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없는 전시장, 조각도시 서울을 여는 ‘서울조각전시+’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4.06.14. 09:12

수정일 2024.06.14. 18:12

조회 714

지금 뚝섬한강공원에 가야 할 또 하나의 이유, '걸음이 머물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상설전시가 이어지고 있는 뚝섬한강공원에 가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겼다. ‘조각도시 서울’을 위한 기획전시 ‘걸음이 머물다(백문이불여일견, 百聞而不如一見)’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뚝섬한강공원의 오후의 햇살은 강했지만 아직 강바람은 선선했다. 산책하는 시민들 사이로 소풍을 나와 자리를 깔고 쉬는 시민들도 많았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조각전시+ ‘걸음이 머물다’가 열리고 있다. ⓒ이선미
뚝섬한강공원에서 서울조각전시+ ‘걸음이 머물다’가 열리고 있다. ⓒ이선미
작품의 위치를 알 수 있게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이선미
작품의 위치를 알 수 있게 안내판을 세워 놓았다. ⓒ이선미

뚝섬한강공원에는 ‘향유, 화합, 교감, 균형, 힐링, 사랑’이라는 소주제로 40점의 작품이 설치됐다.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주제들을 담은 작품들이라 하나같이 따뜻했다.
뚝섬 자벌레에서 내려다본 뚝섬한강공원 ⓒ이선미
뚝섬 자벌레에서 내려다본 뚝섬한강공원 ⓒ이선미
한강이야기전시관이 바로 이어져 있다. ⓒ이선미
한강이야기전시관이 바로 이어져 있다. ⓒ이선미

‘견생(見生) 조각전’ 등에서도 만나 이제 낯익은 박재석 작가의 ‘우리 키스할까요?’를 시작으로 공원 곳곳에 자리한 작품들을 감상했다. 실내 전시장이 아니라 한강공원이어서 나무와 바람과 햇살과 오가는 시민들이 어우러지는 전시였다. 그런 느낌이 야외 전시를 더 즐겁게 해주었다.
‘우리 키스할까요?’는 이미 구면이어서 더 반가웠다. ⓒ이선미
‘우리 키스할까요?’는 이미 구면이어서 더 반가웠다. ⓒ이선미
  • 한강의 바람과 햇살, 오가는 시민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조각 전시다. ⓒ이선미
    한강의 바람과 햇살, 오가는 시민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조각 전시다. ⓒ이선미
  • 야외 전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선미
    야외 전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선미
  • 한강의 바람과 햇살, 오가는 시민들이 어우러져 또 다른 느낌을 주는 조각 전시다. ⓒ이선미
  • 야외 전시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선미

작품의 제목을 보지 않고도 ‘어린왕자’가 모티프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는 이강훈 작가의 ‘목도리를 한 남자’는 ‘향유’라는 소주제에 포함됐다. 작가가 35년 전 처음 만난 ‘어린왕자’가 이제 이렇게 키가 큰 어른이 되었다. 작가는 우리도 만난 적이 있는 언젠가의 ‘어린왕자’를 생각하며 희석돼 가는 순수한 가치들을 기억해 보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썼다.
‘어린왕자’를 모티프로 한 이강훈 작가의 ‘목도리를 한 남자’ ⓒ이선미
‘어린왕자’를 모티프로 한 이강훈 작가의 ‘목도리를 한 남자’ ⓒ이선미

같은 ‘향유’ 소주제에 속한 이일 작가의 ‘Mother’는 한강을 배경으로 무척 아름답고 눈에 띄었다. 유토피아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상상 속 여성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어른인 듯 소녀인 듯 숲속의 생명을 어루만지고 보듬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다고 한다.
  • 이일 작가의 ‘Mother’ ⓒ이선미
    이일 작가의 ‘Mother’ ⓒ이선미
  • 각기 다른 각도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선미
    각기 다른 각도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선미
  • 이일 작가의 ‘Mother’ ⓒ이선미
  • 각기 다른 각도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선미
공원의 안내판 너머 소풍 나온 시민들이 평화롭다. ⓒ이선미
공원의 안내판 너머 소풍 나온 시민들이 평화롭다. ⓒ이선미

‘걸음이 머물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곳곳에서 발길이 멈췄다. ‘사랑’을 담은 최승애 작가의 ‘도란도란’부터 ‘교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정춘일 작가의 ‘말’까지 다정하고 재미있고 귀여운 작품들이 많았다.

