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혼자 하기 힘들다면 서울런 멘토와 함께 해봐!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3.11.03. 14:59

수정일 2023.11.10. 14:22

조회 2,271

"서울런 듣던 고등학생이 서울런 멘토 대학생이 됐어요"
 거리에서 만난 '서울런' 홍보물 ⓒ김윤경
거리에서 만난 '서울런' 홍보물 ⓒ김윤경

2023년도 수능이 보름 남짓 다가왔다. 종종 거리 가판대나 대중교통 시설물에서 수능을 응원하는 '서울런' 홍보물이 보인다. 서울런은 사회경제적 이유로 교육자원에 접근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공정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21년 탄생한 교육플랫폼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서울런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런의 만족도가 높은 건 특히 멘토링이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멘토링에 참여하지 않은 회원에 비해 멘토링 참여한 회원의 진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개개인에게 꼭 맞는 맞춤형 멘토링이 학습 습관과 정서적 안정을 돕기 때문이다.

문득 지난 8월 서울시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에서 "가난하다고 꿈까지 가난할 순 없지 않냐"며 자신 있게 말했던 하유정 씨가 떠올랐다. ☞ [관련 기사] 서울시민이 쏘아올린 작은 희망! 역경을 이긴 5명의 감동 스토리

당시 시민 대표 중 한 명으로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 무대에 선 하유정 씨는 서울런 멘토로 활동하며 꿈을 찾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현재 서울교육대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하유정 씨를 만나 서울런 멘토링, 공부 이야기, 대학 이야기 등 궁금했던 이야기들을 좀 더 자세하게 들어봤다.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에서 강연했던, 서울런 멘토 하유정 씨를 다시 만났다. ⓒ김윤경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에서 강연했던, 서울런 멘토 하유정 씨를 다시 만났다. ⓒ김윤경

“사실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 지금 면접을 보고 오는 길인데요. 엄청 긴장되더라고요.” 대학교 점퍼를 입은 하유정 씨가 발랄한 모습으로 약속 장소로 들어왔다. 늘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고 말하자, 그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곧바로 궁금했던 이야기부터 물었다.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에서 강연을 듣던 부모들이 감탄했던 내용이기도 했다. 공부 이야기. 솔직히 하라면 더 하기 싫은 게 공부 아닌가. 이런 공부를 어린 나이에 스스로 결심하고 노력하게 된 동기가 궁금했다.

“집안 경제가 어려워지고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제가 우리 집을 이끌어야겠다는 책임감이 강해졌어요. 그런 목표가 생기니까 열심히 하게 된 거 같아요.”

그러다 서울런을 만나게 되었다. 담임 선생님이 서울런을 소개해줬고, 혼자 공부하다가 서울런을 이용하며 무척 감격했단다. 바로 2021년 서울런이 시작한 첫해였다.
하유정 씨는 나무 쌓기로 수학을 가르치는 등 멘티에게 맞는 교육방식을 계속해서 고민한다. ⓒ김윤경
하유정 씨는 나무 쌓기로 수학을 가르치는 등 멘티에게 맞는 교육방식을 계속해서 고민한다. ⓒ김윤경

Q. 고등학생 때는 어떻게 공부했나요?
A. 나이 차가 나는 오빠들은 학원을 다녔어요. 형제 중 제가 가장 공부를 잘 했지만, 집안 경제가 어려워지기도 했고, 학원 체제가 제겐 맞지 않았어요. 서울런처럼 제 방식으로 공부하는 게 딱 맞는 듯해요.

Q. 서울런 멘토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요?
A. 대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서울런 멘토에 대한 평판이 좋았어요. 눈여겨 보고 있다가 학교 누리집에서 서울런 멘토 모집 정보를 보고 신청했죠. 선정됐을 때 무척 기뻤어요. 제가 서울런으로 공부했고, 비슷한 상황이라 멘티들을 더 공감할 수 있었죠. 단순한 암기식이 아니라, 멘티에게 맞는 다양한 교육 방식을 생각해서 가르쳤는데요, 학교에서 하기 어렵고 경제적으로도 하기 힘든 활동들을 많이 알려주고 싶었어요. 나무 쌓기로 수학교육을 가르치거나 색연필 등을 이용해 즐겁게 배우게 했어요.

Q. 직접 경험해본 서울런 멘토링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체계적으로 참 잘 돼 있어요. 멘토링 할 장소를 멘티가 사는 지역 가까운 곳으로 정해 주는데 그런 점도 좋고요, 멘토링 회기가 끝난 후에도 원한다면 멘토링을 연장하여 지속적으로 멘토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아요.”

서울런 오프라인 멘토링 장소는 자치구 25군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 스터디 카페 등 멘티가 도보 가능한 곳으로 선정하고 있다.

서울런 멘토가 되면 좋은 점들

“올해는 작년 대비 멘토단을 크게 증원하고 멘토의 인센티브를 확대했어요. 또 대입이나 검정고시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엔 주 2시간까지로 멘토링 시간을 확대하고, 학습자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멘토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울런 담당자의 설명이다.

