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무게는 얼마일까? 3.65kg이 모여 사랑의 에너지 되다!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3.11.17. 15:01

수정일 2023.11.20. 16:37

조회 1,163

연탄나눔봉사로 연탄을 구입해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나눠 주었다. ©김은주
연탄나눔봉사로 연탄을 구입해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무료로 나눠 주었다. ©김은주

개당 3.65kg의 사랑이 4,000개가 쌓였다. 사랑을 무게로 환산할 수는 없지만 이곳에서는 가능하다. 이제는 연료로 사용하는 곳을 쉽게 볼 순 없지만 한겨울 이만한 가성비의 연료도 없다. 바로 연탄 이야기다.

주말 이른 시간,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영하 3도의 추위가 찾아왔다. 검정색으로 위아래 옷을 입은 이들이 4호선 당고개역 앞에 모여 들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가 이곳에 모인 이유는 상계3·4동에 거주하는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연탄을 나누는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봉사에 참여한 80여 명은 총 4,000장의 연탄을 필요로 하는 가정에 나누었다. ©김은주
이날 봉사에 참여한 80여 명은 총 4,000장의 연탄을 필요로 하는 가정에 나누었다. ©김은주
지게에 연탄을 담아 언덕으로 향하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김은주
지게에 연탄을 담아 언덕으로 향하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김은주

"이곳에서 40년 이상 살았어요. 매년 이렇게 연탄 도움을 받으니 참 감사하네요. 믹스커피라도 드릴까요? 추운데 고생이 많아요!"
지게에 연탄 6개를 싣고 꼬불꼬불 좁은 계단 위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 작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집주인 할머니가 나와 반겨주셨다. 

연탄나눔을 해야 할 양이 4,000장이라 커피는 정중하게 사양을 하고 되돌아 나왔다. 10번도 넘게 왔다갔다 하니 할머니 댁 창고에 연탄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다시 다음 집으로 향했다. 지게에 얹혀진 연탄이 가파른 언덕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발끝에 힘을 주며 내딛다 보니 영하의 날씨지만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위해 모인 이들이 열심히 지게를 지고 연탄을 운반하고 있다. ©김은주
이른 아침부터 봉사를 위해 모인 이들이 열심히 지게를 지고 연탄을 운반하고 있다. ©김은주

함께한 80여 명의 봉사자들이 연탄을 싣고 나르고 내리는 일을 두어 시간 가량 분담해 일하니, 어느새 연탄이 필요한 가정에 모두 나눔을 완료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웃고 떠들었던 봉사자들도 힘이 들어 어느새 말수가 줄어든 모습이다.

"생각보다 연탄이 무거워서 놀랐어요. 제가 나눔한 연탄으로 올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실 어르신들을 생각하니 어깨가 뻐근해도 보람됩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한 한 시민은 온 가족이 함께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한다. 연탄나눔봉사는 서울연탄은행을 통해서 참여할 수 있었다.

100% 후원으로 이뤄지는 비영리 단체인 서울연탄은행봉사 신청 시 후원금을 받아 그 금액으로 연탄을 구매한 후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직접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봉사자들이 나눔을 통해 배달한 연탄은 한 달 반 동안 사용할 분량이다. 이후에 사용할 연탄은 다시 누군가의 나눔과 봉사로 채워져야 할 것이다.
5학년 준용 군은 엄마, 아빠와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김은주
5학년 준용 군은 엄마, 아빠와 함께 봉사에 참여했다. ©김은주

"연탄을 나르는 일은 처음 해 봐서 힘들었지만 기분이 좋았어요!"
초등학생 참가자로 힘든 내색 없이 지게를 지고 끝까지 연탄을 조심스럽게 나른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봉사를 하는 부모님도 보였다. 연탄을 모르는 세대부터 연탄을 경험한 세대에 이르기까지 함께 연탄을 나누며 우리의 봉사가  누군가의 필요에 유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자 역시 가족과 함께 처음으로 연탄나눔봉사에 참여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고 행복해짐을 느껴볼 수 있었다.
연탄나눔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부와 봉사 활동으로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은주
연탄나눔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부와 봉사 활동으로 신청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김은주

"매년 연탄나눔봉사를 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어요." 서울연탄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다들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는 만큼 봉사의 손길도 부족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기부와 봉사가 함께 이뤄지는 연탄나눔봉사다 보니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급격하게 올라가는 물가와 각종 공공요금의 인상으로 인해 서민들의 삶이 힘들어지고, 추운 겨울이 되니 따뜻한 이웃 사랑의 손길은 더 절실해졌다. 기부와 봉사로 뜻깊은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면 서울연탄은행(02-934-4933)에 신청해 보자. 베푸는 손길의 몇 배가 더해지는 충만함을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바우처, 고효율 창호 간편시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 중이다. ©김은주
에너지 바우처, 고효율 창호 간편시공 등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원 중이다. ©김은주

취약계층과 함께하는 에너지 동행

에너지 바우처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으로, 국민 모두가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소득기준과 세대원 특성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세대가 신청할 수 있으며 4인 세대 기준 69만 2,7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12월 29일까지 주민등록상 거주지 주민센터와 복지로에서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서울시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 경감을 위해 고효율 창호 간편시공(덧유리와 방풍재 등 시공)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단열 효과와 외부 열기 차단 효과로 인해 냉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서울시가 금액을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강서 가양5동, 마포 성산동, 노원 공릉1동, 월계 사슴1동 등 SH 영구임대아파트 4개 단지, 총 2,500세대에 지원하고 있다. 신청 희망 세대는 에너지서울동행단 운영사무국(02-3473-2220)으로 문의하면 된다.
나눔과 봉사로 연탄이 배달되어 창고가 채워졌다. ©김은주
나눔과 봉사로 연탄이 배달되어 창고가 채워졌다. ©김은주

공동주택 노후 난방설비 교체 비용을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서울시 공동주택 에너지 효율화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중앙난방과 지역난방을 사용하는 노후된 공동주택의 열사용 설비 효율을 개선하여 난방 품질을 높이고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완화해준다. 12월 5일까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또는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신청하면 심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과 신청 방법은 서울시 에너지정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서울시 녹색에너지과(02-2133-3554)로 문의할 수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이제는 작은 온기도 소중할 때다. 나의 작지만 밀도 높은 관심으로 누군가의 필요가 채워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기꺼이 나눔과 봉사로 함께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의 소중한 모습을 보여 줘야 할 것이다.

서울연탄은행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94(삼청동센터), 노원구 중계로2길 72-1(백사마을센터)
누리집
○ 문의 : 02-934-4933

에너지바우처

○ 신청기간 : ~ 2023. 12. 29.
○ 지원내용 : 전기,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유, LPG, 연탄을 구입할 수 있는 바우처
○ 접수방법 : 주민등록상 거주지 동주민센터 또는 복지로
누리집

2023 서울시 공동주택 에너지 효율화 지원사업

○ 접수기간 : ~ 2023. 12. 5. (※보조금 소진 시 조기 마감)
○ 지원내용 : 중앙·지역난방 노후 난방시설 교체 비용 지원
○ 신청 및 문의 : 신청서류 작성 후 방문 또는 우편등기
누리집

2023 창호 간편시공 무료 지원사업

○ 지원대상 : 가양5단지, 성산아파트, 공릉1단지, 월계사슴아파트 
○ 지원내용 : 기존 창문과 출입문에 덧유리 및 방풍재 시공 통해 에너지 비용 절감 및 생활환경 개선
○ 문의 : 에너지서울동행단(02-3473-2220)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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