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한뼘정원…5분 내에 자연을 만나는 '정원도시 서울'의 모습은?

시민기자 오도연

발행일 2025.11.14. 09:32

수정일 2025.11.14. 16:43

조회 319

서울 도심이 꽃과 나무로 채워진 정원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오도연
서울 도심이 꽃과 나무로 채워진 정원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오도연
서울의 도심이 달라지고 있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상징되던 회색 도시가 이제는 나무와 꽃으로 채워지고, 시민들이 숨 쉴 수 있는 ‘정원도시’로 변화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5분 안에 자연을 만날 수 있는 도시, 그것이 서울시가 추진 중인 ‘5분 정원도시 서울’의 비전이다.

광화문광장이 도심 속 초록 쉼터로

광화문광장은 이제 단순한 교통의 중심지가 아니다. 새롭게 조성된 정원과 녹지 공간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은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대화를 나누거나 잠시 발길을 멈추며 여유를 즐긴다. 서울시는 지난 1년 반 동안 도심 곳곳의 보행로, 가로수 아래, 교통섬 등 2,180여 곳에 작은 정원을 만들었다.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와 그늘을 마련함으로써, 누구나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광화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 변화를 반기고 있다.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외국인은 “서울의 도심 정원은 도시의 딱딱함을 부드럽게 바꿔준다”며 “건물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조화로운 풍경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국인 관광객은 “햇살이 강한 여름에도 그늘이 있어 머무를 수 있다”며 “꽃이 피는 봄과 단풍이 드는 가을에는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광화문광장에 조성된 가로정원 ©오도연
광화문광장에 조성된 가로정원 ©오도연
광화문광장 가로정원에 핀 옥잠화 ©오도연
광화문광장 가로정원에 핀 옥잠화 ©오도연

새문안로 주변은 도심을 연결하는 녹색의 길

광화문역에서 경희궁까지 이어지는 새문안로 일대는 금년에 ‘가로정원길’로 재탄생했다. 가로수와 도로 사이 공간에 설치된 소형 정원에는 다양한 초화류가 심어져, 걷는 이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전한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거리를 걸으며 “회색빛 건물 사이에서 자연을 만나는 것이 도시 여행의 즐거움”이라며 “서울은 콘크리트의 도시가 아니라, 살아있는 녹색 도시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청 인근 세종대로 주변에는 하얀 나무수국, 붉은 장미, 보랏빛 버베나, 주황빛 미니백일홍이 길게 늘어서 있다. 바쁜 출퇴근길에도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잠시의 여유가 묻어난다. 작은 정원이 시민의 마음을 바꾸고,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런 도심 정원 조성을 단순한 미관 사업이 아닌 ‘시민 체감형 녹색 인프라 구축’으로 정의한다. 공원과 담장직원은 “보행자나 운전자가 5분 안에 작은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가로변과 생활권 주변에 정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새문안로를 따라 이어지는 가로정원 ©오도연
새문안로를 따라 이어지는 가로정원 ©오도연
꽃이 피어있는 새문안로 가로정원 ©오도연
꽃이 피어있는 새문안로 가로정원 ©오도연
덕수궁 옆 버스정류장 주변 가로정원에 핀 나무수국 ©오도연
덕수궁 옆 버스정류장 주변 가로정원에 핀 나무수국 ©오도연
세종대로 한뼘정원 ©오도연
세종대로 한뼘정원 ©오도연
서울시청 뒤편 도로변 한뼘정원 ©오도연
서울시청 뒤편 도로변 한뼘정원 ©오도연

도로변 정원, 시민의 일상을 바꾸다

성북구 석관동의 ‘석계치유공원’은 정원 도시 정책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경춘선과 지하철 1호선이 지나는 철길 옆, 한때 잡초와 쓰레기로 방치됐던 공간이 지금은 주민들이 산책하고 운동하는 ‘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맑은 물이 흐르고 황톳길과 쉼터가 조성되자 주민들은 자연스레 모여들었다. 한 주민은 “예전엔 어둡고 위험한 느낌의 장소였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쉬는 동네 사랑방이 됐다”며 “정원이 생기자 지역 분위기까지 달라졌다”고 전했다.
석계동 철도변을 정비해서 조성한 석계치유정원 ©오도연
석계동 철도변을 정비해서 조성한 석계치유정원 ©오도연
석계치유정원에 조성된 운동시설 ©오도연
석계치유정원에 조성된 운동시설 ©오도연
석계동 황토길과 보도 사이의 가로정원 ©오도연
석계동 황토길과 보도 사이의 가로정원 ©오도연
석계동 교통섬정원 ©오도연
석계동 교통섬정원 ©오도연
석계동 가로정원의 다양한 식물들 ©오도연
석계동 가로정원의 다양한 식물들 ©오도연
열차가 달리는 철길 옆에 조성된 석계치유정원 ©오도연
열차가 달리는 철길 옆에 조성된 석계치유정원 ©오도연

정원은 곧 도시의 경쟁력

서울의 작은 정원들은 단순한 조경 시설이 아니다. 더운 여름엔 그늘이 되어주고, 답답한 도심에서는 숨 쉴 틈을 만들어주는 생태적 장치이자 시민의 휴식 공간이다. 한 시민은 “이전엔 집 근처에 쉴 공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나무와 꽃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며 “도시가 달라졌다는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시는 정원을 통해 도시를 ‘생명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정원도시 서울’은 단순한 환경 미화 사업이 아니라, 도시 계획과 삶의 질을 동시에 고려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정원 면적을 30만㎡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만나는 자연광장, 주택가, 보행로, 차도 사이, 심지어 교통섬까지 서울은 지금 ‘한뼘정원’, ‘가로정원’, ‘교통섬정원’으로 도시 구석구석을 물들이고 있다. 이 작은 변화들이 모여 서울을 ‘정원도시’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길을 걷다 발길을 멈추게 하는 꽃과 나무, 그 아래 앉은 사람들의 미소가 바로 그 증거다. 서울의 정원은 이제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새로운 얼굴이자, 시민의 행복을 측정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한때 회색빛으로만 보이던 서울이 이제는 초록빛 쉼표를 품은 도시로, 일상 속 자연과 공존하는 ‘정원도시 서울’로 변신하고 있다.

시민기자 오도연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다양하고 행복한 모습을 발로 뛰며 취재하여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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