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차, 휠체어도 가능해요! 계단 없이 즐기는 '남산자락숲길'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4.07.29. 10:16

수정일 2024.07.29. 16:33

조회 1,466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인 ‘웰니스’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상태를 뜻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말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인 '욜로(You Only Live Once)'도 웰니스의 한 갈래다. 특히, 웰니스는 스트레스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신체 활동과 정서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복잡하고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 생활 속에서 좋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산림 치유’가 떠오르고 있다. 산림 치유는 산속에서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도시 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 준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1시간 동안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긴장, 우울, 분노, 피로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완화된다. 그래서 많은 지방자치단체는 인근 공원과 등산로를 정비, ‘숲길’을 조성하고 있다.
새롭게 조성된 남산자락숲길. ⓒ조수연
새롭게 조성된 남산자락숲길. ⓒ조수연

다만, ‘숲길’은 ‘둘레길’과 달리 높낮이가 크고, 계단과 바위 등으로 인해 휠체어 등 교통약자가 다닐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장애 숲길’ 등을 통해 모두가 숲길을 이용할 수 있게 조성했지만, 짧은 길이거나 관리의 부실로 인해 정작 교통약자가 다니기 어려운 곳들이 많다.

이에 반해 남산의 남쪽을 둘러싼 형태로 조성되고 있는 숲길은 계단이나 턱을 모두 없애 등산처럼 힘들지 않다. 임산부와 노약자, 휠체어 등 교통약자들도 모두 동행(同行)할 수 있는 숲길이다. 성동구 금호동 무학봉에서 응봉근린공원을 거쳐 매봉산 근린공원과 남산까지, 총 5.52km에 달하는 ‘남산자락숲길’이다.
남산자락숲길 내 휴식시설. ⓒ조수연
남산자락숲길 내 휴식시설. ⓒ조수연

현재 남산자락숲길은 무학봉 근린공원에서 버티고개 생태육교까지인 4.41km 구간이 먼저 개통됐다. 이어 남산까지 이어지는 1.11km의 구간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모든 길을 데크길과 운치 있는 흙길, 푹신한 야자매트길로 조성해 유아차와 휠체어도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했다.
  • 완만한 숲길이 조성됐다. ⓒ조수연
    완만한 숲길이 조성됐다. ⓒ조수연
  • 자연스러운 흙길도 만나게 된다. ⓒ조수연
    자연스러운 흙길도 만나게 된다. ⓒ조수연
  • 유아차 및 휠체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수연
    유아차 및 휠체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수연
  • 완만한 숲길이 조성됐다. ⓒ조수연
  • 자연스러운 흙길도 만나게 된다. ⓒ조수연
  • 유아차 및 휠체어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수연

녹음이 한창인 여름을 맞아 도심 속에서 싱그러움과 피톤치드를 뽐내고 있는 남산자락숲길을 찾았다. 남산자락숲길은 크게 세 곳에서 오를 수 있다. 시작점인 무학봉과 가운데 지점 응봉근린공원, 끝 지점인 매봉산근린공원이다. 이 중 응봉근린공원은 지하철 3호선·6호선 약수역과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어 응봉근린공원에서 남산자락숲길을 찾았다.

남산자락숲길은 단순한 숲길을 넘어, 전망대와 맨발황톳길,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물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걸으면서 만나는 맨발황톳길에서는 시민들이 맨발로 황톳길을 걷고 있었고, 바로 옆에 발을 씻을 수 있도록 시설을 설치했다.
맨발황톳길. ⓒ조수연
맨발황톳길. ⓒ조수연

전망대에서는 신라호텔 등 장충동 일대와 서울 도심, 인왕산, 북한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남산자락숲길은 특히 풍경이 멋진 곳으로 유명한데, 조선 시대 임금들이 매 사냥을 즐기던 곳이기 때문이다.

