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여유가 필요할 때 영화 한 편 어때? 독립영화관 2곳

발행일 2024.02.29. 10:28

수정일 2024.02.29. 17:42

조금은 느린 호흡으로, 여유 있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서울에 있는 독립영화관 2곳을 다녀왔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티빙 등이 OTT전성시대를 이끌고 있지만, 마음을 비우고 여유를 갖고 나에게 힐링 시간을 주고 싶은 분들을 위해 추천한다.

독립영화란 인디 영화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화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상업 영화와는 다르게 제작사나 투자자들의 자본과 지원을 받지 않고 만드는 독립 자본 영화,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하여 작가 정신에 충실한 작품을 추구하여 만들어지는 영화를 뜻한다. 오늘 독립영화관 2곳에서 만나본 독립영화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작품 <추락의 해부>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작품 <노베어스>이다.

복합문화공간 에무 외관 ⓒ이용재

① 복합문화공간 에무

첫 번째 방문한 곳은 경희궁 근처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에무'. 이곳은 지하 2층~지상3층과 루프탑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층은 공연장과 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으며, 1층은 북카페, 2~3층이 영화를 볼 수 있는 영화관이다. 이날은 루프탑이 오픈되어 있지 않았지만, 종종 별빛 영화제 등의 행사들이 진행되는 곳이다.

에무(emu)는 Erasmus의 약칭이다. 르네상스 사상가 에라스무스는 네덜란드의 인문학자이자 <우신예찬>의 저자로, 우신(바보 여신)을 통해 엘리트들의 위선을 비판했다고 한다. 복합문화공간 에무는 그의 사상을 '약함은 생명의 온상이요 상처 속에 우주가 있다'고 이해한다.

복합문화공간 에무 층별 소개 ⓒ이용재

복합문화공간 에무 1층의 영화 발권 및 음료 구입하는 곳 ⓒ이용재

에무시네마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1층에서 현장 발권도 가능하지만, 미리 예매를 하려면 디트릭스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미리 예매를 한 후, 1층에서 티켓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영화 티켓은 성인 10,000원, 청소년 8,000원, 경로 및 장애 우대 7,000원, 조조할인 7,000원이다.

에무시네마 영화 예매용 화면 ⓒ이용재

1층 북카페에서는 책과 음료 구입이 가능하다. 넓은 공간을 보유하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복합문화공간 에무 1층 북카페에서 판매하는 책들 ⓒ이용재

복합문화공간 에무 1층 북카페에서 판매하고 있는 음료 메뉴 ⓒ이용재

2~3층은 일반 성인 기준 10,000원에 영화 한 편을 만나볼 수 있는 독립영화관 에무시네마다. 좌석은 약 50석으로 작은 영화관이지만 일반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독립영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작은 영화관이다 보니 상영 시작 10분 후에는 입장이 제한되며, 영화 여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 상영관 불이 켜진다.

이 작은 독립영화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러 올까 궁금했는데, <추락의 해부>의 작품성 때문인지 몇 자리를 제외하고는 좌석이 꽉 찼다. 영화가 끝나고는 아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데이트하는 커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독립영화관 에무시네마 ⓒ이용재

독립영화관 에무시네마는 지하철역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꼭 차를 가지고 와야 하는 상황이라면 근처에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최초 한 시간까지는 1,000원이며 그 후에는 초과 5분당 400원씩 추가된다.

에무시네마 주차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이용하자. ⓒ이용재

② 복합문화공간 더숲

인생 첫 독립영화로 <추락의 해부>를 본 후, 하루에 두 편을 연달아 보았다. 차를 끌고 이동해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노원구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더숲. 주차는 근처에 있는 롯데백화점 노원점을 이용했다.

복합문화공간 더숲 외관 ⓒ이용재

복합문화공간 더숲은 책과 브런치, 영화까지 한 공간에서 다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아트하우스 시네마, 베이커리 카페, 파스타&파니니, 와인샵&바, 큐레이션 서점, 아트 갤러리까지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 거리가 제공된다.

복합문화공간 더숲 소개 ⓒ이용재

더숲시네마 영화 가격은 평일과 주말이 상이하며 월~목 성인 10,000원, 청소년 9,000원, 조조7,000원, 금~일 및 공휴일은 성인 11,000원, 청소년 10,000원, 조조 8,000원, 그리고 우대(만 65세이상, 장애인, 국가유공자 6,000원이다.

더숲시네마 영화 발권 ⓒ이용재

지하 공간에는 소규모의 아트 갤러리가 운영되고 있다. 2월 20일부터 3월 1일까지 초대 개인전 '신혜다: 아름다움으로의 여정'이 전시 중 이었다.

더숲 아트 갤러리 ⓒ이용재
초대 개인전 '신혜다: 아름다움으로의 여정' ⓒ이용재

카페 공간이 상당히 넓었는데, 커피 및 음료 뿐만 아니라 베이커리와 파스타 등의 브런치도 판매하고 있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토요일 오후에 방문했는데,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더숲 카페 & 브런치 ⓒ이용재

단체로 올 경우 세미나실 사용이 가능한데, 미리 누리집에서 예약도 가능하다. 선별된 책들을 구입해서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와인바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와인도 구입 가능해 한 공간에서 다양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복합문화공간 '더숲'이다.

복합문화공간 더숲 세미나실 ⓒ이용재

더숲 북카페 ⓒ이용재

이곳 상영관 역시 독립영화관이라 규모가 크진 않다. 하지만 상업영화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를 만나볼 수 있고, 나만의 작고 소중한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처음으로 독립영화관에 방문했고, 독립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빠르게 진행되고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컨텐츠들에 지쳐 있다면, 그 컨텐츠들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독립영화관에서 독립영화 한 편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