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과 유니세프의 만남, '아주 특별한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시민기자 최정윤

발행일 2024.05.09. 09:16

수정일 2024.05.09. 19:31

조회 1,548

공연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티켓 인증샷 ©최정윤
공연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티켓 인증샷 ©최정윤

서울시향과 유니세프가 함께 하는 ‘아주 특별한 콘서트’가 지난 5월 4일 토요일 5시에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아주 특별한 콘서트’는 세계적인 지휘자 얍 판 츠베덴이 2023년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되었다.

츠베덴 감독은 취임 전부터 “음악은 영혼의 음식이다. 사회 약자들에게도 영혼의 풍요가 닿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의 존재를 잊어서는 안된다”며 서울시향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츠베덴 감독의 이런 뜻은 서울시향이 꾸준히 이어온 ‘약자와의 동행’ 정책과 일맥상통하여 더욱 빛을 발하게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츠베덴 감독은 무보수로 지휘를 맡았고, 수익금은 전액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된다고 한다.
공연이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으로 가는 길 ©최정윤
공연이 열린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으로 가는 길 ©최정윤

공연의 사회는 데이비드 리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맡았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박준형과 공민배가 협연을 했다.

박준형은 다섯 살에 중증 자폐성 장애 판정을 받고, 자페 스펙트럼의 영향으로 비정상적인 감각 반응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민감한 청각을 활용해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공민배는 다섯 살에 자폐 스펙트럼 판정을 받고 치료 차원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열한 살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올린을 시작했다고 한다. 공민배는 2023년에 이어 올 해 두 번째 협연이었다.
  •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내 포토존 ©최정윤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내 포토존 ©최정윤
  • 무대 상단에 설치된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현수막 ©최정윤
    무대 상단에 설치된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현수막 ©최정윤
  • 설레임을 안고 입장하는 관객들 ©최정윤
    설레임을 안고 입장하는 관객들 ©최정윤
  •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 내 포토존 ©최정윤
  • 무대 상단에 설치된 '아주 특별한 콘서트' 현수막 ©최정윤
  • 설레임을 안고 입장하는 관객들 ©최정윤

츠베덴 감독의 힘찬 지휘로 시작된 첫 번째 곡은 바그너의 유일한 희극 오페라인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전주곡(Wagner, Die Meistersinger von Nurnberg, WWV 96: Prelude)>이었다.

박준형의 협연으로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3악장(Bruch, III. Finale: Allegro energico from Violin Concerto No. 1 in G minor, Op. 26)>이 연주되었다.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은 곡이었지만 관객들은 더욱 집중해서 들었고, 연주가 끝나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서울시향 단원들도 관객들과 한 마음으로 박준형에게 환호를 보내주었다.

이어서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Mascagni, Intermezzo from Cavalleria rusticana)>과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베토벤, 교향곡 제5번 1악장(Beethoven, I. Allegro from Symphony No. 5 in C minor, Op. 67)>이 연주되었다.

<바흐,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1악장(Bach, I. Vivace from Concerto for 2 Violins in D minor, BWV 1043)>은 박준형과 공민배의 협연으로 연주되었다. 연주하는 동안 두 바이올리니스트에게 무언의 응원을 보내고, 연주가 끝나 후 쓰담쓰담의 칭찬을 해주는 츠바덴감독의 모습에 관객들은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 님로드(Elgar, Nimrod from Variations on an Original Theme, Op. 36 ‘Enigma)> 연주 후에는 월드비전합창단의 동요 메들리가 연주되었다. 어린이합창단의 리드에 따라 관객 모두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동심으로 돌아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 앙코르 연주 후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 단원들 ©최정윤
    앙코르 연주 후 츠베덴 감독과 서울시향 단원들 ©최정윤
  • 연주에 맞춰 <라데츠키 행진곡>을 함께 하는 관객들 ©최정윤
    연주에 맞춰 <라데츠키 행진곡>을 함께 하는 관객들 ©최정윤
  • 앙코르 연주 후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과 서울시향 단원들 ©최정윤
  • 연주에 맞춰 <라데츠키 행진곡>을 함께 하는 관객들 ©최정윤

아쉬운 관객들의 박수 소리에 등장한 츠바덴 감독 손짓에 첫 번째 앙코르곡이 연주되었다. 하지만 객석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어 다시 등장한 츠베덴감독은 <라데츠키 행진곡>으로 서울시향과 관객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만들어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앙코르가 멈추지 않자, 다시 나와서 악장의 손을 잡고 퇴장하는 대가의 유머로 공연은 겨우 끝이 났다.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공연 내내 감도는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는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도 남는 것 같았다. 공연이 끝난 후 미소 띤 얼굴로 퇴장하는 관객들과 함께 캠퍼스를 걸어 내려오며, 츠베덴 감독이 했던 “장애인을 대할 때 장애인이 무엇을 못하는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되새겨 보았다.

음악을 통해 시민이 하나로 동화되는 따뜻하고 즐거운 서울시향의 음악회를 자주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내년에도 약자와 동행하는 아름다운 콘서트가 이어지기를 바라본다.

서울시향

시민기자 최정윤

'호기심'과 '관심'으로 서울 시민에게 유용한 가치를 전하는 다정한 이웃 같은 서울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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