 편하게 드세요!

동행나눔차에서 준비한 것은 3가지 종류다. 음료는 아메리카노, 애플차, 주스, 핫초코, 허브차를 포함해서 200잔을, 간식은 붕어빵 130개, 버터쿠키 150개, 소시지 꼬치 130개, 만두 130개를 준비했다. 음료를 제외한 간식 4가지 중에서 2가지 선택할 수 있다. 선물은 보온이 가능한 손난로 보조배터리, 천연펄프 종이티슈였다.

이동노동자 중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는 이들이 많았다. 헬멧을 쓰고 두꺼운 외투를 입은 채 이륜차를 운행하다 보면 추위가 가실 정도로 땀이 범벅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땀을 식힌다고 했다.
이동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이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동행나눔차가 찾아간다. ©윤혜숙
이동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이들이 많이 오가는 곳으로 동행나눔차가 찾아간다. ©윤혜숙
동행나눔차 앞에 오토바이를 포함한 이륜차들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곳을 오가는 이동노동자가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동행나눔차 지원 계획을 세울 때, 이동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장소를 선정했다. 그만큼 많은 이동노동자에게 나눔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서울노동권익센터의 고심이 담겼다. 이른바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동행나눔차다.

처음엔 이동노동자가 한두 명 띄엄띄엄 동행나눔차를 찾아오더니 두어 시간이 지나자 삼삼오오 몰려오기 시작했다. 동행나눔차를 방문했던 이동노동자가 주변 동료들에게 알려주면서 점점 인원이 늘어나고 있었다.
동행나눔차를 발견하고 들렀다는 이동노동자 ©윤혜숙
동행나눔차를 발견하고 들렀다는 이동노동자 ©윤혜숙
배민 라이더로 일하는 김한규 씨는 타임스퀘어 근처에 배달을 왔다가 동행나눔차를 봤단다. “여름과 겨울에 이동노동자를 위해서 무료로 나눔 행사를 해주셔서 감사하죠. 이륜차를 운행하는 일 자체가 힘들지는 않아요. 다만 배달비가 현실적이지 않은 점이 아쉬워요.”라고 말했다.

등에 커다란 가방을 짊어진 이승훈 씨는 걸어서 동행나눔차 앞에 나타났다. 그는 걷거나 스쿠터를 이용해서 배달하고 있다. 오늘은 걸어서 이동하다가 동행나눔차를 봤다고. 이승훈 씨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이승훈 씨는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선택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음식 배달의 경우 주로 점심과 저녁 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려요. 오늘 기대도 못했던 음료, 간식, 선물까지 3종 세트를 챙겨주시니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걸어서 배달하는 이동노동자도 동행나눔차를 찾아왔다. ©윤혜숙
걸어서 배달하는 이동노동자도 동행나눔차를 찾아왔다. ©윤혜숙
이동노동자는 평지가 아닌 구불구불하고 굴곡이 있는 골목길을 이동하는 게 힘들다고 했다. 일부러 이동노동자쉼터를 찾아가지 않지만, 오가다 시간이 비면 인근에 이동노동자쉼터가 있는지 검색해 보고 방문한단다. 음식 배달의 경우 평일보다 주말에 더 배달 건수가 많다. 그런데 이동노동자쉼터가 주말에 문을 닫기 때문에 이용할 수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이동노동자는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일하기 때문에 이동노동자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주말에도 이동노동자쉼터를 운영하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동행나눔차에서 음료와 소시지 꼬치를 받은 이동노동자 ©윤혜숙
동행나눔차에서 음료와 소시지 꼬치를 받은 이동노동자 ©윤혜숙

이동노동자쉼터도 있어요~

김정수 씨는 추운 날 지나가다가 따듯한 커피를 한 잔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평소엔 잠깐이라도 쉴 여유가 없지만, 동행나눔차를 보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리고 싶다고 했다. “일부러 커피점에 들러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저희를 응원하는 커피차를 보면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칠 수 없죠”라면서 활짝 웃었다.

