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필요한 초등자녀에게 딱! 놀면서 배우는 '우리동네키움센터'

발행일 2024.02.14. 13:55

수정일 2024.02.14. 13:56

3월이면 본격적인 새 학기를 맞는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를 만나고 때로는 들뜨고 때로는 지난한 학교 생활이 시작된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라면 방과 후 돌봄이 고민되는 때이기도 하다. 만약 학교의 단축 수업이나 휴교 등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할 때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은 한결같은 부모들의 고민거리다.

바로 이런 고민을 덜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 있으니, 서울시 우리동네키움센터다. 초등 돌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조성된 우리동네키움센터는 보통 집과 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다. 학기 중에는 방과 후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방학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돌봄이 필요한 모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동네키움포털 회원 가입 후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성북구에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을 열었다. ©박은영

지난해 12월, 성북구에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이 개관했다. 바람이 찬 어느 오후, 그 현장을 찾았다. 버스를 타고 길음동 동부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 후 지도를 따라 걷기 시작하니 길음청년창업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길음청년창업거리는 오래된 술집이 즐비했던 거리를 청년들의 창업을 돕는 거리로 재탄생시킨 곳으로 삼양로 일대에 위치한다. 길음청년창업거리에서 좌측으로 내려가 다시 우측으로 향하니 회색빛의 반듯한 건물이 등장했다.

길음1동 소리마을센터 2~3층에 위치한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은 지난해 3월, 서울시 공간 확정 심의에서 소리마을센터 안 유휴 공간을 선정 받았다. 그 후 설계와 리모델링, 수탁 기관 선정까지 1년에 가까운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이 위치한 이곳은 미아초등학교가 도보 2분 거리에 있어 성북구에서도 아이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은 길음1동 소리마을센터 2~3층에 위치하고 있다. ©박은영

소리마을센터 1층 안으로 들어서니 여러 개의 벤치가 놓여 있었다. 힘든 하루였을 누군가를 위해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배려가 느껴지는 공간이다.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오르니 우리동네키움센터 입구 앞에 벨이 보인다. 안전을 고려해 아이들이나 학부모가 아니라면 내부로 진입하기 어렵게 했다.

안은숙 센터장의 안내로 우리동네키움센터 공간을 잠시 둘러봤다. 수업 중인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연면적 196㎡(59평) 규모로 2층엔 놀이 활동 공간, 사무실, 세정 공간을 두었고, 3층엔 프로그램실과 조리실, 텃밭을 가꾸는 베란다와 야외 수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화사한 봄 날, 밖에서 수업할 아이들의 밝은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 안은숙 센터장에게 수용 인원과 구체적인 이용 방법 등을 물어봤다.

진지한 모습으로 수업에 임하는 아이들 ©박은영

아이들이 이용할 세정 공간 ©박은영

Q. 우리동네키움센터 이용 가능 연령과 성북12호점의 수용 인원은 어떻게 되나요?
A.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고요. 매일 정기 돌봄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30명으로 이용료는 월 5만 원이에요. 일시 돌봄을 이용하는 아이들은 매일 6명씩 신청해서 올 수 있는데 1일 2,500원입니다.
보통 신청을 하면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에는 방과 후 미아초등학교로 교사들이 아이들을 데리러 가요. 이렇게 해서 저희가 하루에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인원은 총 36명이에요. 개소를 하자마자 3일 만에 인원이 다 찼습니다.

Q. 코딩, 당구, 그림책테라피, 미리캔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더라고요. 프로그램은 보통 어떤 식으로 구성하나요?
A. 세시 절기를 중심으로 텃밭 가꾸기와 요리 활동 등이 주를 이룰 계획입니다. 댄스 동아리를 만들고 치어리더를 한다든지 피아노를 활용한 음악 활동을 한다든지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또 '아동자치회'라고 있어서 항상 회의를 통해 아이들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든요. 친구들과의 협력을 통한 프로그램 속에서 스스로 배움을 얻는 과정을 중시하는 PBL(Problem Based Learning) 수업을 하고 있어요. 이는 서울시에서 내려온 교육과정이기도 합니다.

3층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은영

텃밭 가꾸기와 같은 야외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박은영

Q. 보통 우리동네키움센터는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신청해서 들어올 수 있는 건가요?
A. 네, 그런데 맞벌이 가정 가구나 다자녀 가구가 우선순위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대기가 좀 많아요. 우리동네키움포털로 들어가 신청하실 때 제출 서류 증빙이 들어가야 해요. 그 시스템을 통해서 확인이 되면 우선순위대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Q. 다른 아동기관과 우리동네키움센터의 차이점 혹은 장점이 있다면 뭘까요?
A. 우리동네키움센터 돌봄의 가장 큰 장점은 혼합 연령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또래에서는 좀 우수한 아이들이 튀잖아요. 선생님들도 우수한 아이들한테 시선이 가고, 시켰을 때 못하는 친구는 계속 좌절감을 맛보는데 여기 오면 그게 티가 안 나요.
이곳에서는 모두가 다 회장, 부회장을 경험하자는 취지로 돌아가면서 회장을 맡고 있거든요. 5학년이 회장을 하면 2학년, 1학년 아이들은 부회장을 맡아서 같이 급식 배식을 하거나, 책을 정리하는 식이에요. 선생님을 도와서 한자 시험을 보면 고학년 학생들이 직접 시험 감독관이 돼 보기도 하면서 역할 배분을 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끈끈함도 생기고, 서로 챙겨주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또 서울시 자원봉사를 통해 체육과 대학생들이 와서 아이들에게 탁구나 당구 같은 알려주기도 합니다. 게임 규칙이나 승패를 경험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텃밭으로 꾸며질 베란다 ©박은영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의 내부 공간 ©박은영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은 연면적 196㎡(59평)의 규모로 이루어져 있다. ©박은영

Q.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만의 자랑도 들려주세요.
A.제일 자신 있는 부분은 일단 안전이에요. 아이들의 활동이나 위생적인 면 등 모두 안전을 원칙으로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보조 인력이 풍부하고, 프로그램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선생님들의 역량이나 경력도 풍부하세요. 무엇보다 굉장히 친절하십니다.
그리고 간식 등의 도움을 주시는 시니어 어르신 네 분이 계신데, 무척 성실하세요. 덕분에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이 지낼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의 안은숙 센터장 ©박은영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만의 특별함은 이뿐이 아니었다. 개관 축하 선물인 화환 대신 일명 '쌀 화환'을 받았다. 110kg의 쌀을 기증 받고, 여기에 10kg을 더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성북구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쉽게 버려지는 화환 대신 쌀을 받아 기증을 한다는 발상 역시 의미 있는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는 학원 대신 오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재미있게 놀면서 배우는 교육을 실천하는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은 재미 있는 공간이자 돌봄 그 이상의 기능을 하는 곳이었다. 방과 후 돌봄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기꺼이 추천한다. 아이들이 제안하고, 협업을 통해 만들어 내는 시간 속에서 아이들은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우리동네키움센터 성북12호점

○ 위치 : 서울시 성북구 삼양로9길 14-7 2~3층
○ 교통 : 지하철 4호선 길음역 7번 출구에서 627m
○ 운영시간 : 월~금요일 10:00~18:00
○ 휴무 : 토‧일요일
○ 이용료 : 월 5만 원, 일 2,500원
○ 이용신청 : 우리동네키움포털
○ 문의 : 0507-1365-1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