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미래 디자인은? '서울디자인 콘퍼런스'에서 그려본 가능성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4.10.30. 14:08

수정일 2024.10.30. 14:11

조회 1,272

'서울디자인 2024'와 함께 '서울디자인 콘퍼런스'가 DDP에서 개최되었다. ©김은주
'서울디자인 2024'와 함께 '서울디자인 콘퍼런스'가 DDP에서 개최되었다. ©김은주
디자인이 취향을 만들고 사회를 정의하는 시대다. 그 어느 시대보다 디자인에 열광하고 디자인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AI와 함께하는 디자인의 미래는 어떨까 궁금해진다. 올해로 열한 번째로 열린 '서울디자인 2024'에서는 이와 같은 우리의 궁금증에 해답을 제시해주고, 다양한 인사이트와 영감을 떠올리게 해주는 ‘서울디자인 콘퍼런스’가 3일 동안 열렸다. ☞ [관련 기사] 국내 최대 디자인 축제 '서울디자인2024' DDP가 들썩!

각 분야의 전문가 18명이 함께한 이번 콘퍼런스는 최신의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보고, 최정상 미디어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AI와 아트를 결합한 새로운 인사이트의 전략을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 AI가 만드는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며 앞으로 AI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디자인의 미래도 예측해볼 수 있었다.
서울디자인 콘퍼런스에서는 3일 동안 다양한 내용을 주제별로 들을 수 있었다. ©김은주
서울디자인 콘퍼런스에서는 3일 동안 다양한 내용을 주제별로 들을 수 있었다. ©김은주
서울디자인 콘퍼런스는 DDP 디자인랩 3층 디자인홀에서 10월 23일, 24일, 26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유료로 개최되었다. 하루 동안 6~8개로 나눠진 타임테이블을 살펴보니, 디자인에 대해 알고 싶은 내용과 알아야 할 내용들로 꽉 채워진 것을 볼 수 있었다.

콘퍼런스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매로 티켓을 구매해야 했다. 하루만 참여할 수 있는 1일권, 일찍 구매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콘퍼런스 얼리버드 티켓 등이 마련되어 있어 각자의 상황에 따라 구매할 수 있었다. 10인 이상 단체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는 할인을 받을 수 있어 회사나 대학생들은 단체로 참여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서울디자인 콘퍼런스는 AI와 디자인을 활용하여 미래의 디자인을 예측하고 영감을 얻는 시간이 되었다. ©김은주
서울디자인 콘퍼런스는 AI와 디자인을 활용하여 미래의 디자인을 예측하고 영감을 얻는 시간이었다. ©김은주
유료로 진행되는 만큼 어떤 내용으로 콘퍼런스가 채워질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콘퍼런스는 회차마다 국내 최고의 디자인 지식 축제다운 내용과 강연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가 궁금해 하는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디자인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며, 앞으로 디자인이 풀어가야 할 숙제와 비전을 제시해주고 그 해답을 모색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콘퍼런스 첫째 날과 둘째 날은 AI가 인류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과 우리 삶의 변화, 생성형 AI가 미치는 디자인의 미래 등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들을 다루며 전문가들로부터 밀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3일 차는 미래를 예측하며 내년 2025년을 준비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K디자인은 우리에게 어떤 가능성을 주며, 어떤 디자인적 감각을 장착해야 할지 인사이트를 얻는 시간이 되었다.
각 회차마다 마지막 시간은 패널 토크 시간으로 꾸며져 질의응답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디자인재단
각 회차마다 마지막은 패널 토크 시간으로 꾸며져 질의응답으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의 주제전시를 맡은 강이연 작가는 미래 AI에 대한 예술적 비전을 이야기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의 주제전시를 맡은 강이연 작가는 미래 AI에 대한 예술적 비전을 이야기했다. ©서울디자인재단

