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지하철, 버스도 월동 준비가 필요! 겨울철 교통 안전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4.12.10. 15:22
다행히 서울에서는 폭설 피해가 크지 않았는데, 이는 서울시가 도입한 스마트제설 시스템 덕분이라고 한다. 이 시스템은 서울시내 모든 제설차의 움직임을 관제센터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치다. 이를 통해 각 도로에 제설차가 몇 번 지나갔는지, 얼마 전에 지나갔는지를 쉽게 알 수 있어서 효율적인 제설이 가능해진다.
제설차는 겨울에만 쓰는 장비이므로, 무조건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있는 장비를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의 정책은 타 시도에도 전파되어야 할 우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교통수단과 마찰은 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바퀴도 이동 시에 마찰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특히 철도는 그 마찰력마저 더 줄이기 위해 등장했다. 철 바퀴가 철 궤도 위에서 달리면 마찰력이 감소하여 이동에 드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반대로 마찰을 활용하여 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달리는 것만큼 서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문제는 겨울이 되면 길이 얼고 눈이 쌓이면서 마찰력이 떨어지므로 달리거나 서는 게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차의 월동 준비는 이렇게!
겨울에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하라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그러나 자동차 이용이 매우 많지 않다면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타이어 가격이 비싼 데다가 겨울이 아닌 계절에 보관해 둘 곳도 마땅치 않다. 타이어를 판매한 곳에서 보관해주는 경우도 있으나, 판매점이 망해서 없어져 버려 사달이 나는 경우도 있다. 겨울용 타이어 사용은 경제력과 부지런함이 함께 필요한 일이다. 아울러 겨울용 타이어를 끼우면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식으로 경제적인 동기를 만들어주는 것(일부 보험사 시행 중)도 좋을 것이다.
타이어 체인은 어떨까? 보통 타이어 바깥을 쇠사슬로 묶은 체인을 생각하기 쉽지만, 지금은 우레탄 같은 플라스틱 재질도 많이 쓴다. 하지만 보통의 운전자에게 체인 설치는 부담이 크다. 특히 체인을 잘못 설치하면 브레이크 호스가 끊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 걱정이 된다. 다행히 최근에는 뿌리는 스프레이식 체인(끈적끈적한 재질)이나 파스처럼 타이어 바닥면에 붙이는 방식의 체인도 등장하여 설치는 좀 더 쉬워진 편이다.
결국 눈이 많이 오면, 자동차 이용을 최대로 줄이면서 일기예보에 관심을 가지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수준의 눈길 운전 대비책을 갖추는 게 현실적이다. 완벽한 대비는 못하더라도 몰라서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특히 여름용 타이어와 사계절 타이어를 구분하지 못해 겨울에도 여름용 타이어를 끼우고 다니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아울러 서울시에서도 지금까지 잘 해왔 듯 제설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각 도로의 제설상황까지 시민들에게 알려준다면 더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겨울에 지하철은 어떤 준비를?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차량기지 쪽인데 밤새 세워두었던 차량의 출입문이 얼어붙거나, 전기 쪽에 문제가 생기거나 할 수가 있다. 그래서 지하철 운영사에서는 평소 전원을 꺼두던 전동차를 밤새 켜두고 난방을 한다든지, 차량기지보다 본선 터널 쪽에 전동차를 보관하는 등의 방법으로 운행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일들은 애초에 지상 구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인데, 서울지하철의 본선과 차량기지의 지상, 지하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호선 | 본선 | 차량기지 |
---|---|---|
1 | 지하 (코레일 구간은 지상) | 지상 |
2 | 지하 (일부 지상) | 지상 (신정차량기지 절반 정도는 인공대지로 덮여 있음) |
3 | 지하 (일부 지상) | 지상 |
4 | 지하 (일부 지상) | 지상 |
5 | 지하 | 지상 |
6 | 지하 (신내역만 지상) | 지상 |
7 | 지하 (일부 지상) | 지상 |
8 | 지하 (남위례역만 지상) | 지상 |
9 | 지하 (개화역만 지상) | 지상 |
우이신설선 | 지하 | 지하 |
신림선 | 지하 | 지하 |
실제로 서울시에서는 3호선 수서차량기지 상부에 인공대지를 만들어 복합개발을 할 예정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면 차량기지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많이 나빠지지 않으면서도 폭설에 의한 피해를 막을 수 있으므로, 겨울철 지하철 운영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기사] 환영받지 못하는 지하철 차량기지 이전 해법은?
지하철 좌석은 한쪽으로 길게 놓인 형태인데 이를 롱시트(long seat)라고 한다. 앉는 사람 입장에서는 가장자리를 제외하고 양옆에 다른 사람이 있게 되고, 앉는 방향이 열차 진행 방향과도 맞지 않아 불편한 좌석이다. 입석 승객을 최대한 많이 태우기 위한 고육책 같은 좌석이라고 할 수 있다.
지하철의 롱시트는 7인석이 기본인데, 최근 도입된 신형 전동차는 6인석 좌석이 등장하였다. 7인석보다 한 칸의 폭이 넓기 때문에 겨울철에 두꺼운 옷을 입고 있을 때 편하다. 다만 승객 입장에서는 이번에 들어올 열차가 7인석 구형차인지, 6인석 신형차인지 알 방법이 없는 게 문제다. 서울지하철의 공식 스마트폰 앱인 ‘또타지하철’을 통해서 이 정보를 제공해주면 겨울에 더욱 편리할 것이다.
겨울과 버스 이야기
겨울에 버스 운행이 추가로 불리해진 이유는 전기버스가 많이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전기버스는 배터리를 이용하여 달리는데 온도가 내려가면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평소보다 잦은 충전이 필요하여 운행횟수가 줄어든다든지, 추운데도 실내에 히터를 맘껏 켜지 못 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긴다.
물론 차량 성능이 점차 좋아지고는 있지만, 내연기관엔진을 쓰는 차량에 비해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환경을 위해 전기버스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긴 하지만, 기후변화로 혹독해지는 겨울철 환경까지 고려한 보다 넓은 시각의 평가가 필요할 것이다. 버스 차종이 달라지면서 겨울에 좋아진 것도 있는데 바로 저상버스다. 저상버스는 휠체어 장애인용 버스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실제로는 일반인들에게도 편하다. 계단이 없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버스의 계단을 오르내리다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교통약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저상버스는 편의 개선을 넘어 낙상 예방까지 해주는 안전한 버스다.
결국 지자체는 높은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민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안전 준비활동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야말로, 겨울철 교통안전을 높이고 나와 가족, 이웃을 지키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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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한우진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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