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도 OK! '안산' 나들이 코스…등산 후 시장에서 분식까지~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5.04.25. 14:16

수정일 2025.04.28. 10:04

조회 2,745

해발 296m 서대문구 '안산' 초보 등산러 코스 추천…스마트 안심길로 안전 산행
안산은 296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접근이 쉬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산이다. ©최용수
안산은 296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접근이 쉬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산이다. ©최용수
속도를 늦추었다
세상이 넓어졌다
속도를 더 늦추었다
세상이 더 넓어졌다
아예 서버렸다
세상이 환해졌다
유자효 시인의 <속도>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세상이 넓어지고 환해진다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바쁜 도심 일상에서 잠시 멈추고 싶을 때 늘 산을 찾는다. 삶의 속도가 조절되고 깊은 사색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 같다.
서대문구 안산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시자연공원이다. ©최용수
서대문구 안산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도시자연공원이다. ©최용수
서울 도심에서 울창한 숲과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안산 자락길의 메타세쿼이아 구간 ©최용수
서울 도심에서 울창한 숲과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안산 자락길의 메타세쿼이아 구간 ©최용수
10여 년 넘게 서울시민기자로 활동하다 보니 지인들에게 서울에 대한 이것저것 별것까지 질문을 받는다. 그중 하나가 산에 대한 추천이다. 요구 조건도 까다롭다. 대중교통이 편하면서 서울 시내 조망을 맘껏 즐길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반나절 산행이면 좋겠다는 조건을 건다. 이럴 때마다 서대문구 안산(鞍山)을 추천한다. 특별한 매력 덕분이다.

안산은 서대문구 봉원동, 연희동, 천연동, 홍제동에 걸쳐 있는 해발 296m의 높지 않은 산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산의 형상이 우마(牛馬)의 안장(鞍)을 닮아서 ‘안산(鞍山)’이란 이름을 얻었고, 일명 ‘무악(毋岳)’으로도 불린다. 누구나 편안하게 오를 수 있으니 산 이름 역시 ‘안산(安山)’이겠거니 생각하는 시민들도 많다. 통일로와 무악재를 사이에 두고 종로구 인왕산과 마주하며 서쪽으로 백련산을 두고 있다. 조선 건국 초기 궁궐 자리가 검토될 만큼 길산(吉山) 중 하나였다고 한다.
화강암 암벽 위에 솟아 있는 안산 정상(봉수대)의 모습 ©최용수
화강암 암벽 위에 솟아 있는 안산 정상(봉수대)의 모습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돌과 나무 계단으로 정비되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돌과 나무 계단으로 정비되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을까? 지하철 3호선을 타고 독립문역으로 갔다. 5번 출구를 나오면 전면에 옛 서대문형무소 담장이 보인다. 좌측으로 담장을 끼고 무악재 방향으로 약 300m 이동하면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으로 가는 마을길을 만난다. 안산 정상에 오르는 최단거리 등산로 들머리가 이어진다. 임시정부기념관 우측 계단을 올라 한성과학고 담장 옆길, 안산 등산로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있다. 마침내 본격적인 오르막 산행이 시작된다.
안산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나 서대문구청 쪽에서 진입하면 된다. ©최용수
안산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나 서대문구청 쪽에서 진입하면 된다.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가는 탐방로 초입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가는 탐방로 초입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최용수
지하철역을 출발해서 정상까지는 약 1.5km 거리다. 갈림길마다 서 있는 이정표의 안내를 받으며 40여 분 전후면 정상 봉수대에 도착한다. 중간중간 조망소 겸 쉼터가 있어 자신의 체력에 맞게 산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탐방로는 돌계단과 나무 데크로 잘 정비되어 있어 어린이, 어르신들도 안전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일부 가파른 구간은 등산의 참맛까지 더해 준다. 호흡이 가빠져 잠시 멈추면 발 아래로 서울 도심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준다.
안산에는 여러 곳의 조망 명소가 있어 서울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에는 여러 곳의 조망 명소가 있어 서울 도심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걸음을 멈추면 도심 풍경이 품안에 안긴다. ©최용수
안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걸음을 멈추면 도심 풍경이 품안에 안긴다. ©최용수
출발한 지 30~40분쯤 지났을까? 성벽 축대 위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린다. 정상이 코앞인 듯싶어 가슴이 설레며 걸음이 바빠진다. ‘지금 시간이 이른 아침인데 과연 몇 사람이나 올라와 있을까?’ 마지막 돌계단을 오르니 정상 봉수대다. 뷰가 좋은 곳에는 한 무리 외국인들이 땀을 닦는다. 독일에서 여행 왔다며 “우리 독일에는 대도시 근처에 산행할 마땅한 산이 많지 않은데 서울은 매력적인 산이 많아 멋진 도시 같아요”라며 연신 도심을 배경으로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서울이 이처럼 멋진 수도인가? 어깨가 으쓱해진다.
안산 봉수대는 해발 296m로 등산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최용수
안산 봉수대는 해발 296m로 등산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 ©최용수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에 탄성을 자아내는 독일인 탐방객들 ©최용수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에 탄성을 자아내는 독일인 탐방객들 ©최용수
정상 정복의 백미는 동서남북 탁 트인 풍경 감상이다. 안산 정상 봉수대 앞 조망 포인트, 멀리 북한산 관악산 등 외사산(外四山)이 병풍을 두르고 안쪽으로는 북악산, 인왕산, 남산 등 내사산(內四山)이 한양도성을 품는다. 남산 서울N타워에서 우측으로 스카이라인을 따라 내려오면 여의도 빌딩 숲이 다가선다. 발 아래에는 서대문독립공원이, 건너편에는 인왕산 성곽과 세종로 일대가 손에 잡힐 듯하다. 이렇게 거칠 것 없는 조망이니 조선시대의 중요 봉수대가 되었구나 싶다. 서편 의주 방면 봉수를 받아 최종 봉수대인 목멱산(남산)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파노라마 조망 ©최용수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파노라마 조망 ©최용수
봉수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대문독립공원과 서울 도심 풍경 ©최용수
봉수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대문독립공원과 서울 도심 풍경 ©최용수
이외에도 안산의 매력은 다양하다. 산허리를 한 바퀴 휘돌아 조성된 7km의 ‘안산자락길’은 시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산책길이다. 휠체어, 유모차, 임산부, 어르신 등 보행약자도 불편 없이 산책할 수 있는 순환형 무장애길로 조성되어있다. 최근 맨발 걷기 붐에 맞춰 자락길 인근에 ‘황톳길’까지 조성되어 있으니 안산은 금상첨화 걷기 천국이다.

