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목표는 시민정원사! 서울시 정원 문화 프로그램부터 시작~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5.02.14. 13:07

수정일 2025.02.14. 17:30

조회 4,287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 복도에 조성된 작은 실내 정원 ©김윤경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 복도에 조성된 작은 실내 정원 ©김윤경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목해 보자. 올해 서울 곳곳에 500개 이상의 정원이 생긴다는 소식을 접했다. 정원사를 꿈꾸는 시민이라면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 정원도시 서울에서 정원과 만나는 방법은 생각보다 많다. ☞ [관련 기사] 2025년도 '정원도시 서울'! 도심 곳곳 500개 정원 만든다

다양한 정원 문화 프로그램 '정원의 쓸모'

평소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면 서부공원여가센터에서 진행하는 ‘정원의 쓸모’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 보자. ‘정원의 쓸모’는 정원사를 꿈꾸거나 시민정원사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정원 문화 강좌다. 2월, 4월, 6월, 9월에 걸쳐 정원과 연관된 여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정원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 전지가위집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김윤경
정원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 전지가위집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김윤경

정원사의 필수품을 만들어 보는 강좌 '정원사의 가방'

'정원의 쓸모' 첫 번째 프로그램 중 ‘정원사의 가방’ 강좌에선 정원사의 필수품인 가죽 전지가위집, 마크라메 물병가방, 화병(도예)를 제작한다. 신청은 선착순이나 정원사가 되고 싶은 이유를 작성해야 하며, 2월에는 1회만 가능하다. 지난 1월, 이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 들어가 ‘정원사의 가방’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부 © 김윤경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부 © 김윤경
가죽 전지가위집·마크라메 물병가방·화병(도예) 제작 세 가지 중 어떤 게 좋을까 고민하다 처음 시작하는 가죽 전지가위집 제작을 선택했다. 선착순이라 참여자 안에 들었을까 싶었는데 얼마 뒤 문자로 연락을 받았다. 이후 이야기를 들으니 2시간 만에 마감이 되었단다. ‘정원사의 가방’이 진행하는 2월 8일, 한파를 뚫고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를 찾았다.
시민정원사와 정원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김윤경
시민정원사와 정원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김윤경
한 시민이 모두가 만들어 모아 놓은 가죽 전지가위집 사진을 찍고 있다. ©김윤경
한 시민이 모두가 만들어 모아 놓은 가죽 전지가위집 사진을 찍고 있다. ©김윤경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에서 진행한 '가죽 전지가위집 제작'

“내가 에르메스 장인이 된 듯해요.”
“이거 가죽이라 평생 쓰겠는데….”

추운 날씨에도 식물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이미 시민정원사 과정을 마친 시민정원사와 정원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한 사람 모두 함께했다. 가위를 넣고 다니는 전지가위집은 가죽을 바느질하고 금속 장식을 달아 마무리한다. 생각보다 뻣뻣한 가죽이 낯설었지만,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했다. 사람들은 바느질하면서 자연스레 식물이나 정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처음 온 사람은 시민정원사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알았다며 관심을 보였다.

전지가위집을 만드는 건 꽤 힘이 필요하지만 즐겁게 만들다 보니 어느덧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완성된 가위집을 같이 놓고 사진을 찍으며 모두가 즐거워했다. 다들 어떻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맨 처음 전지가위집을 완성한 안재수 시민정원사 ©김윤경
맨 처음 전지가위집을 완성한 안재수 시민정원사 ©김윤경

시민정원사들이 추천하는 '시민정원사 과정'

“원래 식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저는 시민정원사 교육 전에 서울시에서 하는 조경 아카데미에도 4번이나 참여했거든요.” 안재수 씨(종로구·71세)는 은퇴 후, 식물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식물 교육을 듣다가 지난해 시민정원사 10기 과정을 수료했다.

“시민정원사가 되면 국제정원박람회에서 봉사 및 참여를 할 수 있다”며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또 본인 역시 올해 개최하는 국제정원박람회에 참여하는 기대감도 한껏 드러냈다. 시민정원사로 좋았던 점을 묻자 좋아하는 식물을 가까이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고청훈 서울시민정원사회 사무처장 ©김윤경
고청훈 서울시민정원사회 사무처장 ©김윤경
“집에서 혼자 식물을 키우다 보면 한계가 생길 수 있잖아요. 시민정원사는 관심이 많은 사람이 모여 식물과 가까이 할 환경이 마련돼 좋은 거 같아요.” 서울시민정원사회 고청훈 사무처장은 시민정원사의 장점을 들려줬다.

10여 년이 된 서울시민정원사회서울시 시민정원사들이 모여 서울시 국제박람회 전시 운영 및 작가정원 유지 관리, 지자체 마을정원사 양성교육 운영 학교 가드닝 동아리 멘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정원 일을 하고 있다.

