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함께하는 이색 패션쇼 '댕댕런웨이',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시민기자 김민지

발행일 2025.09.16. 15:29

수정일 2025.09.16. 15:29

조회 1,455

9월 14일 DDP에서 이색 패션쇼 '댕댕 런웨이'가 열렸다. ©김민지
9월 14일 DDP에서 이색 패션쇼 '댕댕 런웨이'가 열렸다. ©김민지
지난해 서울시의 '서울 펫 스마트라이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10가구 중 1가구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봐도 반려견을 가족처럼 여기며 함께사는 이들이 많아졌음을 실감한다.

9월 14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이색 패션쇼가 열린다고 해서 다녀왔다. 의류 도매 사업의 중심인 DDP에서 다양한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을 접할 수 있었던 '서울패션위크'가 9월 초에 열렸고, 이어서 이색 패션쇼 '댕댕 런웨이'가 펼쳐졌다. ☞ [관련 기사]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선보인 DDP, 이번엔 '이색 패션쇼' 연다!

댕댕이는 강아지가 짓는 소리인 ‘멍멍’의 한글이 ‘댕댕’과 비슷하다고 해 '멍멍이' 대신 사용되는 용어다. '댕댕 런웨이'는 반려견이 런웨이를 걷는다는 점에서 특별하기도 했지만, 반려견과 견주가 입은 패션이 제로웨이스트 의류라는 점 또한 주목할 만했다.
재활용 악기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리듬에 저절로 몸이 들썩였다. ©김민지
재활용 악기가 만들어내는 흥겨운 리듬에 저절로 몸이 들썩였다. ©김민지
'댕댕 런웨이'를 여는 오프닝 공연부터 신박함이 가득했다. 커다란 정수기 생수통, 못쓰게 된 열쇠꾸러미, 플라스틱 병뚜껑, 찌그러진 냄비, 페인트통 등 각종 재활용품들이 악기로 등장했다. 과연 재활용 악기로 얼마나 멋진 공연을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공연이 시작되자마자 선입견은 산산조각이 났다. 재활용 악기들이 만들어내는 흥겨운 리듬과 조화로운 소리에 관람객은 금세 매료되었다.

한복부터 두건까지! 제로웨이스트로 재탄생했어요~

런웨이를 처음으로 빛낸 반려견은 퓨전 한복을 입고 있었다. 겨울에 한복 위에 걸치는 배자 느낌의 조끼가 보랏빛 한복에 포인트를 더해주었다. 흰 셔츠를 새활용 해 멋을 낸 반려견도 있었는데, 견주와 반려견이 시밀러룩이 잘 어울렸다.

'댕댕 런웨이'를 보는 또 다른 재미는 반려견과 견주와의 호흡을 지켜보는 것이었다. 어린 견주가 반려견을 안고 런웨이를 걸어가기도 했는데, 패션도 패션이지만 견주의 품에 안겨 런웨이를 걸어가는 반려견의 표정이 귀여움과 재미를 더해주었다. 요즘 유행한다는 청과 두건의 만남도 매우 잘 어울렸다. 반려견이 견주와 함께 두건을 쓰고 런웨이를 걷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퓨전 한복으로 멋을 낸 견주와 반려견이 커플룩을 뽐내며 걷고 있다. ©김민지
퓨전 한복으로 멋을 낸 견주와 반려견이 커플룩을 뽐내며 걷고 있다. ©김민지
흰 셔츠와 갈색 빛의 조끼가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김민지
반려견의 흰 셔츠와 갈색 빛의 조끼가 가을이 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김민지
꼬마 견주가 반려견을 안고 런웨이에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민지
꼬마 견주가 반려견을 안고 런웨이에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민지
반려견과의 단 하나뿐인 커플룩이 탄생했다. ©김민지
반려견과의 단 하나뿐인 커플룩이 탄생했다. ©김민지

'댕댕 런웨이'로 상처를 치유하는 유기견

이번 런웨이에는 조금 특별한 친구들도 함께 했다. 반려견과 견주의 사랑 가득한 런웨이가 끝난 후,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유기견 패션쇼가 열렸다. 런웨이에 선 유기견들은 사단법인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에서 온 친구들로 매우 사랑스러운 모습을 뽐냈다. 유기견들은 모델과 함께 런웨이를 걸었는데, 상처가 있는 유기견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무대를 빛내 주었다.

