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도시공원의 미래 '입체공원'

시민기자 김아름

발행일 2025.03.27. 13:00

수정일 2025.03.27. 15:03

조회 1,437

'입체공원'이란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것처럼 건물 주변에 평면적으로 조성되는 공원이 아니라,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해 조성하는 공원을 말한다. 상업·문화시설 등 타 기반시설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여 개발 가용지가 한정된 도시공간에 다양한 공원녹지 확충할 수 있으며, 공원 하부 공간을 복합화 해 지역과 함께 쓰는 편의시설이나 부족한 공공시설 확충 등 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3월부터 본격 시행에 나선 '입체공원' 설치·운영 기준

서울시는 지난해 3월, 규제철폐 제6호로 '입체공원 제도 도입'을 발표했고, 올해 3월부터 구체적인 ‘입체공원 설치·운영 기준’을 마련, 본격적인 시행에 나섰다. 입체공원은 토지 여건상 자연지반 공원 확보가 어려운 지역에 한하며 토지 형태로의 기부채납을 원칙으로 하되, 지역 여건과 사업 특성을 고려해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이 확보될 때 허용된다. 면적 3천㎡ 이상, 폭 30m 이상, 20% 이상은 지면에 접하는 등 공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계획 기준'과 지상 층에 주요 보행동선과 연계하고 독립된 수직이동 시설을 확보해 상시 개방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담보해야 하는 '조성 기준'이 있다.

도쿄의 입체공원 사례 - 미야시타 파크(시부야 구립 미야시타 공원)

작년 초 ‘입체공원’이라는 용어를 처음 접하면서 실적용 사례가 궁금해졌고, 도쿄의 대표적인 입체공원 사례인 ‘미야시타 파크’ 등을 찾아보았다. 1966년에 도쿄 최초의 옥상 공원으로 정비된 '미야시타 파크(시부야 구립 미야시타 공원)'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여 ‘입체 도시 공원 제도’를 시부야구 내에 처음으로 적용한 곳이다. (현재의 모습은 2020년 재정비한 것) 도쿄도 내에서도 매우 혼잡한 시부야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거리는 출퇴근하는 직장인들과 관광객들로 매우 붐빈다.

저층부는 하이엔드 브랜드나 스트릿 브랜드, 레코드숍, 카페 및 레스토랑, 쉐어 오피스, 시부야 요코초 등 업무・상업시설이, 상부의 미야시타 파크에는 스케이트장, 볼더링 월, 샌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다목적 운동 시설, 카페(스타벅스), 잔디광장 및 휴게 시설, 호텔 sequence 등이 자리해 있다. 이곳은 오전 8시부터 밤 11시까지 개방하며, 외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으로 쉽게 접근할 수가 있다.

도심 곳곳에 크고 아름다운 공원들이 존재하지만, 시부야나 긴자처럼 빌딩숲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지역에서는 의외로 쉬어갈 만한 녹지를 찾아보기란 싶지 않다. 이럴 때 큰 면적의 옥상정원이 마치 도심 속 오아시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일부러 멀리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생활권 내에서 여러 유형의 공원을 경험할 수 있으며 한곳에서 쇼핑, 외식, 업무, 문화예술, 휴식 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 이런 것들이 입체공원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도심 속 입체공원의 예, 도쿄도 시부야구에 있는 '미야시타 파크' 외관 ⓒ김아름
도심 속 입체공원의 예, 도쿄도 시부야구에 있는 '미야시타 파크' 외관 ⓒ김아름
외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김아름
외부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등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김아름
미야시타 파크에서는 복잡한 시부야역 인근 풍경과 대조적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김아름
미야시타 파크에서는 복잡한 시부야역 인근 풍경과 대조적인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김아름
미야시타 파크의 잔디광장과 호텔 sequence ⓒ김아름
미야시타 파크의 잔디광장과 호텔 sequence ⓒ김아름
입체공원은 아니지만 긴자식스,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에비스 가든플레이스 등 인상깊었던 복합상업시설도 있다. 도쿄의 꽤 많은 장소에서 풍부하고 아름다운 녹지와 휴게 공간을 겸한 옥상정원 또는 전망 층(스카이 라운지)을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상업시설 가운데 이런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했다.
종일 머물고 싶은 복합상업시설 긴자 식스(GINZA SIX) 전경 ⓒ김아름
종일 머물고 싶은 복합상업시설 긴자 식스(GINZA SIX) 전경 ⓒ김아름
약 4,000㎡ 규모의 옥상정원인 긴자식스 가든(GINZA SIX Garden) ⓒ김아름
약 4,000㎡ 규모의 옥상정원인 긴자식스 가든(GINZA SIX Garden) ⓒ김아름
도심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정원과 휴게・전망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아름
도심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정원과 휴게・전망 공간이 마련돼 있다. ⓒ김아름
긴자식스 가든은 긴자의 다채로운 거리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명소이기도 하다. 상업시설에서 이런 매력적인 장소를 개방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김아름
긴자식스 가든은 긴자의 다채로운 거리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 명소이기도 하다. 상업시설에서 이런 매력적인 장소를 개방하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김아름
쇼핑센터,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 업무 공간 등이 있는 복합상업시설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김아름
쇼핑센터, 영화관, 카페, 레스토랑, 업무 공간 등이 있는 복합상업시설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김아름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6층의 '파크뷰 가든'에서 히비야공원을 비롯한 도쿄 도심의 주야경을 즐길 수 있다.  ⓒ김아름
도쿄 미드타운 히비야 6층의 '파크뷰 가든'에서 히비야공원을 비롯한 도쿄 도심의 주야경을 즐길 수 있다. ⓒ김아름

