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과 작별하기 아쉬워…양재천 따릉이 여행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5.11.20. 10:29

수정일 2025.11.20. 18:17

조회 3,405

늦가을 정취 가득한 양재천 ⓒ김종성
늦가을 정취 가득한 양재천 ⓒ김종성
자전거를 타고 한강이나 동네 하천을 산책하다 보면 코끝에 와닿는 바람이 알싸하게 느껴진다. 해가 갈수록 가을이라는 아름다운 계절이 점점 짧아지는 것 같다. 11월을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달'로 명명하고 싶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풍경이 바뀌어 간다.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아낌없이 가을을 타고 즐기고 싶어 자전거를 타고 양재천 산책에 나섰다. 이제 떠나는 가을과 작별하기 좋은 도심 생태하천으로 서울시 공영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다녀도 좋겠다. 천변에서 가까운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1번 출구 가까이에 3곳의 따릉이 대여소가 있다.

양재천변에는 매헌 시민의 숲, 문화예술공원, 여러 근린공원 등 울창한 숲이 있는 공원이 많아 늦가을 산책에 제격이다. 올해 9월 천변에 생겨난 ‘양재천 수변문화쉼터’는 절로 발길을 머물게 하는 편안한 문화공간이자 휴식처로 꼭 들르게 된다.
양재천의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일방통행길이다. ⓒ김종성
양재천의 자전거도로는 대부분 일방통행길이다. ⓒ김종성

학이 날고 여울이 흐르는 도심 생태하천

여름철 강한 햇볕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썼던 고글이나 선글라스, 버프(자전거용 마스크)는 쌀쌀해진 날씨에도 써야 한다. 고글은 눈에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어 안구건조증을 예방한다. 마스크는 차고 건조한 공기의 유입을 막고 습도를 높여 호흡기를 건강하게 해준다.

양재천에 들어서니 상류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자전거도로가 1개의 차선으로 된 일방통행 길이다.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양재천을 한바퀴 돌게 된다. 하천가에 조성한 길이 넓을수록 물길은 좁아지고, 하천에서 사는 야생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점을 떠올려 보면 좋은 정책이지 싶다.
주민들의 고즈넉한 안식처 양재천 ⓒ김종성
주민들의 고즈넉한 안식처 양재천 ⓒ김종성
옛 이름 '학여울'과 잘 어울리는 양재천 백로 ⓒ김종성
옛 이름 '학여울'과 잘 어울리는 양재천 백로 ⓒ김종성
양재천은 과천시 중앙동 관악산에서 발원하여, 청계산에서 내려온 막계천, 여의천을 만난 후 대치동에서 탄천과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가는 길이 약 18.5km의 지천이다. 하천 물길 위 여울이 있는 곳에 백로가 날아든다하여 조선시대 때 이름은 ‘학탄(鶴灘 : 학여울)’이었다. 옛 하천 이름의 흔적은 인근 전철역인 3호선 학여울역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학여울은 이름으로만 남았지만 다행히 양재천에는 지금도 백로뿐 아니라 청둥오리와 왜가리들이 찾아든다. 수풀이 우거진 하천가에 피어난 은빛 물억새와 갈대의 환영을 받으며 달리다 보면 저절로 기분이 상쾌해진다. 무성한 수풀과 버드나무들이 냇가를 둘러싸고 있고, 폭이 그리 넓지 않은 하천인데도 보기 드문 해오라기까지 나와 있는 걸 보니 생태하천이란 게 이런 거구나 싶다. 남자 장딴지만한 잉어들도 빼놓을 수 없는 양재천 명물이다.  
지난 9월에 조성한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김종성
지난 9월에 조성한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김종성

