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오늘을 붙잡다! 기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울 '여기'
서울사랑
발행일 2025.11.14. 16:00

평범한 메모와 스케줄링이 ‘다꾸’로 더욱 즐거워졌다는 서언경 씨의 다이어리.
자신의 생각, 경험, 감정을 글로 풀어낸 기록부터 스티커로 꾸민 다이어리, 필터로 감성을 더한 사진, 순간을 생생하게 담은 짧은 영상과 브이로그까지. MZ세대의 기록은 단순한 일상의 나열이 아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직조해 완성한 ‘아카이브(Archive)’가 되고 있다.
‘오늘은 맑음’. 다이어리 앱에 이 다섯 글자를 남기는 바로 그 순간에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1,000만 개가 넘는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누군가는 앱에 하루의 소회를 적고, 또 다른 누군가는 브이로그로 하루의 장면을 남긴다. 기록의 형태는 변했지만, ‘남기고 싶다’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종이 위에 눌러쓴 잉크의 흔적은 어느덧 디지털 화면 속 빛의 입자로 바뀌었다. 한 장의 다이어리 속 사진에, 그날의 브이로그에 담긴 햇살과 목소리로 자신을 기록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유튜브 브이로그’, ‘비리얼(BeReal)’ 등 일상 속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일기장이자 갤러리인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었다. 손끝에서 펼쳐지는 작은 앱 속 공간이 나만의 기억을 담는 또 하나의 서랍이 된 셈이다. 하루의 짧은 순간을 15초 영상으로 남기고, 그 영상이 사라지기 전에 공유하는 감각. 그것이 바로 MZ세대식 ‘기록’이고, 그 기록이 쌓인 나만의 ‘아카이브’다. 아날로그적 기록뿐 아니라 브이로그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남기는 대신 시간의 흐름 위에 쌓아가는 MZ세대의 기록 트렌드를 만나본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유튜브 브이로그’, ‘비리얼(BeReal)’ 등 일상 속 디지털 플랫폼은 이제 일기장이자 갤러리인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무대가 되었다. 손끝에서 펼쳐지는 작은 앱 속 공간이 나만의 기억을 담는 또 하나의 서랍이 된 셈이다. 하루의 짧은 순간을 15초 영상으로 남기고, 그 영상이 사라지기 전에 공유하는 감각. 그것이 바로 MZ세대식 ‘기록’이고, 그 기록이 쌓인 나만의 ‘아카이브’다. 아날로그적 기록뿐 아니라 브이로그에 이르기까지, 종이에 남기는 대신 시간의 흐름 위에 쌓아가는 MZ세대의 기록 트렌드를 만나본다.

