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행차부터 달빛시네마까지…'태조 이성계 축제' 생생 스케치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5.10.29. 13:15

수정일 2025.10.29. 13:15

조회 12,374

‘태조 이성계 축제’ 생생 스케치… 사냥행차부터 ‘달빛 시네마’까지 ©양정화
10월 25일, 성동구 살곶이 체육공원 일대에서 '2025 태조 이성계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역사적 이야기가 깃든 살곶이 다리를 배경으로 열린 이번 축제는, 소월아트홀에서 출발한 130여 명 규모의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 재현 퍼레이드로 웅장하게 막을 열었다. 주 무대인 살곶이 체육공원 축구장에서는 평화취타대, 더나린, 연희앙상블 ‘비단’이 역동적인 상모춤과 진풀이가 어우러진 '판굿'을 선보여 축제의 열기를 더했다. 이어진 '현대와 전통국악의 울림' 공연에서는 소리꾼 박애리, 고금성과 남기문 국악단이 '뱃노래', '쑥대머리' 등 전통과 창작을 넘나드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가을밤의 흥과 감동을 선사했다. 1부 공연이 끝난 뒤 2부에서는 '살곶이 달빛 시네마'가 진행되어, 온 가족이 야외 잔디밭에서 영화 '웡카'를 관람하며 가을밤의 문화 나들이를 만끽했다.

웅장한 재현,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

10월 25일 토요일, 성동구 살곶이 체육공원 일대에서 '2025 태조 이성계 축제'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성동 인(人), 살곶이 달빛 나들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번 축제는 조선 개국의 주역 태조 이성계와 역사적 상징물인 '살곶이다리'를 주제로 한 성동구의 대표 지역 행사이다.

축제의 서막을 연 것은 오후 5시 30분 소월아트홀 앞에서 출발한 '태조 이성계 사냥행차' 퍼레이드였다. 1999년부터 이어진 이 행사는 조선시대 왕들의 사냥터였던 살곶이벌과 말을 사육하던 마장(馬場)을 배경으로 이성계의 사냥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했다. 태조 이성계 어가 행렬을 필두로 호위무사, 웅장한 취타대, 그리고 민중 행렬까지 약 1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소월아트홀(출발)에서 한양대병원 사거리, 4차산업혁명 체험센터를 거쳐 주 무대인 살곶이 체육공원 축구장까지 약 1.5km 구간을 행진했다. 웅장한 취타대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노란색 전통 의상을 맞춰 입은 행렬단이 어둑해진 잔디밭으로 입장하는 모습은 장관을 이뤘다.

전통과 현대의 울림, 신명 나는 국악 한마당

사냥행렬이 도착한 오후 6시 무렵, 주 무대에서는 '전통 퍼포먼스 판굿'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평화취타대와 '더나린', 연희앙상블 '비단'이 꽹과리, 장구, 북, 징이 어우러진 신명의 한마당을 펼쳤다. 농악에서 발전한 집단 연희인 판굿은 화려한 상모춤과 역동적인 진풀이, 힘찬 장단이 어우러져 관객 모두가 흥에 겨워 하나 되는 무대를 만들었다. 잔디밭을 무대로 펼쳐진 사물놀이 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판굿 이후, '현대와 전통국악의 울림'이 시작됐다. 남기문 국악단의 '오색찬란' 연주로 문을 연 공연은 조선의 건국, 갈등과 화합을 주제로 구성됐다. 공연 중 대형 스크린에는 살곶이 다리에 얽힌 태조와 태종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상영되어 몰입을 더했다. 소리꾼 고금성이 남기문 국악단의 연주 위에 '뱃노래', '한오백년'과 '강원도아리랑'을 불러 깊은 울림을 전했다. 명창 박애리는 '쑥대머리'와 '사노라면', '희망가'를 불러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마지막으로 박애리와 고금성이 '너영나영'을 함께 부르고, 전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밀양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화합의 대미를 장식했다.

태조와 태종의 이야기가 깃든 '살곶이'

이번 축제는 성동구와 태조 이성계의 깊은 역사적 인연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축제가 열린 '살곶이'는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의 갈등이 서린 현장이다. 함흥에서 돌아오던 태조가 아들 태종에게 활을 쏘았으나 빗나가 땅에 꽂힌 장소라 하여 '활살곶이'가 '살곶이'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또한 보물 제1738호인 살곶이 다리는 반석처럼 튼튼해 '제반교'라 불리기도 했다.

가을밤의 휴식, '살곶이 달빛 시네마'