전망대·카페·공연·전시장···양재천 수변문화쉼터

천변 안내판에 의하면 1990년대 초반까지 악취가 진동하는 수질 5급수로 수생 동식물은 물론 둔치, 습지의 식생 상태가 전무하였다니 놀랍다. 양재천은 1995년을 시작으로 자연하천복원사업을 진행하면서 국내 최초의 모범적인 자연생태하천으로 재탄생하였다. 2015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9월에는 복합문화공간 ‘수변문화쉼터’(강남구 논현로22길 77)가 조성되어 천변을 거닐다가 쉬어가기 더욱 좋아졌다. 서대문구 홍제천 ‘카페폭포’, 관악구 도림천 ‘공유형 수변테라스’ 등에서 보듯, 단순한 하천 시설을 넘어 사람들 일상에 행복을 주는 여가·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의 일환이다.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1층 카페 ⓒ김종성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1층 카페 ⓒ김종성
전망좋은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옥상 ⓒ김종성
전망좋은 양재천 수변문화쉼터 옥상 ⓒ김종성
1층 카페로 들어서니 큰 통창을 통해 양재천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카페는 매주 토요일 저녁 음악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12월 27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에서 8시까지 '도심 속 작은 쉼, 문화로 물들다'를 주제로 한 가요, 클래식 공연과 음악이 있는 북콘서트 등이 펼쳐지고 있다.

커피바처럼 생긴 한 켠에 무인음료자판기가 설치되어 있어 커피 라떼 에이드 등을 골라 마실 수 있다. 카페 위 옥상 전망대로 오르면 양재천과 우면산의 탁 트인 전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예쁜 파라솔과 의자, 선베드가 마련되어 있어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양재천 수변문화쉼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수변문화쉼터엔 이색적인 야외 무대도 있다. 기계가 아닌 생생한 라이브로 들려오는 피아노 연주소리가 들려와 절로 귀가 솔깃해진다.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는 '모두의 피아노' 무대다. 양재천의 물 흐르는 소리와 어울린 피아노 소리가 한껏 낭만적이다.
은빛 물억새가 손 흔드는 양재천 ⓒ김종성
은빛 물억새가 손 흔드는 양재천 ⓒ김종성

공원 숲 풍성한 양재천변

하천가에서 손 흔드는 은빛 물억새꽃들이 더욱 운치 있게 느껴져 나도 모르게 자전거 페달을 천천히 밟게 된다. 양재천변에서는 수풀 풍성한 공원 숲을 만날 수 있어 좋다. 매헌 시민의숲, 문화예술공원, 연인·고백의 정원과 여러 근린공원 등이다. 매헌(梅軒) 윤봉길 의사의 동상과 숭모비가 있는 매헌 시민의 숲은 과거 ‘양재 시민의 숲’이라는 명칭으로 1986년 조성된 서울에서 가장 큰 공원 숲이다. 

양재천변 공원 숲은 이즈음 늦가을 정취로 가득하다. 샛노란 은행잎과 새빨간 당단풍이 땅 위에 뚝뚝 떨어져 있다. 가을볕에 반사된 색종이 같은 낙엽들이 보석처럼 빛난다. 문화예술공원의 명물은 20~30m 높이로 우뚝 솟은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다. 키다리 아저씨같은 나무 사이로 난 오솔길은 호젓하고 이국적이다. 
양재천변 공원 숲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 ⓒ김종성
양재천변 공원 숲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 ⓒ김종성
시골 냇가처럼 정겨운 양재천 상류 ⓒ김종성
시골 냇가처럼 정겨운 양재천 상류 ⓒ김종성
양재천변 공원 숲은 도심 속에서 삼림욕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시민들의 쉼터 역할은 물론 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인기 있는 곳이다.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위안이 있다면 그건 나무일 것이다’라고 쓴 어느 작가의 글이 떠오르는 공원이다.  

마실 물이 풍성한 하천과 둥지를 틀고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나무와 숲이 가까이 있다 보니 야생동물들도 살아가기 좋겠다. 친숙한 비둘기와 까치 외에 오목눈이 딱따구리 청설모 등이 흔히 보일만 하다. 사실 숲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이런 동물들이다. 숲을 더욱 자연답게 풍요롭게 해주기 때문이다. 

양재천 상류 물길은 비닐하우스와 작은 농원들이 보이고, 우렁찬 목청을 자랑하는 거위 삼형제가 돌아 다니고 있어 시골 냇가를 지나는 듯한 풋풋한 느낌이 든다. 띄엄띄엄 놓여있는 징검돌마저 정겹다. 

시민기자 김종성

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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