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 빨라진 정비사업, 이것만은 경계해야…
채상욱 애널리스트
발행일 2023.08.02. 14:50
재건축‧재개발 수주전에 뛰어드는 건설사들
최근 건설사들은 지방 미분양 등으로 미래 성장동력이나 수익화에 신음하고 있는데, 신규 수주 시장이 30조원 이상 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으로, 수주잔고 채우기 등이 가능해진 상태일 것이다. 아울러 이렇게 절차를 단축시키고 이 대목에 수주를 잘하지 못하는 경우, 향후 수년간 서울의 재건축 수주전에서 배제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자연스럽게 2017년에 그랬던 것처럼 과열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문재인 정부에서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박근혜 정부 때 완화했던 재건축 3대 규제 중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을 예고하였다. 당시 2017년 12월 31일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서를 관할청에 제출하는 사업까지만 재초환을 예외 적용하고 나머지 단지들에 재초환을 적용한다고 하자, 전국에서 재건축 초과이익을 회피하기 위한 속도전이 불타올랐다.
시공사 조기 선정 ‘절차 단축 vs 공사비 논쟁’
가령, 잠실의 미성크로바 재건축의 경우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심화되었고, 현재 2심의 판단으로 롯데건설의 수주전에서 향응 등을 제공한 것으로 인해, 미성크로바 재건축(잠실 르엘)에서 롯데건설이 시공사 자격을 박탈당하는 상황이 되었다.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에서는 엄청난 공사비 인상 이슈가 발생했는데, 일단 수주부터 하고, 이후 공사비를 조합에게 정산하고자 하는 건설사의 업무 관행이 조합과 충돌하면서 발생한 이슈라 할 수 있다.
정비사업의 초반에 건설사를 끌어들이게 되면, 공사비와 관련해서 향후 상당한 논쟁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건설공사비는 물가를 반영하는데, 건설 관련 물가 상승률은 일반 소비자물가와 별도 집계되고, 매우 높은 수준의 인상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업주인 조합은 절차가 단축되는 장점을 기대할 수 있으나, 막상 관리처분 및 준공과 입주를 하면서 정산 사업 손익을 계산할 때, 예상하지 못한 숫자를 마주칠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건설사가 조기 개입될 수 있다는 것은, 조합이라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주체가 아니라 재건축 추진위 단계부터 건설사가 영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과거에 시공사 선정시기를 뒤로 늦춘 근본인 추진위-건설사간 유착에 대해서 항상 경계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앞으로 당겨진 시공사 선정에 대한 장점만큼 단점도 있음을 유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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