김정수 씨는 “주변의 이동노동자들이 배달일을 하다가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이에요.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노동자가 많거든요. 특수고용노동자에 속하는 이동노동자의 처우가 개선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동노동자는 근거리에 이동노동자쉼터가 있다면 지나는 길에 들러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물을 마시거나 커피를 타서 마시면서 숨을 돌릴 시간을 가진다. 그러면서 이동노동자쉼터에서 주관하는 안전교육, 건강상담을 받기도 한다. 또한 이동노동자쉼터에서 주는 마스크, 토시, 생수등의 물품은 이륜차를 운행하면서 유용하다. 그런데 아직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이동노동자쉼터가 없는 곳도 있어 아쉬운 부분이라고 했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이동노동자들은 배달비 단가의 하락을 가장 힘든 문제로 꼽았다. ©윤혜숙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이동노동자들은 배달비 단가의 하락을 가장 힘든 문제로 꼽았다. ©윤혜숙
이동노동자들이 이구동성 말하는 가장 큰 문제는 배달비 단가의 하락이었다. 매년 인건비가 올라가는 추세인데 정작 이동노동자의 인건비는 내려가고 있다. 이동노동자는 배달비가 수입의 전부다. 그 배달비가 내려가고 있어서 근무시간을 늘려야만 예전의 수입을 유지할 수 있다. 고객은 무료 배달을 선호하지만, 무료 배달의 경우 대부분 사업자가 배달료를 부담하고 있다. 그게 지속되면 음식이나 물품값에 배달료가 포함되므로 결국 그 부담을 소비자가 떠안기 마련이다.

플랫폼이 배달료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결국 사업자나 소비자가 배달료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면 중간에 낀 이동노동자가 힘들 수 있다고 했다. 사업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배달료가 저렴해야겠지만, 저렴한 배달료에 이동노동자의 배달비가 줄어들고 있었다. 지금 배달료의 기본 단가가 2,500원이다. 온라인 주문이 증가하면서 배달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정작 배달비는 줄어들어서 이동노동자는 그만큼 배달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이동노동자의 배달 횟수가 늘어나면 근무시간이 길어진다. 이동노동자의 경우 길거리에서 운행하는 시간이 길어져 안전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손난로 보조배터리, 천연펄프 종이티슈를 받아든 이동노동자는 유용한 선물에 고마워했다. ©윤혜숙
손난로 보조배터리, 천연펄프 종이티슈를 받아든 이동노동자는 유용한 선물에 고마워 했다. ©윤혜숙
또한 이동노동자의 자격조건을 지적했다. 이동노동자는 진입장벽이 매우 낮다. 자격조건을 따지지 않아서 누구든 배달일을 쉽게 시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이륜차 무자격자가 운행 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도 많단다.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그냥 배달일이라도 하지”라는 말을 들을 때면 생업으로 배달일을 묵묵히 하는 이동노동자로서 좌절감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 시민의 편의를 위해 길거리를 오가면서 일하는 이동노동자의 노고에 감사하는 훈훈한 현장이 이동노동자 동행나눔차였다. ©윤혜숙
다음 이동노동자를 위한 나눔동행차는 12월 3일에 예정돼 있다. ©윤혜숙
음료와 간식을 먹으면서 이동노동자는 그들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옆에서 서울노동권익센터 직원도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었다. 겨울이 닥치면 추위로 인해 활동의 반경이 좁아진다. 그럴수록 이동노동자의 발길은 바빠진다. 우리가 실내에서 편안하게 음식과 물품을 받기까지 배달을 담당하는 이동노동자의 수고로움이 있다. 이동노동자가 잠시 숨을 고르면서 음료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훈훈한 현장이었다.

이동노동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서울시도 그분들의 노고에 이동노동자 동행나눔차로 보답하고 있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12월 3일에 운영할 이동노동자 나눔동행차도 기대가 된다. 아마도 많은 이동노동자들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시민기자 윤혜숙

세상을 바라보는 따듯한 마음으로 서울시 구석구석 현장의 훈훈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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