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져들다! 산악문화체험센터

시민기자 조한상

발행일 2023.06.02. 09:27

수정일 2023.08.09. 15:59

조회 2,414

스포츠 클라이밍 체험과 산악 문화, 커뮤니티가 결합된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 ©조한상
스포츠 클라이밍 체험과 산악 문화, 커뮤니티가 결합된 서울시산악문화체험센터 ©조한상

화창한 5월의 마지막 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 내에 자리 잡은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이하 산악문화체험센터)를 찾아가 봤다. 이곳은 스포츠 클라이밍 체험과 산악 문화, 커뮤니티가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초보자와 숙련자, 어른과 어린이 누구나 스포츠 클라이밍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진입로를 따라 노을공원의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며 걷다 보면, 마치 서울이 아닌 해외의 어느 캠핑장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

1층에 도착하면 카페테리어 내부에 다양한 설치물과 소개 자료 등을 전시해 놓은 상설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그 밖의 주요 시설로는 지하 1층의 실내·외 클라이밍장, 볼더링장, 시청각실, 어드벤처 체험 시설이 있다. 지상 2층에는 기획전시실 등이 있어 산악 문화를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산악문화체험센터 1층 로비 ©조한상
산악문화체험센터 1층 로비 ©조한상
1층 카페테리어 내부에는 다양한 설치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한상
1층 카페테리어 내부에 설치된 소개 자료들. ©조한상
산악문화체험센터를 소개하고 있는 윤태영 교육안전팀장 ©조한상
'산악문화체험센터'를 소개하는 윤태영 교육안전팀장 ©조한상

산악문화체험센터는 2013년 산악인 박영석 대장 기념관으로 추진되어 오다가 2021년 5월에 정식 개관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현재 외부 암벽장, 실내 볼더링장, 어드벤처 체험장 등 크게 3가지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 암벽장의 경우는 리드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이다. 리드클라이밍이란 리드와 로프를 이용해 오르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안전을 고려해 보통 2~3명이 함께 활동을 하며, 먼저 오르는 선등자가 클라이밍을 할 때, 다른 사람이 줄과 안전을 확보해 주는 빌레이어 역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선등자를 지원하는 빌레이어 역할을 대신하는 '오토빌레이'란 자동장치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혼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 어드벤처 체험장이다. 이곳은 최고 12m 높이의 공간으로, 난이도에 따라 우리나라의 설악산, 한라산, 백두산 등 3가지 콘셉트로 구성되어 있다.

아무런 장비 없이 맨몸으로 빠르게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즐기는 공간은 실내 볼더링장으로, 이곳은 높이도 그리 높지 않고, 아래쪽에 매트가 깔려 있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산악문화체험센터 윤태영 교육안전팀장은 대학 산악부 출신으로 1984년부터 등반을 시작해 히말라야를 비롯한 해외 원정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곳의 시설과 공간을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외부 암벽장을 통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산악 문화를 즐길 수 있다. ©조한상
리드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외부 암벽장 ©조한상
교육 프로그램의 자세한 설명을 도와준 양병석 씨 ©조한상
교육 프로그램의 자세한 설명을 도와준 교육안전팀 양병석 씨 ©조한상

이어 교육안전팀의 양병석 씨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도와줬다. 초보자를 기준으로, 보통은 우선 1일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작해 볼 수 있고, 이후 교육벽 공간에서 대략 2~3개월의 기초 강습 프로그램을 수강한 후, 2개월 정도의 리드클라이밍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볼더링과 리드클라이밍을 선택해 볼 수도 있는데, 만약 스스로 활동적인 액티비티를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장비 없이 맨몸으로 움직이는, 빠르게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의 볼더링이 더 잘 맞을 수도 있다. 또 비교적 지구력과 집중력을 통한 성취감을 즐기는 성향이라면 로프와 리드를 활용하는 리드클라이밍이 적합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운영되는 프로그램은, 주중의 경우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주말의 경우 대략 50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8~13세 어린이, 청소년 그리고 여성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손주와 함께하려고 맹연습 중이신 73세 어머님 ©조한상
손주와 함께하려고 맹연습 중이신 73세 어머님 ©조한상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눠봤다. 우선 일산에 사는 73세 어머님은 현재 주말반에 수강 중인 손자를 따라왔다가 시작하게 되어, 벌써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고 한다. 이제 곧 손자와 함께 클라이밍을 즐기려는 생각에 마음이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 연세도 있어서 많이 힘들 것 같아 걱정했는데, 남편분도 원래부터 산악부 출신으로 젊어서부터 오랜 시간 함께 산과 바위 등을 타며 활동해 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가 되었다.
김포 풍무동에서 온 여성은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져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째 접어들었다. ©조한상
김포 풍무동에서 온 여성은 클라이밍의 매력에 빠져 시작한 지 어느덧 6개월째 접어들었다. ©조한상
클라이밍을 할 때 미끄럼 방지를 위해 하얀 초크를 사용해야 한다. ©조한상
클라이밍을 할 때 미끄럼 방지를 위해 하얀 초크를 사용해야 한다. ©조한상

김포 풍무동에서 온 한 여성은 친구의 권유로 시작해 어느새 클라이밍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원래 산이랑 특별한 인연이 없었지만, 클라이밍을 통해 팔근육과 함께 잔근육이 활성화되고, 유연성이 향상된 것 같아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말하는 밝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미끄럼 방지를 위해 하얀 초크와 테이핑을 한 두 손이 클라이밍에 대한 열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해서 기억에 남았다.
자녀들과 클라이밍 스포츠를 함께하려고 연습 중인 남성 ©조한상
자녀들과 클라이밍 스포츠를 함께하려고 연습 중인 남성 ©조한상

날렵한 몸으로 연습 중인 중년의 남성분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자신을 강서구 염창동에서 왔다고 소개한 허씨는 "얼마 전 자녀들의 체험 학습을 따라 왔다가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현재 육아휴직 상황에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란 생각으로 2개월 차에 접어든 클라이머라고 소개해 줬다. 특히 클라이밍의 매력으로 체력적인 장점 이외에도, 단순히 체력과 힘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생각을 통해 왜 안 되고 어려운 지를 고민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고도 소감을 전했다.
스포츠 클라이밍 프로그램은 초보자, 숙련자 등 개인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조한상
스포츠 클라이밍 프로그램은 초보자, 숙련자 등 개인 수준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조한상
이용료도 타 민간 시설에 비해 저렴해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조한상
이용료도 타 민간 시설에 비해 저렴해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조한상

지금까지 산악문화체험센터의 흥미로운 시설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 소개했다. 어린이와 여성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취재 중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다수가 중년의 여성분이었다. 특히, 초등학생 어린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이란 점에서 참여하시는 할머님과 아버님이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과거 골프를 배웠을 때, 실내연습장에서 할아버지가 손녀를 가르쳐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기분 좋게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소통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사실 소통을 위해서는 친밀함을 쌓아가며 공감할 수 있는 소재와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의 골프처럼 클라이밍이 그런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주변에 유익한 다른 기회들이 많이 발견되는 사회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특별시 산악문화체험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하늘공원로 112
○ 운영시간 : 화~금요일 10:00~21:00, 토·일요일 10:00~18:00
○ 휴무 : 월요일
누리집 
○ 문의 : 02-306-8848

시민기자 조한상

디지털 미디어, 설치 등과 관련한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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