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을 멈춰주세요!…'AI 흡연 제로'가 다 지켜보고 있어요

시민기자 김재형

발행일 2025.08.12. 14:12

수정일 2025.08.12. 14:57

조회 2,505

고속터미널 인근 곳곳에 금연구역이 표시돼 있다. ©김재형
고속터미널 인근 곳곳에 금연구역이 표시돼 있다. ©김재형
서울 고속터미널 인근 보행자 통로는 은근히 담배 연기를 맡기 쉽다. 이곳은 금연구역이지만, 인적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흡연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그런데 최근 무분별한 흡연을 방지하고 주민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란색 작은 안내판이 설치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흡연 동작은 인식하고 금연을 유도하는 '서초 AI 흡연 제로' 안내판이 세워진 곳을 다녀와 봤다.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 보행자통로 앞, '서초 AI 흡연 제로’ 기기가 세워져 있다. ©김재형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 보행자통로 앞, '서초 AI 흡연 제로’ 기기가 세워져 있다. ©김재형
'서초 AI 흡연 제로' 안내판 앞에 서서 담배를 꺼내 드는 순간, 카메라가 동작을 인식하고 “우리의 소중한 가족들이 힘들어요. 흡연을 멈춰주세요”라는 음성을 내보낸다. 무심코 흡연하던 시민이 갑자기 나오는 안내 방송을 듣고 흡연 구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흡연 동작을 인식해 금연을 안내하는 '서초 AI 흡연 제로’ ©김재형
흡연 동작을 인식해 금연을 안내하는 '서초 AI 흡연 제로’ ©김재형
서초구가 도입한 ‘서초 AI 흡연 제로’는 인공지능(AI) 기반 흡연 동작 인식 시스템이다. 기존 일부 지자체에서도 AI 단속 장비를 도입했지만, 설치 위치가 고정돼 이동이 어렵고 예산이 많이 드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서초구의 장비는 배터리 내장형으로 제작돼 전원 연결 없이도 작동하며, 필요할 때 손쉽게 이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서초 AI 흡연 제로’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부착돼 있다. ©김재형
'서초 AI 흡연 제로’에 카메라와 스피커가 부착돼 있다. ©김재형
서초구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서울남부터미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과 주점 밀집 구역에서 흡연 민원이 잦았다. 현재 구에 배치된 금연단속원은 14명으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편이지만, 새벽과 야간 시간에는 단속 공백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단속 인력만으로는 관내 전역을 감시하기 어려워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24시간 운영 가능한 AI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안내판의 크기는 가로 40cm, 세로 18cm, 높이 28cm로 소형화돼 있으며, 카메라는 상하 50도·좌우 60도의 범위에서 흡연자를 자동 인식한다.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방송 메시지는 장소에 맞춰 바꿀 수 있으며, 설치 방식도 화단 매립형, 기둥 결착형, 벽면 부착형 등 다양했다. 디자인은 시인성이 높은 노란·검정 대비로 흡연자의 주의를 즉각 끌 수 있도록 제작됐다.
 ‘서초 AI 흡연 제로’ 기기 덕분인지 흡역구역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 ©김재형
‘서초 AI 흡연 제로’ 기기 덕분인지 흡역구역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 ©김재형
기기 상단에는 '당신의 흡연 모습을 AI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흡연 동작 그만'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왼쪽 상단에는 동작을 감지하는 카메라 모듈이 오른쪽 하단에는 스피커가 장착돼 있는 단순한 디자인이다. 다만 얼핏 봐서는 어떤 기능을 하는지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웠다. 배터리 내장형이라서 전원공급이 쉽지는 않겠지만 LED, 조명 등으로 존재감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서초2동 장미아파트 앞, 고속터미널역 3번 출구 보행자 통로, 서초센트럴아이파크 앞3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이달 중 2곳을 추가해 총 5곳으로 확대된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효과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설치 지역을 늘릴 계획이다.
어디든 고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김재형
어디든 고정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김재형
'서초 AI 흡연 제로' 기기가 설치된 다른 장소에도 가봤다. 현수막에 상습 흡연으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고 적혀 있다. 고속터미널에는 화단에 세워 두었는데 이곳은 콘크리트에 고정을 시켜 두었다. 
24시간 자동으로 감시하고 경고 방송을 한다. ©김재형
24시간 자동으로 감시하고 경고 방송을 한다. ©김재형
AI 시스템이 24시간 자동으로 감시하고 경고 방송을 송출하므로 흡연 시도 자체를 줄이는 ‘선제적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새벽 시간대나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발생하는 상습 흡연을 억제하고,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방송 메시지를 장소와 상황에 맞춰 변경할 수 있어, 단순한 규제보다 흡연자 스스로 인식을 전환하고 자발적으로 금연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겠다. 장기적으로는 금연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돼 민원 건수 감소와 공공장소의 쾌적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기자 김재형

유익하고 발빠른 기사를 전달하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