화려했던 1부 국악 공연이 막을 내린 후, 2부 '성동 달빛 시네마'가 시작됐다. 주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살곶이 달빛 시네마'라는 문구와 함께 이날의 상영작 '웡카(Wonka)'가 공지됐다. 영화 '웡카'는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프리퀄 작품으로, 2024년 개봉한 116분 분량의 판타지 영화이다. 꿈 많은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가 디저트의 성지 '달콤 백화점'에 가게를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축제 현장을 가득 메운 수많은 관객은 공연의 열기가 채 가시지 않은 잔디밭에 꾸며진 야외 스크린으로 가을밤의 야외 영화 상영을 즐겼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모여앉아 영화를 관람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성동 인(人), 살곶이 달빛 나들이'라는 축제 부제에 걸맞은 풍경이었다. 역사 체험과 전통 공연, 그리고 현대적 문화 행사가 어우러진 '2025 태조 이성계 축제'는 태조와 태종의 이야기가 서린 살곶이에서 잊지 못할 가을밤의 추억을 선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2025 태조 이성계 축제의 메인 무대와 객석을 촬영한 야경 사진. 대형 스크린에는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로고와 함께 '성동 人, 살곶이 달빛 나들이'라는 부제가 떠 있으며, 수많은 관객이 야외 잔디밭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거나 관람하고 있다.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메인 무대를 가득 채운 관객들 ©양정화
축제가 시작되기 전, 해 질 녘 살곶이 체육공원 한쪽에 마련된 푸드트럭 존의 모습. 닭강정 푸드트럭 등이 영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시민들이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 하단에는 축제 안내 책자가 보인다.
축제의 또 다른 즐길 거리, 살곶이 체육공원의 푸드트럭 존 ©양정화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시작 전, 살곶이 체육공원 축구장의 모습. '운영본부/의료지원'이라고 적힌 흰색 부스 텐트가 설치되어 있고, 스태프들이 행사 준비를 하고 있다.
축제 시작 전, 관객 맞을 준비가 한창인 살곶이 체육공원 ©양정화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안내 책자를 손에 들고 중랑천 너머로 보이는 살곶이 다리를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 해 질 녘 노을과 함께 태조와 태종의 이야기가 깃든 살곶이 다리(보물 제1738호)의 모습이 보인다.
축제 현장 살곶이 체육공원 부근 태조와 태종의 '살곶이 다리' ©양정화
해가 진 저녁, 살곶이 체육공원 잔디밭에서 '태조 이성계 축제' 깃발을 든 공연단을 선두로, 노란색 전통 의상을 입은 평화취타대와 연희앙상블 ‘비단’ 단원들이 '판굿' 공연 입장을 위해 정렬해 서 있다.
'판굿' 공연 입장을 준비 중인 평화취타대와 연희앙상블 비단 ©양정화
어두워진 축구장에서 '2025 태조 이성계 축제'라고 쓰인 깃발을 든 기수 두 명과 전통 복장을 한 공연단이 입장을 준비하며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깃발을 들고 입장 준비 중인 공연단 ©양정화
축제 메인 무대에서 평화취타대와 더나린 공연단이 연주하는 모습. 노란색 전통 의상을 입은 단원들이 무대 아래에 도열해 있고, 대형 스크린에는 취타대 대장의 모습이 클로즈업 되어 비치고 있다.
축제의 밤을 연 평화취타대와 더나린의 웅장한 연주 ©양정화
야간에 살곶이 체육공원 잔디밭에 마련된 객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 많은 관객이 무대를 향해 앉아 '태조 이성계 축제' 공연을 집중해서 관람하고 있다.
살곶이 체육공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 ©양정화
연희앙상블 '비단'이 잔디밭을 무대로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펼치고 있다.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며 역동적으로 춤을 추는 단원들과 객석에 앉아 환호하는 관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잔디밭을 무대로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선보이는 연희앙상블 ‘비단' ©양정화
연희앙상블 ‘비단'이 메인 무대와 잔디밭에서 판굿 공연을 펼치고 있다. 대형 스크린에는 공연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으며, 많은 관객이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 없이 펼쳐진 연희앙상블 ‘비단'의 판굿 공연 ©양정화
남기문 국악단이 무대에서 연주하는 가운데, 대형 스크린에는 살곶이 다리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영상에는 "이성계와 마주한 태종은 절을 하였으며 이성계는 절을 하고 있는 태종에게"라는 자막이 떠 있다.
남기문 국악단 연주와 함께 상영되는 살곶이 다리 이야기 ©양정화
'현대와 전통국악의 울림' 공연 중 소리꾼 고금성이 아름다운 두루마기 한복을 입고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에는 고금성 소리꾼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어 비치고, 배경에는 수묵화가 펼쳐져 있다.
'뱃노래', '한오백년' 등을 열창하는 고금성 명창 ©양정화
소리꾼 박애리가 분홍색 한복을 입고 무대 아래에서 노래하고 있다. 대형 스크린에는 객석의 한 소년 관객과 소통하는 박애리 명창의 뒷모습이 함께 잡혀 있다.
공연 중 객석의 소년 관객과 소통하는 박애리 명창 ©양정화
소리꾼 고금성, 박애리, 연희앙상블 ‘비단’, 남기문 국악단 등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화려한 민화풍의 봉황 그림을 배경으로 마지막 곡 밀양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모든 출연진이 함께 밀양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화합의 무대 ©양정화
1부 국악 공연이 끝난 후, 메인 스크린에 2부 '살곶이 달빛 시네마'를 공지하는 화면이 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살곶이 달빛 시네마'라는 문구와 함께 오늘의 상영작 '웡카' 포스터가 안내되고 있다.
2부 '살곶이 달빛 시네마' 야외 영화 '웡카' 상영 안내 ©양정화
'2025 태조 이성계 축제'가 열리는 메인 무대의 모습. 대형 스크린에 보름달과 함께 축제 공식 로고가 선명하게 떠 있고, 무대 위에는 남기문 국악단이 연주를 준비하고 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2025 태조 이성계 축제' 메인 무대 스크린 ©양정화

시민기자 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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