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지하철 생활…이것만 조심하면 헤매지 않아요~

시민기자 박세호

발행일 2024.01.31. 10:48

수정일 2024.01.31. 16:18

조회 1,819

지하철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이것만은 알아두자. ⓒ박세호
지하철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려면 이것만은 알아두자. ⓒ박세호

지난해 6개월간 발로 뛰는 지하철 택배 기사 체험을 했다. 건강도 좋아지는 등 여러모로 유익했다. 10여 개 지하철 노선을 하루에도 몇 번씩 빠짐없이 타고 다녔고, 웬만한 역 이름은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럼에도 가끔 실수를 하는 일들이 있었다. 행선지 반대 방향으로 탑승하거나 한 정거장 지나쳐서 내리거나 환승역을 잘못 택하거나 출구에서 헤매거나 하는 식이었다. 이는 핸드폰 검색에 몰두하거나 초행길이었거나 혹은 지하철 안내판을 자세히 읽지 않고 감각과 경험에만 의존한 까닭이었다.

안내판 내용만 자세히 읽으면 초행길이라도 무난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으니, 이참에 지하철 안내판을 중심으로 몇 가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① "어, 지하철이 반대 방향으로 가네?"

이런 경우는 몇 가지가 있다. 탑승이나 환승을 위해 출입구 번호를 알려 주는데, 보지 않고 반대편 플랫폼으로 잘못 들어온 경우가 가장 많다. 또는 지하철 노선은 모두 진행 방향이 우측 방향인데, 1호선 인천행과 수원행, 수인분당선, 신분당선의 경우 진행 방향이 좌측 방향이므로 착각을 일으킨 결과일 수도 있다.
도곡역 섬식 승강장에서 본 수인분당선의 진행 방향 ⓒ박세호
도곡역 섬식 승강장에서 본 수인분당선의 진행 방향 ⓒ박세호
노량진역 1호선 인천행은 좌측 방향으로 운행한다. ⓒ박세호
노량진역 1호선 인천행은 좌측 방향으로 운행한다. ⓒ박세호

② "이번 내릴 역이 〇〇역 맞나요?"

다음에 내릴 정거장이 어디인지 알려 주는 공식적인 전달 방식은 “이번 정거장은  〇〇역입니다”라고 알려 주는 녹음 안내 방송인데, 어르신이나 청각장애인, 그리고 외국인들은 안내방송만으로 내릴 정거장을 파악하는 데 약간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시각적으로 보고 이해하는 안내판 방식은 보조적인 역할인데, 노선마다 열차마다 조금씩 다르다. 전철 내부 천장, 출입문 상단, 앞뒤 진입문 상단, 창밖 역내 표지판 등 다양한 곳에 각종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지하철 객실 천장에 설치된 안내판 ⓒ박세호
지하철 객실 천장에 설치된 안내판 ⓒ박세호

승강장 이동 안내시 행선지를 표시할 때 두 가지 사항이 지표가 된다. 하나는 최종 목적지이고, 또 하나는 바로 다음 정류장이다. 4호선을 서울역에서 탄다면 진접역이 종착역이고, 바로 다음 역은 회현역이다. 초행길 승객에게 진접, 오이도, 죽전, 고색, 광교, 신사, 신창, 장암, 석남, 대화와 같은 종착역 지명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노선이 연장되면 또 새로 종착역을 외워야 한다.

③ "환승할 때 바닥의 화살표 보고 따라 오세요"

왕십리역은 2호선, 5호선, 수인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이 교차하면서 처음 온 승객들은 환승 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갈아타야 할 곳을 안내하고 있는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노선별로 색깔을 달리하고 있어 시각적으로 구별이 쉽다.
환승하는 길목을 따라 색깔로 구별된 화살표를 바닥에 표시하고 있다. ⓒ박세호
환승하는 길목을 따라 색깔로 구별된 화살표를 바닥에 표시하고 있다. ⓒ박세호

④ "내려서 밖으로 나왔는데, 잘못 나왔나 했어요."

개봉역에서 내려 역 근처 주민센터를 가는데, 앱에서 타라고 되어 있는 버스가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옆의 친절한 분들이 여기는 2번 출구로 나온 건데, 다시 역사로 들어가 반대편 1번 출구로 나가면 된다고 알려줬다. 

안양역도 같은 예이다. 지하철이 도시를 통과하면서 양쪽 지역이 분리되었는데, 횡단보도나 고가도로, 지하도가 아직 많지 않아서 역사를 통과해야만 반대편으로 갈 수 있는 경우다. 