모델과의 워킹이 매우 자연스러웠고 런웨이를 이탈하거나 흥분하는 등의 모습은 전혀 없었다. 모델이 이끄는 대로 걷는 모습이 마치 반려견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의젓했다. 한 유기견은 다리 한쪽이 불편했는데, 불편한 몸으로 런웨이에 선 유기견이 대견하면서도 꼭 좋은 주인을 만나길 빌었다.
유기견의 패션쇼도 선보였다. ©김민지
유기견의 패션쇼도 선보였다. ©김민지
유기견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급 워킹을 보여주었다. ©김민지
유기견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수준급 워킹을 보여주었다. ©김민지

우리, 얼마나 닮았나요? 반려가족 닮은꼴 콘테스트 ‘댕댕 스타’

다음 런웨이는 반려견과 견주가 얼마나 닮았는지를 평가하는 ‘댕댕 스타’가 열렸다. ‘댕댕 스타’ 참여자는 우리집 댕댕이를 뽐내고 싶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했으며, DDP 누리집 또는 서울새활용플라자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었다. 반려견과의 스토리가 화면을 통해 소개되고, 런웨이를 걸으며 견주와 얼마나 닮았는지 심사를 통해 확인했다. ‘댕댕 스타’에 참가한 견주와 반려견은 매우 행복한 표정으로 마음껏 매력을 발산했다.

참가자들의 매력을 런웨이를 통해 확인하고 나니 심사의 시간이 이어졌다. 심사에 참여한 이응종 소장의 심사평이 이어진 후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의 영광은 포토제닉상 4팀, 3등 3팀, 2등 2팀, 1등 1팀에게 돌아갔으며, 펫웨건, 반려견 장난감 등을 증정했다.
당장이라도 경기장에 올라 공을 찰 듯한 '댕댕 스타' 참가 견주와 반려견 ©김민지
당장이라도 경기장에 올라 공을 찰 듯한 '댕댕 스타' 참가 견주와 반려견 ©김민지
'댕댕 스타'의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저마다의 개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지
'댕댕 스타'의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저마다의 개성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지
1등 수상의 영광은 이지연, 김성미 씨에게 돌아갔다. 쭈쭈(8살)와 뽀또(13살)를 키우는 동네 친구 사이로 함께 참가했다고. 반려견과 함께하는 무대가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었는데, 막상 런웨이를 걸으니 무대를 즐기게 되었고 앞으로 '댕댕 런웨이'처럼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사가 많아지길 기대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닮은꼴 콘테스트 '댕댕스타'에서 1등을 차지한 이지연, 김성미 씨 ©김민지
닮은꼴 콘테스트 '댕댕스타'에서 1등을 차지한 이지연, 김성미 씨 ©김민지

건강한 반려 문화를 위한 부스 체험도 풍성!

'댕댕 런웨이'에는 건강한 반려 문화를 위한 다양한 부스도 마련되었다. 반려견을 위한 건강한 간식부터 미모를 뽐낼 수 있는 의상, 반려견을 위한 천연 비누 등 다양한 제품을 볼 수 있었다. 여러 제품들 사이에서도 추석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반려견이 착용 가능한 한복 케이프가 눈에 띄었다.

흥미로웠던 부스 중 하나는 반려견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할 수 있는 '댕스널 컬러'였다. 반려견에게 컬러 차트를 하나씩 대어 보며 어울리는 퍼스널 컬러를 확인하는 것인데 부스에 방문한 반려견들도 자신의 퍼스널 컬러가 궁금한지 차분하게 협조하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추석을 앞두고 반려견과 함께 나온 많은 견주들이 한복 케이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민지
추석을 앞두고 반려견과 함께 나온 많은 견주들이 한복 케이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김민지
망가진 강아지 옷을 수선해주는 부스도 인기였다. ©김민지
망가진 강아지 옷을 수선해주는 부스도 인기였다. ©김민지
반려견의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는 '댕스널 컬러' 부스 ©김민지
반려견의 퍼스널 컬러를 찾아주는 '댕스널 컬러' 부스 ©김민지

반려견과 함께 요가를! 댕요가 스튜디오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이색 요가 체험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장 한 쪽에 마련된 댕요가 스튜디오에서는 매 시 정각에 사전 신청을 받아 반려견과 함께하는 요가를 진행했다. 반려견과 요가를 한다는 것이 매우 생소했고, 반려견이 뜻대로 따라줄까 우려되었는데, 수업이 시작되자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선생님을 따라 동작을 하는 견주와 반려견은 어느새 한 몸이 되었고, 요가를 낯설어 하거나 자리를 벗어나는 등의 행동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려견의 표정도 평온하고 즐거워 보였다. 댕요가 스튜디오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요가뿐만 아니라 반려견에게 해줄 수 있는 마사지법 도 알려주었다. 귀를 살살 주물러 주고 몸을 손바닥으로 쓸어주는 등 반려견과 견주가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요가를 하고 있다. ©김민지
참가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요가를 하고 있다. ©김민지
반려견의 귀를 마사지 해주니 반려견이 매우 편안해 했다. ©김민지
반려견의 귀를 마사지 해주니 반려견이 매우 편안해 했다. ©김민지
'댕댕 런웨이'에서 선보인 모든 아이템은 2025 제로웨이스트 솔버톤에 참여한 대학생과 특성화고 학생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최근 패션 트렌드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이 지속가능한 패션인데, 반려문화와 함께 엮은 행사가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었다. 많은 반려인들의 바람처럼 앞으로도 환경보호와 반려문화, 즐거움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이런 행사가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시민기자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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