‘걸음이 머물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뚝섬한강공원에서, 8월 10일부터는 월드컵평화공원으로 옮겨 10월 31일까지 전시를 이어간다.
  • 다정하고 재미있고 귀여운 작품들이 많았다. ⓒ이선미
    다정하고 재미있고 귀여운 작품들이 많았다. ⓒ이선미
  • 정춘일 작가의 ‘말’ ⓒ이선미
    정춘일 작가의 ‘말’ ⓒ이선미
  • ‘걸음이 머물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곳곳에서 발길이 멈췄다. ⓒ이선미
    ‘걸음이 머물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곳곳에서 발길이 멈췄다. ⓒ이선미
  • 다정하고 재미있고 귀여운 작품들이 많았다. ⓒ이선미
  • 정춘일 작가의 ‘말’ ⓒ이선미
  • ‘걸음이 머물다’라는 전시 제목처럼 곳곳에서 발길이 멈췄다. ⓒ이선미
조각 작품들이 뚝섬한강공원과도 잘 어우러졌다. ⓒ이선미
조각 작품들이 뚝섬한강공원과도 잘 어우러졌다. ⓒ이선미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만나는 ‘감성 한 조각’

갖가지 꽃들이 피고 지는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원로 작가와 청년 작가가 함께한 기획전시 '감성 한 조각'이 열리고 있다. 총 23점의 대형 작품이 넓은 광장에 배치돼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기획전시 ‘감성 한 조각’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기획전시 ‘감성 한 조각’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마침 ‘수문장 순라의식’이 진행돼 군사들이 광장을 통과하고 있다. ⓒ이선미
마침 ‘수문장 순라의식’이 진행돼 군사들이 광장을 통과하고 있다. ⓒ이선미

‘감성 한 조각’은 동물과 자연, 환경 등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김도훈 작가의 ‘Horse’는 뚝섬한강공원의 ‘말’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말을 표현했지만 작품의 모습이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많이 달랐다. 같은 것을 보면서도 우리가 참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보여 주었다.
여행자들이 김도훈 작가의 ‘Horse’를 감상하고 있다. ⓒ이선미
여행자들이 김도훈 작가의 ‘Horse’를 감상하고 있다. ⓒ이선미
  • 작품들이 초록의 광장과 주변 건물들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선미
    작품들이 초록의 광장과 주변 건물들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선미
  • 대형 작품이 넓은 광장에 배치돼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선미
    대형 작품이 넓은 광장에 배치돼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선미
  • 작품들이 초록의 광장과 주변 건물들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선미
  • 대형 작품이 넓은 광장에 배치돼 멋진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선미

박찬걸 작가의 ‘페르세포네의 납치’도 눈에 띄었다. 작품을 보면서 그리스 신화 속으로 들어갔다.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한 결과는 대지와 인간에게 참혹했다. 그러니 이건 ‘감성 한 조각’이 되기에는 너무 진지하고, 이 작품만은 ‘운명 한 조각’쯤으로 이름 붙여야 하지 않을까 실없이 딴지를 걸고 싶어지기도 했다. 서울 한복판 야외 전시에서 그리스 신화 속으로 잠시 여행을 하고 있었다.
‘페르세포네의 납치’를 보며 그리스 신화 속으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선미
‘페르세포네의 납치’를 보며 그리스 신화 속으로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선미

뚝섬공원에서는 자유로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는데 열린송현녹지광장은 금지선을 둘러서 멀찍이서 볼 수밖에 없는 작품들이 많았다. 멋진 수형의 나무에 그늘을 드리우는 지붕도 만들고 그 아래로 편안한 벤치도 놓여 있었지만 아직 들어갈 수는 없었다. 나무 아래 예쁜 벤치도 서울시가 펀(FUN) 디자인 프로젝트로 만든 작품 '소울 드랍스(Soul Drops) 벤치'다.
멋진 수형의 나무와 소울 드랍스 벤치가 열린송현녹지광장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선미
멋진 수형의 나무와 소울 드랍스 벤치가 열린송현녹지광장을 더 멋지게 만들어 주고 있다. ⓒ이선미

열린송현녹지광장에는 또 다른 작품도 있다. 공예박물관 쪽 입구에 독특한 나무가 수문장처럼 서 있는데, 이 용버들나무는 박공영 작가의 ‘생명의 나무’로 분홍색 규조토를 칠해 한겨울 내내 붉게 서 있었다. 봄이 오면서 초록초록 잎들이 돋아 이제 바람결에 흔들리기도 한다. 철마다 새로운 기획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것도 반갑고, ‘생명의 나무’처럼 어제도 오늘도 만나게 되는 작품도 고맙다.
수문장처럼 서 있는 ‘생명의 나무’에 초록 잎들이 돋아나 바람결에 흔들린다. ⓒ이선미
수문장처럼 서 있는 ‘생명의 나무’에 초록 잎들이 돋아나 바람결에 흔들린다. ⓒ이선미

서울조각전시+

○ '걸음이 머물다(백문이불여일견, 百聞而不如一見)'
 - 장소 : 서울시 광진구 강변북로 139 뚝섬한강공원
 - 기간 : 2024. 5. 10.(금) ~ 7. 31.(수)
○ '감성 한 조각'
 - 장소 :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48-9 열린송현녹지광장 
 - 기간 : 2024. 5. 27.(월) ~ 8. 15.(목)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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