열차 앞쪽 출구와 열차 뒤쪽 출구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1호선 청량리역이 그런 경우다. 열차 앞쪽으로는 회기역 방향으로 2번, 3번, 4번 출구가 있고, 열차 뒤쪽 제기동역 방향으로는 1번, 6번 출구가 있다. 롯데백화점과 코레일의 지상 청량리역, 그리고 다른 지하철 노선과의 환승은 모두 앞쪽 2, 3, 4번 출구쪽에서 연결된다. 
1호선 경기도 안양역 오른쪽 출구는 도심권으로 통한다. ⓒ박세호
1호선 경기도 안양역 오른쪽 출구는 도심권으로 통한다. ⓒ박세호

⑤ 지하철에서 겪을 수 있는 안전 사고들

승강장 근처에서 핸드폰이나 손가방은 견고히 쥐고 있어야 한다. 급하게 뛰는 사람이 온몸으로 부딪혀 오는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핸드폰을 공중에 날린 사례도 봤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무거운 트렁크를 손으로 잡지 않고 있다가 트렁크가 굴러 떨어져 아래 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딪힌 사례도 있다. 트렁크와 손잡이를 동시에 꽉 잡고 있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한다든가 신발이 끼임 사고를 일으켜 낙상 사고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도 손잡이를 꼭 잡고 타는 습관이 필요하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하며 특히 손잡이를 꼭 잡는 것이 중요하다. ⓒ박세호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안전 수칙을 지켜야 하며 특히 손잡이를 꼭 잡는 것이 중요하다. ⓒ박세호

종착역에서 깜빡 잠이 들어 혼자 지하철 기지까지 가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역무원의 안내를 받으면 된다. 열차가 보통은 출발 지점으로 다시 돌아오니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차에서 내릴 때는 핸드폰과 소지품을 꼭 챙겨야 한다. 버스와 지하철은 각각 분실물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평소 소지품에 간단한 연락 번호를 스티커나 메모 형식으로 부착해 놓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지하철 안전과 양보 권유 안내문들 ⓒ박세호
지하철 안전과 양보 권유 안내문들 ⓒ박세호

⑥ 몰라도 불편할 건 없지만, 알아 두면 좋은 볼거리들

지하철 9호선은 노선도를 통해 각 역 주변의 정보를 안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단풍 구경을 할 수 있는 역들을 안내판으로 소개하고 있다. 

삼각지역에 있는 가수 배호의 기념 공간처럼 역 근처에 기념 공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충무로역 연결 통로의 영화의 거리, 반포역의 서울지하철 안전체험홍보관,  안국역의 독립운동 발자취 등, 역사 내에 특정 시설이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9호선 노선도는 각 역 주위의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박세호
9호선 노선도는 각 역 주위의 관련 정보를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박세호
안국역의 독립 운동 관련 전시 ⓒ박세호
안국역의 독립 운동 관련 전시 ⓒ박세호

⑦ 잠실광역환승센터에서 환승해 보셨나요?

잠실역 대합실 지하 1층에는 방대한 면적의 만남의 장소 같은 공간이 있다. 그 옆에는 광역버스 노선들이 환승하는 서울 최초 지하 광역환승센터가 있다. 성남, 위례, 하남, 남양주, 수원 같은 인접 도시와 서울 강남, 청량리, 강변역 등을 잇는 교통의 허브일 뿐 아니라, 눈과 비,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하고 고속버스 터미널처럼 노선별로 개폐식 탑승구를 분리해 쾌적한 승차환경을 조성했다.

잠실역 근처에는 백화점, 레스토랑, 대형 서점, 호텔,  맛집, 스포츠 시설, 공연장이 있다. 상설 환승센터 약국도 있는데, 휴일을 비롯해 이르거나 늦은 시간, 일반 약국이 휴무일 때도 개장한다. 역 지상에는 6개의 시내 버스 정거장이 있다. 2호선, 8호선을 타고 잠실역으로 오면 업무를 다 마친 후 가고 싶은 노선을 골라서 환승이 가능하다. 
잠실광역환승센터 탑승구. 광역버스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박세호
잠실광역환승센터 탑승구. 광역버스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박세호

초행길 가는 사람도 지하철 안내판을 잘 읽고 그대로 따라가면 지하철 우등생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안전 수칙까지 지킨다면 금상첨화다. 2024년 우리 시민들의 더욱 안전하고 빠른 지하철 생활을 기원해 본다.

시민기자 박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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