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해방촌' 골목이 다시 들썩들썩... 용신해방축제

발행일 2023.06.09. 11:04

수정일 2023.06.09. 15:47

‘2023용신해방축제’의 개막 행사로 해방촌 일대를 돌고 온 길놀이패 ⓒ이정민

“오늘의 첫 번째 행사인 길놀이패가 해방촌 일대를 돌고, 메인광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여러분 박수 부탁드립니다!”

지난 8일 저녁 6시, 해방촌의 잠들어 있는 용신들을 불러 모으는 길놀이패가 ‘2023용신해방축제’의 개막을 알렸다. 며칠 전부터 축제 홍보 포스터가 관내 곳곳에 붙어 지나는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용신해방축제’란, '용산'과 해방촌 '신흥시장'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명칭으로, ‘용신(龍神)이 해방해 하늘로 승천하는 날을 축하하며, 모두의 평온을 비는 축제’의 콘셉트를 띈다. 길놀이패의 뒤를 따르는 상인과 주민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용신을 형상화한 용의 머리를 들고 춤추듯 걷는 상인회 임원을 선두로 이어지는 행렬이 축제의 분위기를 돋운다.

해방촌의 자고 있는 용신들을 불러 모으는 길놀이패의 뒤를 따르는 상인과 주민들 ⓒ이정민

“이번 축제를 통해 상인들이 화합하고,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희망합니다.” 개회 선언을 맡은 신흥시장 상인위원회 하성수 대표의 힘찬 목소리가 상가 안에 울려 퍼진다. 앞으로 4일 동안 ‘해방! 길이 열리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릴 이 행사는 서울시 주관 ‘2023년 지역상권 활성화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상인들의 화합과 신흥시장 활성화를 바란다는 상인회 하성수 대표 ⓒ이정민

“저희가 보내드릴 곡 비나리와 함께, 여기 오신 모든 분들의 복과 희망을 빌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막 공연'을 담당한 '전통연희단 꼭두쇠' 단원의 구수한 덕담에 동네 어르신들의 박수가 이어진다. 잠시 후, 메인 광장 맞은편에 앉은 어르신들에게 진행 스태프가 꽃을 달아주자 감사의 말과 미소가 오고 간다.

전통연희단 꼭두쇠는 구수한 덕담과 흥겨운 공연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이정민

진행 스태프가 달아준 꽃에 즐거워 하는 어르신들 ⓒ이정민

흥겨운 개막 공연이 끝나고 '용오름 콘서트'의 첫 무대를 ‘염신혜 트리오’가 멋진 재즈 음악으로 열었다. 첫 곡 ‘오버 더 레인보우’가 연주되자 방문객들이 점점 더 모여든다.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객석에서 몸을 가볍게 흔드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둠이 내린 상가 안에 걸린 조명들이 온기를 품어 더 환하게 빛난다.

'용오름 콘서트'의 첫 무대를 멋진 재즈 음악으로 장식한 ‘염신혜 트리오’ ⓒ이정민

어둠이 내린 상가 안에 걸린 조명들이 온기를 품어 더 환하게 빛났다. ⓒ이정민

한편, 마을버스가 다니는 차로 쪽 시장 입구에선 ‘해방촌 마을정원’ 팀이 준비한 무료 식물 나눔이 인기다. 앞치마를 두른 봉사자들은 식물에 관해 묻는 방문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설명한다. 더불어 축제 기간 중 매일 한 시간씩 진행될 예정이라는 안내도 잊지 않는다.

‘해방촌 마을정원’ 팀이 준비한 무료 식물 나눔이 인기가 높았다. ⓒ이정민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맛있는 음식은 필수다. 그래서 해방촌 신흥시장 상인회원들의 호떡 만드는 손길이 유난히 분주해 보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호떡 한 입에 모두가 행복해진다. 축제 캐릭터로 이름 지은 맥주 판매 부스에도 방문객들이 점차 늘어간다.

축제에서 빠질 수 없는 음식들, 맛있는 호떡과 맥주 부스 ⓒ이정민

이 밖에도 신흥시장은 평소 차별화된 메뉴와 독특한 개성의 가게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고 있다. 예전 간판을 그대로 둔 가게, 드라마 촬영 장소로 쓰인 옛날 오락실, '옷장 속 동굴'이라는 특이한 콘셉트의 카페 등 이곳만의 고유한 매력 넘치는 가게들이 많다.

독특한 개성의 가게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신흥시장 ⓒ이정민

행사 중간중간 시장 안을 다니다 보니, 벌써 저녁 8시가 되었다. 이날 마지막 순서인 ‘움칫둣칫 DJ 파티’ 준비로 스태프들이 바쁘다. 더 자유롭고 신나는 분위기로 축제의 흥을 제대로 즐기는 상인들과 방문객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다. 축제 둘째 날에는 춤 동호인들의 신명나는 해방춤판, 약 4.2km를 뛰는 해방로드런, 그리고 셋째 날 워킹 플래쉬몹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 기간 내내 '여의주 스탬프투어'도 진행된다. ‘2023용신해방축제’는 오는 6월 11일까지 해방촌 신흥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날 마지막 순서인 ‘움칫둣칫 DJ 파티’로 축제의 흥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 ⓒ이정민

축제 중 스탬프를 찍고 기념품을 받을 수 있는 ‘여의주 스탬프투어’ ⓒ이정민

2023 용신해방축제 (YONGSHIN HAEBANG FESTIVAL)

○ 기간 : 2023. 6. 8. ~ 6.11.
※ 프로그램 : 용신해방 길놀이, 해방로드런, 루프탑 콘서트, 워킹플래시몹, 여의주 스탬프투어 등
○ 위치 : 서울 용산구 신흥로 95-9
○ 교통 : 지하철 6호선 녹사평(용산구청)역에서 도보 20분
○ 용산구청 블로그
○ 문의 : 02-556-0203 (신흥시장 상인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