디자인과 AI 융합의 공진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콘퍼런스의 1일 차 포문은 '서울디자인 2024'의 주제전시를 맡은 강이연 작가의 'light architecture'였다. 이번 주제전시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내용은 무엇이며, 그것이 어떻게 AI라는 기술과 함께 작품으로 발현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제전시 큐레이터로 활동한 이대형 대표는 생성형 AI가 창의성에 미치는 영향인 ‘창의성과 AI’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솔트룩스 이경일 대표는 지적 노동 재정의 및 자동화 시대에도 디자이너적인 사고는 유효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카이스트 백세범 교수는 포스트 AI 시대, 인간과 AI는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공진화를 이뤄갈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송길영 작가는 대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며 핵 개인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송길영 작가는 핵 개인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콘퍼런스의 2일 차는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좀 더 깊은 내용을 다뤘다. 송길영 작가는 "대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며 핵 개인의 시대에서 살아남는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송 작가는 사회 변화를 발견했다면 그것을 정의하는 언어를 만들어 봐야 한다며, 없는 것에 대한 일을 먼저 해야 하며 있는 것은 AI가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것은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하는 직업을 가져야 본인의 업이 승화된다는 의미였다. 콘텐츠가 중요해진 사회가 되었고, 모든 것이 바뀐 시대 속에서 변화를 보고 적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냥 하지 마라,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라는 문장이 콘퍼런스 참여자들의 뇌리에 남는 시간이었다.
이경호 유니스트 교수는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호 교수는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디자인의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호 유니스트 교수는 미래 디자인 과정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의도와 목표, 가치 체계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며, 생성형 AI의 힘은 사용자의 취향과 선호를 반영한 지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개인화된 GUI의 생성 및 제공에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카페인웍스 김용주 대표는 '생성형 AI로 제품디자인 기획하는 법'이라는 발제에서 생성형 AI로 다양한 제품디자인 사례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인간의 개입이 없는 저작물 등록을 자제해야 하며, 저작권 침해 또는 침해 유도를 조심해야 함을 강조했다. 
나니아랩스 강남우 대표는 생성형 AI 기반의 자동차 디자인 및 설계 사례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서울디자인재단
나니아랩스 강남우 대표는 생성형 AI 기반의 자동차 디자인 및 설계 사례에 관해 이야기했다. ©서울디자인재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순찬 박사는 ‘생성형 AI가 패션 상품의 기획과 디자인을 도와줄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발제에서 AI를 활용해서 기획하고 영감을 얻어 콘셉트 이미지를 창작하거나 수정할 수 있지만 상품 콘셉트 이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지금 상황이나 트렌드에 맞는지에 대한 부분에서는 인간의 결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생성형 AI를 통해 기획이나 영감 단계에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기에 시중에 있는 AI를 잘 이용해보는 것이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나니아랩스 강남우 대표는 '생성형 AI로 자동차로 나만의 자동차를 디자인한다고?'라는 발제를 통해 생성형 AI 기반의 자동차 디자인 및 설계 사례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여러 자동차 회사들은 생성형 AI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하고 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AI를 통해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강연에서는 기업들과 43건의 기업 과제를 수행한 실제 사례 위주로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플러스엑스 변사범  고문은 생성형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를 실제 제작한 결과물을 공유했다. ©서울디자인재단
플러스엑스 변사범 고문은 생성형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를 공유했다. ©서울디자인재단
플러스엑스 변사범  고문은  ’생성형 AI가 일으키는 디자인의 미래‘라는 주제로, 크리에이터의 경험과 스토리, 디자이너가 사용하는 생성형 AI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인 사례를 실제 제작한 결과물을 공유하며 나눴다. AI를 하나의 도구로 생각하고 그 도구를 잘 다루는 디자이너가 얼마나 중요한지 내용을 들으며 사람의 역량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볼 수 있었다. 

또한 AI를 활용한 디자인의 법률적 쟁점이 중요해지는 시대에서 복병준 변리사는 디자이너가 숙지해야 할 AI 관련 필수 법률사항을 정리해주었다. 
'서울디자인 2024'는 글로벌한 디자인 산업 박람회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2024'는 글로벌한 디자인 산업 박람회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
콘퍼런스의 마지막 날인 3일 차는 디자인은 물론 컬처, K-POP, 뷰티 산업까지 포괄해 내년을 예측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이었다. 그 첫 번째 연사는 2008년부터 <트렌드 코리아> 열일곱 번째 책을 쓰며 우리의 미래를 키워드로 정리해주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였다. 매년 10개의 트렌드를 키워드로 선정해서 발표하는 김 교수는 서울디자인 콘퍼런스에서 디자인을 업으로 삼는 이들에게 #옴미보어 #페이스테크 #물성매력 #무해력이라는 네 개의 트렌드를 제시했다.

LG전자 황성걸 디자인경영센터장은 '뉴제너레이션을 공략하기 위한 디자인 피보팅'이라는 주제 아래, 유행 전파의 가속도가 빨라지고 마케팅과 소비 유통 채널의 다각화, 구체화, 지능화가 되면서 시장의 소비 전환은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심층적으로 불변의 욕구인 대중의 욕심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디자인 콘퍼런스는 AI와 디자인의 융합이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서울디자인재단
서울디자인 콘퍼런스에서 AI와 디자인의 융합이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함께 논의했다. ©서울디자인재단
삼화페인트 이상희 컬러디자인센터장는 '2025 라이프스타일 및 컬러트렌드'를 이야기하며 2025년 트렌드 컬러를 발표했으며 디자인 전략 중에서 고전과 자연의 연결, 변하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변하지 않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이외에도 K-POP 문화를 글로벌 역사로 해석해 이야기해준 조승연 작가, K-POP의 과거와 현재, AI와 버추얼 시대에서의 역할과 미래 비전을 다룬 SM엔터테인먼트의 이성수 CAO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김현아 데시엄코리아 한국지사장은 뷰티 산업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화두인 정직한 커뮤니케이션의 힘에 관해 이야기했으며 AD 뮤지엄 대외 협력 총감독인 유카 사보라이넨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 툴 뉴아키텍쳐 앤 디자인 뮤지엄‘을 다뤘다.

콘퍼런스 참가자들은 디자인을 전공하는 대학생부터 실무나 현업에서 일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세대와 직군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김 모씨는 2일차 콘퍼런스에 참여하며 "이번 콘퍼런스에서 실제 현업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례들을 접할 수 있어서 앞으로 진로를 결정하고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라는 소감을 전했다.

'서울디자인 2024'에서 열린 서울디자인 콘퍼런스는 AI와 디자인의 융합이 어떻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지 함께 논의하고 AI 기술이 디자인의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게 하는 시간이었다. 콘퍼런스는 AI를 디자인의 도구로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의 중요성과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디자인의 접목을 시도한 혁신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깊이 들어가 보니 AI는 인류에게 위기가 아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혁신은 인간의 가치를 반영해 도구를 잘 사용하는 순간 일어나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AI와 함께 하는 우리의 디자인 미래가 무궁무진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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