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지원할 방안은? 함께 고민해요! '서울주거포럼'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3.11.09. 12:57

수정일 2023.11.15. 15:42

조회 2,651

“이번 포럼은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우수 주거 정책 사례와 지식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11월 8일(수) 오전 10시, 서울시청(8층 다목적홀)에서 <2023 서울주거포럼>이 개최되었다. 약 30분 전만 해도 빈자리가 더 눈에 띄던 행사장 내부는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사전 신청한 시민들이 속속 도착해 어느덧 그 열기로 가득찼다. ☞ [관련 기사] 에너지효율 주택, 초소형 주택…'서울주거포럼' 6일까지 사전 신청
<2023 서울주거포럼>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발표 자료집과 통역기를 나눠주었다. ⓒ이정민
<2023 서울주거포럼> 시작에 앞서 참가자들에게 발표 자료집과 통역기를 나눠주었다. ⓒ이정민

“서울시는 약자와의 동행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주거 정책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11월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행사를 여는 유창수 행정 2부시장의 개회사다. 이번 ‘서울주거포럼(SHF, Seoul Housing Forum)’은 앞서 언급된 ‘촘촘한 주거안전망 확충 종합대책’과 연계하여 기획되었다.

“지난 2015년 국민의 주거권을 확보하기 위해 주거기본법이 신설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통해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과 방향이 도출되었으면 합니다.” 기대에 찬 목소리로 주서령 한국주거학회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한국주거학회 주서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민
한국주거학회 주서령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정민

또한 하성규(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 이사장은 기조연설에서 주거취약계층의 당면 과제와 정책방향에 대해 다뤘다. 그에 관한 구체적인 예로 주거취약계층에서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 특히 공공임대주택 부족 등을 들었다. 향후 추구해야 할 정책방향은 주거서비스 확대와 보다 철저한 실태조사, 재원확보, 지역별 서비스 격차 해소에 있다고 강조했다.
주거취약계층의 당면 과제와 정책방향을 다룬 기조연설 중인 하성규 이사장 ⓒ이정민
주거취약계층의 당면 과제와 정책방향을 다룬 기조연설 중인 하성규 이사장 ⓒ이정민

1부 첫 번째 해외 연사로 소개된 마사 노구치 교수(호주 멜버른대학교)는 '지속 가능한 도시형 저렴주택 확대를 위한 ZEMCH 환경 경험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서 ‘ZEMCH’(이하 젬크)는 'Zero Energy Mass Custom Home'이라는 의미의 국제 산학연구 조직을 말한다.

마사 노구치 교수는 도시 설계 사례로, 사람들이 넓은 도로가 아닌 녹지 지름길을 이용하는 모습을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이처럼 사용자의 행동 관찰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만드는 것환경 경험 디자인(EXD:Environmental Experience Design)이라고 한다. 그리고 젬크의 연구 사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 거주환경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자료들을 활용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해외 연사로 소개된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마사 노구치 교수(가운데) ⓒ이정민
첫 번째 해외 연사로 소개된 호주 멜버른대학교의 마사 노구치 교수(가운데) ⓒ이정민
사람들이 녹지 지름길을 이용하는 모습을 사례로 '환경 경험 디자인(EXD)'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민
사람들이 녹지 지름길을 이용하는 모습을 사례로 '환경 경험 디자인(EXD)'을 설명하고 있다. ⓒ이정민

다음은 존 온양고 교수(미국 노트르담대학교)의 ‘초소형 주거를 활용한 저렴하고 안전한 주거정책과 전략’ 강연에 대해 들었다. “초소형 주택을 확장하는 데 어떤 장벽이 있을까요? 토지 용도와 건축 법규, 그리고 우리 집 근처는 안 된다고 하는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주의와 은행 대출 같은 자본 문제가 가장 큽니다.” 이는 미국 사례를 중심으로 한 내용이지만 거의 모든 나라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사항인 것 같다.