일상을 일기처럼 기록하는 ‘문장 수집가의 일일’ 블로그.
짧은 단상부터 소리를 담은 영상까지
서규현 씨는 SNS에 사진과 영상을 남긴다. 그에게 그것들은 스치는 하루를 붙잡는 작은 기록이자, 하루의 결을 모아 쌓아가는 그의 일상 수집록이다.
“그날의 햇살이나 커피 향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나중엔 가장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스토리에 남겨요. 사진 한 장, 짧은 글귀 하나지만, 그게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 언어 같거든요. 남에게 보여주기보다 제가 지나온 하루를 확인하는 일기장 같은 공간이죠.” 서언경 씨는 다이어리를 쓴다. 아니, ‘꾸민다’. 그에게 일명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삶이 변하는 경험이다.
“비슷한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무렵, 아날로그 감성으로 일부러 일상을 기록하고 ‘다꾸’를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에요.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세계, 아무 데나 스티커를 붙이고 하트를 그려도 되는 세계에서 더없이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이은재 씨는 소리를 기록한다. 그는 도시의 소음, 카페의 웅성임, 창문 너머 빗소리를 짧은 오디오로 모아 ‘하루의 사운드트랙’을 만든다. “처음엔 영상 편집용으로 녹음하던 게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엔 소리만 들어도 그날이 떠오르더라고요. 친구의 웃음, 지하철 안내음, 비 오는 날의 빗방울이 연주하는 리듬까지요. 제게는 소리가 기억의 언어예요.” 그에게 일상의 기록은 곧 존재의 증명이자, 하루를 다정히 끌어안는 방법이다.
“그날의 햇살이나 커피 향 같은 사소한 순간들이 나중엔 가장 그리워지더라고요. 그래서 매일 스토리에 남겨요. 사진 한 장, 짧은 글귀 하나지만, 그게 지금의 나를 보여주는 언어 같거든요. 남에게 보여주기보다 제가 지나온 하루를 확인하는 일기장 같은 공간이죠.” 서언경 씨는 다이어리를 쓴다. 아니, ‘꾸민다’. 그에게 일명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닌, 삶이 변하는 경험이다.
“비슷한 일상이 무료하게 느껴질 무렵, 아날로그 감성으로 일부러 일상을 기록하고 ‘다꾸’를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새로운 세계를 만난 느낌이에요.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나만의 세계, 아무 데나 스티커를 붙이고 하트를 그려도 되는 세계에서 더없이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이은재 씨는 소리를 기록한다. 그는 도시의 소음, 카페의 웅성임, 창문 너머 빗소리를 짧은 오디오로 모아 ‘하루의 사운드트랙’을 만든다. “처음엔 영상 편집용으로 녹음하던 게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엔 소리만 들어도 그날이 떠오르더라고요. 친구의 웃음, 지하철 안내음, 비 오는 날의 빗방울이 연주하는 리듬까지요. 제게는 소리가 기억의 언어예요.” 그에게 일상의 기록은 곧 존재의 증명이자, 하루를 다정히 끌어안는 방법이다.

직접 촬영한 ‘오운완’ 영상을 자신의 SNS에 업로드하는 서규현 씨.
디지털에 새겨진 나, MZ세대의 기록 트렌드
MZ세대의 기록은 단순한 일상의 나열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남기는 중요한 방식이 되었다. 과거 X세대가 손 글씨로 일기를 쓰고 사진첩을 꾸몄다면, MZ세대는 사진과 스티커,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공감과 소통을 이어간다. 디지털 세대답게 이들은 1분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는 작은 루틴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물 한잔을 마시는 순간, 오늘 해야 할 일을 확인하는 손끝까지. 이런 일상의 습관을 ‘갓생(God生)’이라 부르며, 다이어리와 SNS에 자신만의 일상 루틴을 정성껏 기록한다. 이들에게 기록은 단지 자신을 위한 인증이자 응원의 메시지일 뿐만 아니라, 불안한 일상 속에서 질서를 세우고 스스로를 단단히 붙잡기 위한 의식과도 같다.
기록은 마음속 깊은 생각과 감성을 나누는 따뜻한 다리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오늘의집’이나 ‘무신사’ 같은 감성 큐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취향을 공유하고, ‘브런치’ 등의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인스타그램 ‘슈리감성’ 계정을 운영하는 20대 젊은이는 “좋아하는 것을 업로드하며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한다.
‘텍스트 힙(Text Hip)’ 열풍과 함께 이미지 중심의 기록에서 벗어나 다시 ‘글’에 집중하는 기록자도 늘고 있다. 블로그가 다시 조명받으며 기록의 영역은 한층 더 넓어지고 있다. ‘문장 수집가의 일일’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지영 씨는 “블로그는 제한된 글자 수나 빠른 소비에 익숙한 다른 플랫폼과 달리 긴 호흡으로 일상을 깊이 있게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네이버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에 참여하는 약 103만 명 중 88%가 MZ세대라는 점은 이들의 기록 욕구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기록학자 김익한이 저서 <거인의 노트>에 썼듯 이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써 내려가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자기표현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기록은 마음속 깊은 생각과 감성을 나누는 따뜻한 다리가 되기도 한다. 이들은 ‘오늘의집’이나 ‘무신사’ 같은 감성 큐레이션 플랫폼을 통해 취향을 공유하고, ‘브런치’ 등의 글쓰기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기록한다. 인스타그램 ‘슈리감성’ 계정을 운영하는 20대 젊은이는 “좋아하는 것을 업로드하며 취향이 같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어 좋다”라고 말한다.
‘텍스트 힙(Text Hip)’ 열풍과 함께 이미지 중심의 기록에서 벗어나 다시 ‘글’에 집중하는 기록자도 늘고 있다. 블로그가 다시 조명받으며 기록의 영역은 한층 더 넓어지고 있다. ‘문장 수집가의 일일’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지영 씨는 “블로그는 제한된 글자 수나 빠른 소비에 익숙한 다른 플랫폼과 달리 긴 호흡으로 일상을 깊이 있게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라 매력적”이라고 말한다. 네이버 블로그 ‘주간일기 챌린지’에 참여하는 약 103만 명 중 88%가 MZ세대라는 점은 이들의 기록 욕구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기록학자 김익한이 저서 <거인의 노트>에 썼듯 이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세심하게 써 내려가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자기표현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MZ세대 트렌드 중 하나인 다이어리 꾸미기는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사랑받고 있다.