안산의 자랑 중 또 하나는 ‘스마트 안심길’이다. 주야간 여성도 안심하고 걸을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스마트폴’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무료 공공 와이파이 40대, 미세먼지·온도·습도 등 실시간 기상 정보, 대기 상태를 이모티콘으로 표시해 주는 ‘스마트 알리미’, 각종 정보 전자 안내판 ‘디지털 사이니지’, 야간 안전 보행 환경을 위한 LED 보안등, 재난 및 삭건 감시용 지능형 CCTV 등이 스마트 안심길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안산에는 7km의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이 조성되어 보행약자들도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에는 7km의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이 조성되어 보행약자들도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 ©최용수
안산 곳곳에는 다기능 스마트폴이 설치되어 안심하고 산행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용수
안산 곳곳에는 다기능 스마트폴이 설치되어 안심하고 산행할 수 있게 해 준다. ©최용수
정상에서 하산길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 방향이 좋다. 무장애 자락길과 황톳길을 경험하며 내려오면 이진아기념관~서대문독립공원 서재필 동상 독립문광장에 이른다. 암울했던 역사의 현장까지 둘러보며 산행을 마무리하면 반나절은 후딱, 어느새 시장기가 물려온다. 이럴 때 찾는 곳이 바로 길 건너편에 있는 영천시장이다.
하산길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서대문독립공원 관람을 추천한다. ©최용수
하산길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서대문독립공원 관람을 추천한다. ©최용수
서대문독립공원의 서재필 동상과 독립문의 모습 ©최용수
서대문독립공원의 서재필 동상과 독립문의 모습 ©최용수
영천시장은 1960년에 만들어진 오랜 역사를 가진 대표적 전통 시장이다. 모든 병을 다 낫게 하는 약수가 나온다는 독립문 공원 뒤 안산 약수터(약수터를 영천이라 부르면서)에서 ‘영천시장’이란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역대 대통령, 장관,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져 가게마다 사인 종이가 즐비하다. 과일부터 해산물까지 갖가지 식자재는 물론 꽈배기, 떡볶이, 순대, 튀김 등 특유의 시장 먹거리들이 가득하다.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층에도 인기 높은 시장이 되었고, 서울의 대표적 전통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등산의 마침 점은 일행들과의 뒤풀이 아닐까 싶다.
서대문독립공원 맞은편에 있는 영천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최용수
서대문독립공원 맞은편에 있는 영천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최용수
안산 자락길 인근에 조성된 황톳길은 맨발걷기 붐을 일으키고 있다. ©최용수
안산 자락길 인근에 조성된 황톳길은 맨발걷기 붐을 일으키고 있다. ©최용수
봄이 물씬 익어간다. 잠시 멈춰 계절의 변화를 오감하고 싶다면 안산으로의 산행을 추천한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푸른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 등 안산이 주는 사계절 변화는 다채로운 자연의 선물이다. 편리한 대중교통 접근성, 탁 트인 서울 도심 조망, 7km 순환형 무장애 자락길, 24시간 스마트 안심길 등은 안산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인근의 서대문독립공원과 독립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 태고종 총본산 봉원사를 둘러보며 역사 문화 체험까지 한다면 안산 나들이는 오래 기억될 추억이 될 것이다. 안산을 먼저 추천하는 이유들이기도 하다.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인왕산, 홍제동의 모습 ©최용수
안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한산과 인왕산, 홍제동의 모습 ©최용수

안산 자락길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봉원동 산1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무악재역 4번 출구, 홍제역 3번 출구
서울둘레길 누리집
○ 문의 : 안산도시자연공원 02-330-1958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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