발표 후반부에서 그는 “어제 연세대학교 근처를 갔었는데, 지하 거주지의 침수 문제 예방을 위해 집 앞 보행로에 나무 심기와 저수탱크 설치를 추천하고 싶다.”며 사진 자료까지 첨부해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에 사회자는 “서울시에서도 많이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애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답했다.
‘초소형 주거를 활용한 저렴하고 안전한 주거정책과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존 온양고 교수(미국 노트르담대학교) ⓒ이정민
‘초소형 주거를 활용한 저렴하고 안전한 주거정책과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존 온양고 교수(미국 노트르담대학교) ⓒ이정민
존 온양고 교수가 지하 거주지의 침수 문제 예방 대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정민
존 온양고 교수가 지하 거주지의 침수 문제 예방 대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정민

해외 특별강연의 마지막은 하비에르 산체스 메리나 교수(스페인 알리칸테대학교)의 ‘공존의 새로운 도시 시스템 모델’에 관한 내용이었다. “자연재해와 오염, 인간의 외로움 등이 실질적인 문제이자 도시가 직면한 위기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거주시설이 있어야 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는 또 다른 위기가 있습니다.”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치료와 맞춤 공간으로 자연친화적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그 정신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하비에르 산체스 메리나 교수(스페인 알리칸테대학교)가 발표한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 설계 ⓒ이정민
하비에르 산체스 메리나 교수(스페인 알리칸테대학교)가 발표한 취약계층을 위한 공간 설계 ⓒ이정민

1부 마지막 순서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질문 내용은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협소 주택에 장시간 거주했을 때 심리적 차원의 문제점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 주거 영역은 과연 누가 담당해야 되는지 선진국의 사례 ▴최근 늘어나고 있는 공유 하우스 같은 기존 개념에서 벗어난 방식의 거주 환경에 대해 제안해 주고 싶은 의견 등이 있었다. 질문을 받은 해외 연사들의 전문적이고 성의 있는 답변까지 잘 들었다.
다양한 질문에 성의 있는 답변을 들려준 질의응답 시간 ⓒ이정민
다양한 질문에 성의 있는 답변을 들려준 질의응답 시간 ⓒ이정민

2부에서는 전문가 주제 발표 및 토론이 마련되었다. 김석경 교수(연세대)의 ‘서울시 주거약자를 위한 거주성 및 주거환경 개선방안’과 유해연 교수(숭실대)의 ‘서울시 1인가구를 위한 미래 주거정책 제안’, 우명제 교수(서울시립대)의 ‘서울시 주거약자를 위한 주거정책 방향’ 순서로 진행되었다.
<2023 서울주거포럼>에 참여한 국내외 발표자들 ⓒ이정민
<2023 서울주거포럼>에 참여한 국내외 발표자들 ⓒ이정민

더불어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지하 2층 아워갤러리에선 <2023 서울주거포럼> 연계 전시가 11월 18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계선의 거처’라는 이름의 노란색 바탕 포스터가 전시관 오른쪽 입구에 세워져 있다. 계단으로 내려가면 시청역과 이어지는 연결통로가 나온다.

여기에 마련된 전시물은 대부분 모니터 영상물이다. 이 전시에선 '주택 이외의 집'으로 구분되는 반지하, 옥탑, 고시원이란 경계선의 거처를 주목한다. 이들의 대표적 수식어인 불안을 안심으로, 위협을 안전으로, 외로움을 동행으로 바꿔가기 위한 초석이자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는 취지를 가득 담고 있었다. 지하 2층 서울라이브러리에서 11월 10일, 17일 오후 2시에 예정된 연계 강연도 기대가 된다.
<2023 서울주거포럼> 연계 전시 '경계선의 거처'를 볼 수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이정민
<2023 서울주거포럼> 연계 전시 '경계선의 거처'를 볼 수 있는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이정민
시청역과 이어지는 연결통로를 지나며 감상할 수 있는 연계 전시 ‘경계선의 거처’ ⓒ이정민
시청역과 이어지는 연결통로를 지나며 감상할 수 있는 연계 전시 ‘경계선의 거처’ ⓒ이정민
전시에선 '집 이외의 집'으로 구분되는 반지하, 옥탑, 고시원이라는 '경계선의 거처'를 주목한다. ⓒ이정민
전시에선 '집 이외의 집'으로 구분되는 반지하, 옥탑, 고시원이라는 '경계선의 거처'를 주목한다. ⓒ이정민

2023 서울주거포럼 연계 전시 '경계와의 거처'

○ 위치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서울도시건축관 지하 2층 아워갤러리
○ 기간 : 11. 7. ~ 11. 18.
○ 강연
 - 11. 10. 집, 일상의 삶을 투영하다 (김창균 유타건축 대표)
 - 11. 18. KBS 추적60분 <2023 고시원 르포 - 7제곱미터의 삶 제작기> (전진 KB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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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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