기록은 곧 나 자신이다
최근에는 기업에서도 신입 사원을 뽑을 때 SNS 계정 기입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마케팅, 영상 편집 등 크리에이티브 직군에서는 SNS 활용 능력을 평가 항목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Z세대는 단순한 일상 공유를 넘어 자신의 관심사와 작업물, 과제 등을 전략적으로 보여주는 계정을 별도로 운영하는 추세다. 본계정과 별도로 운영하는 ‘취향 계정’은 자신만의 감성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되는 새로운 소통의 장이 된다. 이렇듯 SNS는 단순한 ‘일상 기록’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감성 아카이브로 확장되고 있다.
결국 MZ세대의 기록은 자신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며, 단순한 데이터 축적을 넘어 서로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문화다. 각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며, 자신만의 기록 방식을 창조하는 MZ세대는 단순한 경험의 기록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 혁명을 써 내려가고 있다.
결국 MZ세대의 기록은 자신을 발견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이며, 단순한 데이터 축적을 넘어 서로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문화다. 각 소셜 미디어의 특성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며, 자신만의 기록 방식을 창조하는 MZ세대는 단순한 경험의 기록을 넘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소통 혁명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일상을 담은 사진으로 아카이빙하면 한눈에 과거를 회상할 수 있어 좋아요.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모으면 예쁜 사진첩이 완성되는 느낌이라서
나중에 추억 여행을 하기에도 좋고요.
예쁜 사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모으면 예쁜 사진첩이 완성되는 느낌이라서
나중에 추억 여행을 하기에도 좋고요.
예쁜 사진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면 좋은 감정을 전달하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서규현

다이어리를 쓰게 된 이유는
단순한 일상 정리를 넘어 순간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입니다.
글은 짧은 영상이나 사진이 놓치는 마음의 결을 세심하게 담고,
하루를 다시 여행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거든요.
오늘 하루를 표현하는 글을 통해 자신과 대화하며 삶을 더 단단하게 다져갈 수 있어요.
단순한 일상 정리를 넘어 순간의 감정을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입니다.
글은 짧은 영상이나 사진이 놓치는 마음의 결을 세심하게 담고,
하루를 다시 여행하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거든요.
오늘 하루를 표현하는 글을 통해 자신과 대화하며 삶을 더 단단하게 다져갈 수 있어요.
-서언경
+ 기록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울의 공간들

서울기록원
서울시가 운영하는 기록 전문 기관. 서울의 역사와 행정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한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 자원들을 만날 수 있다.주소 은평구 통일로62길 7
문의 02-350-5600, archives.seoul.go.kr

기록매체박물관
동굴벽화부터 디지털 매체까지 기록의 진화를 보여 주는 전시 공간. 세계 최초 목판 인쇄물 <무구정광 대다라니경>과 국내 최초 음반 <아리랑>, 개인용 컴퓨터 ‘삼보 SE-8001’ 복각품 등 역사적 기록 매체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주소 서초구 반포대로 201 국립중앙도서관 내
문의 02-535-4142, nl.go.kr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수집 및 보존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영상 아카이브 기관. 지하 1층에 있는 ‘시네마테크KOFA’에서는 매일 2~3편의 영화를 상영한다.주소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 한국영상자료원 내
문의 02-3153-2001, koreafil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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