서울런 멘토단은 만 39세 이하의 전국 소재 대학(원)생이고, 학점 등 지원자격이 충족되면 누구나 가능하다. 하유정 씨의 경우처럼 기존 서울런 회원이거나 온‧오프라인 병행 활동이 가능하거나 서울 소재 대학생 중 학자금 지원구간이 2구간 이하인 학생 등은 선정 시 우대점수를 준다. 수업 활동비(혹은 봉사시간)를 제공하고, 고학년 멘티를 가르치거나 오랫동안 멘토활동을 하면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서울런 멘토링은 
멘티 학생뿐 아니라
멘토 선생님도 성장하는 시간입니다. 
서울런을 통해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있어요. 
서울런 멘토 활동을 하고 있는 하유정 씨

“교사를 꿈꾸고 있는 제게 서울런은 오히려 더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멘토단 카페가 있어서 월별로 정기교육도 받고,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특강이나 유수 기업의 교육 강연도 들을 수 있어요. 특히 자존감 강의가 기억에 남는데요, 교육자의 자존감이 아이들에게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 스스로도 성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시 청년정책 같은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도 좋아요.”

멘토 프로그램을 통해 역사, 심리, 법은 물론 서울시 청년취업사관학교나 청년정책 등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하유정 씨는 고등학생 때는 서울런으로 공부하고, 대학생이 돼서는 서울런 멘토로 활약 중이다. ⓒ김윤경
고등학생 때는 서울런으로 공부하고, 대학생이 돼서는 서울런 멘토로 활약 중이다. ⓒ김윤경

Q.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서울런 활용팁이 있을까요?
A. 저는 기초가 없어 모르는 게 있으면 학교 선생님들께 여쭤봤는데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바로 서울런, 서울런 멘토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태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하루 시간표를 짜서 그대로 실천해 보는 것도 좋아요.

Q. 입시 철을 앞두고 면접에 신경이 쓰일 학생들이 많을 텐데 대학 면접 시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A. 교대는 면접 비율이 높아서 1,000점 중 500점이 면접으로 판가름 돼요. 저는 3대1 면접을 봤는데 제가 말을 못 한다고 생각해서 100일 동안 면접 준비를 했어요. 카페에 들어가서 교육과 관련된 정보와 책들을 5번씩 읽고 공부했어요. 또 면접 준비 상황을 카메라로 찍어서 동작도 익혀 보고요. 준비를 열심히 한 만큼 면접도 만족할 정도로 본 것 같아요.”

Q. 현재 공부는 어떤 식으로 하고 있나요?
A. 저는 아직도 서울런을 이용하고 있어요. 공무원이나 토익 같은 자격증에 도움이 되는 에듀윌 같은 사이트도 있거든요."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몰랐던 사실이 있다. 24세까지는 학교를 안 다니고 있다가 후에 대학을 가고 싶어졌다거나 타 대학을 준비한다고 해도 서울런을 이용할 수 있다.
서울런 홍보 포스터. '혼자 어려워 말고 서울런과 함께 해요'라는 문구에 힘이 나는 듯하다. ⓒ서울시
서울런 홍보 포스터. '혼자 어려워 말고 서울런과 함께 해요'라는 문구에 힘이 나는 듯하다. ⓒ서울시

Q.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드려요.
A. 가난하더라도 끝까지 가난한 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저는 그런 좌절을 겪었고 나는 안 될 거야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 좌절이 오히려 양분이 되었어요. 서울런을 통해 정보의 기회나 평등을 얻은 게 아닐까 싶어요. 지금 어렵다고 해도 꿈을 가지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을까요?
A. 지금 비록 가난하더라도 꿈까지는 가난하지 않도록 희망을 전해주는 교사가 되는 게 지금 제 최종 목표예요. ‘서울시민쏘울(soul)자랑회’에 나간 것도 그런 취지였어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들이 강연을 듣고 희망과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제가 가진 아픔을 토대로 다른 친구들의 아픔을 보듬어 줄 힘을 키우며 희망을 주고 싶어요.”
내 공부를 돕고 내 성적을 함께 고민하는 '서울런' 홍보물 ⓒ서울시
내 공부를 돕고 내 성적을 함께 고민하는 '서울런' 홍보물 ⓒ서울시

서울런에서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다각화하고 있다. 멘토와 멘티 간 신뢰를 쌓기 위해 얼마 전에는 멘티가 멘토에게 고마움을 담은 손편지를 전달하기도 하고, 지난 10월에 열린 세계불꽃놀이축제에 100명의 멘토 멘티가 함께 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멘토와 멘티의 좀 더 친밀한 관계 형성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런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중위소득 50% 이하·다문화·학교 밖·북한이탈청소년(만6~24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서울런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콘텐츠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또한 멘토와 멘티를 1대1로 매칭하는 멘토링을 통해 교과학습뿐 아니라, 고민 상담도 가능하고, 진로진학 상담을 위해 컨설팅 전문가와 연계해 주기도 한다.
서울런 리플릿 ⓒ서울시
서울런 리플릿 ⓒ서울시

약간 쌀쌀함이 묻어나는 날, 즐거운 꿈을 향해 다가가는 하유정 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서울런을 통해 몸소 교육의 평등과 기회를 실천했고, 이에 관해 적극 추천했다.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겐 그만큼 환경을 주어야 한다고 본다. 교육자원이 부족한 청소년들이라면 서울런을 이용해 좋은 사례를 많이 전파하길 바란다. 이와 함께 모든 수험생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험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응원한다.

서울런

○ 주요 내용 : 온라인 학습 콘텐츠 제공, 맞춤형 멘토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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