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압사 고즈넉한 숲을 시민에게 개방! 서울시 사찰림 공유숲 1호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5.05.02. 15:21

수정일 2025.05.02. 18:22

조회 3,835

금천구 호압사 일대에 사찰림(林) 공유숲 1호가 조성됐다. ©이선미
금천구 호압사 일대에 사찰림(林) 공유숲 1호가 조성됐다. ©이선미
잣나무 산림욕장을 즐길 수 있는 호암산 자락에서 또 하나의 즐거운 소식이 들렸다. 서울시가 대한불교조계종과 토지 무상사용계약을 통해 사찰림(林) 공유숲을 조성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로 호압사 사찰림 산림여가공간이 조성되었다. 사찰의 사유지가 시민들을 위한 여가공간으로 개방되었다.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숲길을 따라 호압사로 올라갔다. ©이선미
초록으로 물들어가는 숲길을 따라 호압사로 올라갔다. ©이선미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호압사는 축제 준비로 부산한 분위기였다. 한껏 봄빛이 무르익어 걷기에도 좋은 오후였다. 시민들은 잣나무 데크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숲속에 마련된 쉼터에서 음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잣나무 산림욕장은 기존의 산길로도 이용할 수 있고, 새로 조성한 무장애 데크길로도 이용할 수 있다.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휠체어로 움직이는 모녀가 앞서 걸었다.
  • 잣나무 산림욕장에 무장애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이선미
    잣나무 산림욕장에 무장애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이선미
  • 시민들이 잣나무 숲속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잣나무 숲속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다. ©이선미
  • 잣나무 산림욕장에 무장애 데크길이 조성돼 있다. ©이선미
  • 시민들이 잣나무 숲속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다. ©이선미
둘레길을 걷는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시민들이 오르거니 내리거니 스쳤다. 이번에 조성된 공유숲서울둘레길 12코스(관악산공원 입구→호압사→석수역)와 서울테마산책길인 ‘호암산 능선길’의 길목이기도 하다. 호암산 정상으로 들어서는 숲에도 시민들이 그늘 아래 쉬고 있었다. 호압사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공터에 서니 해발 393미터로 그리 높지 않은 호암산이 배경처럼 드리워졌다.
호압사 주변은 서울둘레길과 테마산책길의 길목이기도 하다. ©이선미
호압사 주변은 서울둘레길과 테마산책길의 길목이기도 하다. ©이선미
호암산은 해발 393미터의 높지 않은 산으로 산의 형상이 호랑이를 닮아서 이름 붙여졌다. ©이선미
호암산은 해발 393미터의 높지 않은 산으로 산의 형상이 호랑이를 닮아서 이름 붙여졌다. ©이선미
공유숲은 네 가지 테마 공간과 두 곳의 테마 정원으로 꾸며졌다. ‘소나무 하부 조망 쉼터’는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명소로, 서울둘레길을 오가며 쉬어갈 수도 있게 되었다. 시민들이 소나무 아래 놓인 나무의자에서 편안하게 쉬거나 담소 중이었다.
소나무 하부 조망 쉼터는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명소다. ©이선미
소나무 하부 조망 쉼터는 도심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명소다. ©이선미
둘레길을 걷다가 지친 다리를 쉬기에도 좋은 곳이었다. 울긋불긋 초화류가 심어진 정원 너머로 호압사 경내가 내려다보이고 서울 도심도 저만큼 멀리 바라보였다. 가끔 바람이 거칠게 불어왔다. 높지 않은 곳이지만 산자락이어서 가슴 깊이 시원해졌다. 
소나무 하부 조망 쉼터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다. ©이선미
소나무 하부 조망 쉼터에서 시민들이 쉬고 있다. ©이선미
전망 쉼터 아래로는 ‘숲속 명상쉼터’도 마련해 놓았다. 소나무 군락을 뒤로 하고 놓인 평상에서 시민들은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넓은 평상에서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숲속 명상쉼터’ ©이선미
넓은 평상에서 명상을 하거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숲속 명상쉼터’ ©이선미
그 앞으로는 '산림문화 무대'가 만들어졌다. 관람석을 더 늘려 만들어진 이 공간에서는 문화행사와 청소년들의 공연, 명상 프로그램 등 숲속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관람석을 더 확대해 산림 문화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될 ‘산림문화 무대’ ©이선미
관람석을 더 확대해 산림 문화활동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될 ‘산림문화 무대’ ©이선미
무대 옆에는 '어린이들의 숲체험 공간'이 있다. 놀이시설과 놀이터를 만들고 친환경 정원도 설치해 어린이들이 숲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안전하게 뛰어노는 어린이들이 그려져 기분이 좋았다.
어린이들이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선미
어린이들이 숲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선미
호압사 건축물을 철거할 때 나온 전통기와를 활용한 짜투리 정원도 예뻤다. 화사한 철쭉이 식재된 초화정원도 시간이 흐르며 자리를 잡으면 멋지게 어우러질 것 같았다. 이제 막 개방한 터라 아직 공사 중인 구역에 여기저기 출입금지 줄이 쳐지고 조금 복잡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환영이었다. “좋지요. 산책 삼아 나와서 한참 멍때리고 가기도 해요.” 근처에 산다는 한 시민은 황매화가 예쁘게 피었다며 열심히 스마트폰에 담기도 했다.
기와정원은 호압사의 건축물을 철거할 때 나온 기와를 이용해 꾸몄다. ©이선미
기와정원은 호압사의 건축물을 철거할 때 나온 기와를 이용해 꾸몄다. ©이선미
철쭉 등 화사한 꽃들이 심어진 초화정원도 자리를 잡으며 아름답게 어우러질 듯하다. ©이선미
철쭉 등 화사한 꽃들이 심어진 초화정원도 자리를 잡으며 아름답게 어우러질 듯하다. ©이선미
호압사에 이어 7월에는 강북구 북한산국립공원 내 화계사에 ‘치유의 숲길’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서울시 산림의 약 45%가 사유지라고 하는데 사찰림 같은 사유지를 시민들에게 공유하는 품 넓은 종교의 모습이 시민으로서 반갑고 고맙다.

서울 곳곳의 사찰들은 가깝게는 조선시대부터 멀게는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속에 지어졌다. 사찰림 공유숲 1호가 조성된 호압사 역시 조선 태조 때로 올라가는 창건 기록이 전해진다. 오래된 역사도 만날 수 있는 사찰림이 시민들의 몸 건강, 마음 건강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호압사

○ 위치 : 서울시 금천구 호암로 278 요사체(B동)
누리집
○ 문의 : 02-803-4779

호암산

○ 위치 : 서울시 금천구 호암로 250
○ 교통 : 지하철 1호선 금천구청역(1번 출구) 앞에서 01번 마을버스를 타고 35분 후 호압사 정류장에서 하차
서울둘레길 누리집(12코스)
○ 문의 : 금천구청 공원녹지과 02-2627-1655

시민기자 이선미

서울을 더 잘 알아가면서 잘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