서울에 생기는 입체공원

서울시는 미아동 130번지 일대 재개발 신속통합기획 대상지를 입체공원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성수동의 삼표 레미콘 부지에도 연면적 44만 7,913㎡ 규모의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집회시설, 판매시설 등을 포함한 지상 77층 규모의 복합시설과 입체보행공원(덮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삼표 레미콘 부지는 현재 네이버 지도에 ‘성수문화예술마당’(성동구 성수동1가 683일대)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는 삼각형 모양의 부지다. 바로 앞에는 한강으로 합류하는 중랑천이 흐르고, 주변은 서울숲과 서울숲생태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인근에 성수동과 금호동을 잇는 용비교가 있으며, 이를 건너면 전망명소인 응봉산이 나온다.
연면적 44만 7,913㎡ 규모의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집회시설, 판매시설 등을 포함한 지상 77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삼표레미콘 부지. 서울숲 생태숲 인근에 위치해 있다. ⓒ김아름
연면적 44만 7,913㎡ 규모의 업무시설, 숙박시설, 문화‧집회시설, 판매시설 등을 포함한 지상 77층 규모의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인 삼표레미콘 부지. 서울숲 생태숲 인근에 위치해 있다. ⓒ김아름
성수 레미콘 부지 주변부 경관 ⓒ김아름
성수 레미콘 부지 주변부 경관 ⓒ김아름
삼표레미콘 부지의 설계에는 미국의 건축 설계 및 엔지니어링 회사인 ‘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Skidmore, Owings & Merrill, 약칭 : S.O.M)이 참여하여 기대감을 자아낸다. 서울시는 ’23년 국제현상 설계공모를 진행해 독창적 건축디자인과 함께 인접한 서울숲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통합적인 구상안을 제안한 SOM사를 선정한 바 있다. SOM사는 세계 최고층 건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Burj Khalifa), 국내에서는 서울의 ’63 스퀘어’(63 SQUARE)과 LG트윈타워(LG Twin Towers), 부산의 ‘해운대 엘시티 더샵’(Haeundae LCT The Sharp) 등을 설계하기도 했다.

SOM사의 설계안에는 서울숲과 삼표레미콘 부지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위한 ‘입체보행공원(덮개공원)’과 지하보행통로를 신설하고 주요 연결 결절점에 공개공지와 공유공간을 조성, 열린 공간도 최대한 확보하는 등 주요 내용이 담겼다. 가장 기대되는 점은 건물 저층에 녹지공간 조성과 한강 및 서울숲을 조망할 수 있는 최상층 전망대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이다. 착공은 건축위원회 심의, 인·허가등을 거쳐 이르면 202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즐겨 찾는 장소에 새로운 유형의 공원과 랜드마크가 생기는 건 분명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다. 공개된 조감도를 통해 서울숲 일대의 미래를 상상해 보았지만, 아직은 막연하게만 느껴진다.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입체공원들이 서울 경관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가까운 미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SOM사(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 LLP 약칭)가 설계한 63스퀘어(63 SQUARE)와 LG트윈타워(LG Twin Towers) ⓒ김아름
SOM사(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 LLP 약칭)가 설계한 63스퀘어(63 SQUARE)와 LG트윈타워(LG Twin Towers) ⓒ김아름
SOM사가 설계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Haeundae LCT The Sharp) ⓒ김아름
SOM사가 설계한 해운대 엘시티 더샵(Haeundae LCT The Sharp) ⓒ김아름
SOM사가 설계한 도쿄 미드타운(Tokyo Midtown) ⓒ김아름
SOM사가 설계한 도쿄 미드타운(Tokyo Midtown) ⓒ김아름

시민기자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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