서울시에서 양성하는 시민정원사서울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식물과 정원에 관해 기본, 심화 과정을 수료하면 시민정원사 자격이 주어진다. 국제정원박람회는 물론 서울시 팝업 가든, 정원 조성, 정원 해설 등 다양한 활동에 참여 가능하다. 서울시는 기후 동행 정원을 주제로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시민동행정원 작품 공모전을 진행하며 3월 4~5일 이틀간 접수한다.
서울숲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민선희 시민정원사 ©김윤경
서울숲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민선희 시민정원사 ©김윤경
“저는 서울숲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했어요. 서울숲 시민참여정원 중에서 ‘놀멍 정원’을 담당하고 있어요.” 성동구에서 사는 민선희 씨는 2018년 서울숲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서울숲 시민정원사 양성 프로그램 수료 후 서울숲에 있는 시민정원을 만들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함께 참여한 시민정원사들은 ‘놀멍 쉬멍 가드니 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숲 시민정원을 가꾸고 있다. 평소에는 각자 본업을 하며 정기적으로는 한 달에 한 번 모여 서울숲 시민정원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제주도 말로 놀고 쉰다는 걸 놀멍 쉬멍이라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만든 ‘놀멍 정원’은 식물을 통해 치유와 영감을 얻으려고 하는 거라 여유를 갖자는 의미죠. 저희가 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그는 성동구에 오래 살았지만, 시민정원사를 하기 전까지 서울숲은 오가며 산책하는 곳이었다고 했다. 그곳에 자신이 무언가를 가꾸며 참여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식물을 좋아하는 마음이 시민정원사로 이어졌고 더해 무언가 새로 창조하는 기쁨도 생겼다. 그는 “서울숲 시민정원에서 하는 교육이나 봉사 등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이 진행된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부 ©김윤경
프로그램이 진행된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내부 ©김윤경
“정원문화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하면서 정원사들이 정원을 가꿀 때 가장 필요한 게 어떤 것일까를 고심했어요. 전지가위를 넣고 다닐 가위집과 야외 정원 관리를 하면서 물통을 넣을 가방 등이 떠올랐죠. 보통은 구매하지만 직접 자신이 만들면 좀 더 애정을 갖게 될 것 같았죠. 또 겨울인 만큼 현재는 야외활동이 어려웠던 점도 있어 2월은 공예품을 만들기로 했었어요.” 서울시 서부공원여가센터 신상은 주무관은 ‘정원사의 가방’ 프로그램에 관해 말했다.

이어 “보통 정원사를 희망하는 분들이 처음 자신만의 정원을 어떻게 시작할지 어려워하시거든요. 그래서 4월에는 월드컵공원에 난빛정원을 조성한 디자이너과 함께 직접 정원을 보며 이야기를 듣는 특강을 진행하려고 해요” 라고 덧붙였다.

이후 4, 6, 9월 이어지는 ‘정원사의 정원’과 ‘정원사의 그림’, ‘정원사 세계’ 등 시즌 프로그램도 서부공원여가센터에 있는 공원을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6월에 열리는 ‘정원사의 그림’은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보라매공원에서 진행할 계획이라 더 기대된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정원사의 가방’ 프로그램이 열린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는 공덕역 10번 출구 앞에 위치한다. 늘 경의선숲길을 오가며 마주했지만 들어가 본 적이 없어 내심 궁금했던 차였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는 공덕역 10번 출구 앞에 위치해 있다. ©김윤경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는 공덕역 10번 출구 앞에 위치해 있다. ©김윤경
식물에 관심 있다면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에 잠시 들러 보자. ©김윤경
식물에 관심 있다면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에 잠시 들러 보자. ©김윤경
정원 관련 책이 비치된 강의실 겸 휴게실 ©김윤경
정원 관련 책이 비치된 강의실 겸 휴게실 ©김윤경
대관이 가능한 회의실 ©김윤경
대관이 가능한 회의실 ©김윤경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에 들어서면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만든 키즈존이 보인다. 또 정원 관련한 책들이 놓인 강의실 겸 휴게실이 있으며 월~금요일 10:00~17:00까지 시민에게 개방(공휴일 및 토, 일요일은 휴무)하고 있다. 안쪽에는 회의실이 있으며 회의 공간을 대관할 수도 있다. 또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밖 복도에는 예쁘게 조성된 실내 정원을 볼 수 있어 잠시 쉬기에 좋다.
산책하기 좋은 경의선숲길공원 ©김윤경
산책하기 좋은 경의선숲길공원 ©김윤경
공덕역과 가까워 방문하기 편리하다. ©김윤경
공공덕역과 가까워 방문하기 편리하다. ©김윤경
이날 경의선숲길공원은 눈으로 가득했다. 그렇지만 매섭던 추위도 누그러지며 곧 봄을 맞는다. 식물과 정원에 관심이 많다면 올해는 시민정원사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정원의 쓸모’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정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자. 또 경의선숲길공원을 걷다가 커뮤니티센터에 들려 식물에 관한 책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겠다. 동행가든 매력가든 정원도시 서울에서 정원을 누리고 가꾸며 식물과 함께 쉼을 맛보게 되길 기대한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새창로 37
○ 교통 : 공항선, 경의중앙선, 5호선, 6호선 공덕역 10번 출구에서 114m
○ 문의 : 02-719-8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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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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