남산자락숲길의 매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각 근린공원의 화장실에는 ‘반려견’을 위한 시설이 설치됐다. 바로 화장실 앞에서 반려견이 기다릴 수 있도록 반려견의 목줄을 걸어 놓을 수 있는 ‘반려견 대기소’와 반려동물 배변봉투함이다. 깜빡하고 배변봉투함을 놓고 왔을 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좋았다. 사람뿐만 아니라 반려견 등 ‘동물’도 동행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럴까? 반려견 대기소 맞은편에 고양이가 보였다. 낯선 사람을 본 듯 경계심을 거두지 않았지만, 상당히 귀여웠다.
  • 반려견 대기소 맞은편 고양이. ⓒ조수연
    반려견 대기소 맞은편 고양이. ⓒ조수연
  • 반려견 대기소와 배변봉투함. ⓒ조수연
    반려견 대기소와 배변봉투함. ⓒ조수연
  • 반려견 대기소 맞은편 고양이. ⓒ조수연
  • 반려견 대기소와 배변봉투함. ⓒ조수연

남산자락숲길 조성과 함께 인근 유아숲체험원, 유아동네숲터 등도 리모델링했다. 금호산 유아숲체험원에 상상놀이공간을 설치해 다양한 놀이시설과 함께 자연을 느끼며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자연을 직접 만지고 놀면서 자연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남산자락숲길은 시설뿐만 아니라 이정표 등을 통해 이곳의 위치를 상세히 안내한다. 현 위치와 휠체어 출입로 등을 안내해 누구나 쉽게 남산자락숲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기와 진드기 등 해충을 제거할 수 있는 기피제도 출입로에 있어 좋았다.
  •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조수연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조수연
  •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상상놀이공간. ⓒ조수연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상상놀이공간. ⓒ조수연
  • 유아동네숲터 표지판. ⓒ조수연
    유아동네숲터 표지판. ⓒ조수연
  •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조수연
  • 금호산 유아숲체험원 상상놀이공간. ⓒ조수연
  • 유아동네숲터 표지판. ⓒ조수연

각 근린공원 내 조성된 숲길을 먼저 연결하고, 휠체어나 유아차가 이용할 수 없는 곳에는 따로 데크길을 놓았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우측은 2006년에 매봉산과 금호산을 연결하여 조성된 ‘매봉 금호 자연길’이다. 경사가 완만한 부분은 활용했고, 계단이 있거나 급경사 부분은 옆에 데크길을 놓아 무장애길을 완성했다.
오른쪽은 기존에 조성된 매봉 금호 자연길이고, 왼쪽이 새로 조성한 남산자락숲길이다. ⓒ조수연
오른쪽은 기존에 조성된 매봉 금호 자연길이고, 왼쪽이 새로 조성한 남산자락숲길이다. ⓒ조수연

데크길을 조성하면서 환경을 최대한 보전했다. 자라던 나무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살렸으며 벚나무, 잣나무 등 초화 약 6만 주를 식재, 울창한 숲속을 걷는 느낌을 조성했다.

한때 남산의 일부였던 무학봉, 대현산, 금호산, 매봉산을 연결해 친환경적인 무장애 보행 공간으로 복원함으로써 생태적 가치와 함께 ‘약자와의 동행’ 지수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남산자락숲길 지도. ⓒ조수연
남산자락숲길 지도. ⓒ조수연
남산자락숲길 휠체어 출입로 안내 표지판. ⓒ조수연
남산자락숲길 휠체어 출입로 안내 표지판. ⓒ조수연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취지에 알맞게 모든 구간이 계단과 턱이 없는 숲길로 조성된 ‘남산자락숲길’. 스트레스로 휴식이 필요할 때, 가족과 함께 숲길을 걷고 싶을 때, 남부럽지 않은 울창한 숲길인 ‘남산자락숲길’에서 자연이 선물하는 아름다움을 만끽해 보자.

남산자락숲길

○ 코스 : 무학봉 - 대현산 - 금호산 - 매봉산 - 응봉공원 - 남산 (5.52km)
 ※ 버티고개 - 남산 구간은 올해 말 완공 예정
○ 소요시간 : 약 2시간
○ 주요시설 : 데크로드, 맨발황톳길, 유아숲체험원, 전망공간 등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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