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이어온 '연고백차' 마시고, 거리공연축제로 흥 충전하고!
발행일 2023.06.02. 10:03
서울시에서는 각 지역구마다 정기적으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지역구에 속한 박물관·미술관·도서관을 포함한 주민센터나 구민회관 등 많은 기관에서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할 수 있고, 대부분 선착순 접수로 무료 진행되지만, 프로그램에 따라 소정의 재료비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이 많아 지역민들의 여가 활동을 다채롭게 한다.
'무계원'에서 즐긴 천년을 이어온 우리 차, 연고백차전(傳)
지난주 부암동 소재의 전통문화 공간 무계원에서 무료 차 시음회가 열렸다. 종로문화재단이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이 행사는, 5년여의 연구를 통해 우리 선조가 즐긴 ‘연고백차’를 만들고 마시는 방식을 연구한 결과를 대중들에게 처음 선보인 특별 행사였다.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하루 4회씩 진행된 이 행사는 사전 예약으로 매회 15명의 참석자를 모집했는데,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려시대의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고 대기 인원도 많았다. 주민 소식지를 통해 행사를 접했고 일찌감치 전화로 사전 예약한 후에 엄마와 당일 참석했다.
약 60여 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예약자 확인 후 사랑채 툇마루와 마당에서 첫 번째 ‘녹차’를 마시며 차 제조 과정을 담은 책자인 <계묘청음록>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는 차 문화가 가장 융성했던 고려시대의 백차를 재현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사용한 찻잔도 고려시대 다구를 재현한 것으로 제공되었는데,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구에 담긴 차 맛도 좋았지만 사랑채 툇마루 및 마당에 앉아 차를 마시는 경험도 꽤 색달랐다.
5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하루 4회씩 진행된 이 행사는 사전 예약으로 매회 15명의 참석자를 모집했는데,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려시대의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고 대기 인원도 많았다. 주민 소식지를 통해 행사를 접했고 일찌감치 전화로 사전 예약한 후에 엄마와 당일 참석했다.
약 60여 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예약자 확인 후 사랑채 툇마루와 마당에서 첫 번째 ‘녹차’를 마시며 차 제조 과정을 담은 책자인 <계묘청음록>을 보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이날 행사는 차 문화가 가장 융성했던 고려시대의 백차를 재현하는 자리인 만큼, 현장에서 사용한 찻잔도 고려시대 다구를 재현한 것으로 제공되었는데, 평소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구에 담긴 차 맛도 좋았지만 사랑채 툇마루 및 마당에 앉아 차를 마시는 경험도 꽤 색달랐다.
무계원 마당에서 마신 첫 번째 녹차. 고려시대 다구를 재현한 잔에 제공되어 더 특별했다. ©박지영
차를 마신 후엔 청자로 만든 차 도구 전시 관람과 도구 시연이 이어졌다. ‘백차’는 중국 송나라에서 시작해 고려시대에도 융성했던 백색의 거품이 나는 가루차로, 당시에는 왕족, 소수 귀족, 수행승, 관료 문인들이 즐긴 특별한 차였다고 한다.
차나무 재배와 제조 및 마시는 법이 까다로운 만큼 그 과정에 사용된 도구들도 평범하지 않았다. 전시된 도구들과 시연 장면을 보며, 이 도구들을 사용해 만든 특별한 차를 곧 마신다고 생각하니 어느 때보다 더 기대됐다.
차나무 재배와 제조 및 마시는 법이 까다로운 만큼 그 과정에 사용된 도구들도 평범하지 않았다. 전시된 도구들과 시연 장면을 보며, 이 도구들을 사용해 만든 특별한 차를 곧 마신다고 생각하니 어느 때보다 더 기대됐다.
연고백차 제조에 사용된 다구를 시연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박지영
전통차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다구를 보며, 우리 차에 들어간 정성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박지영
다구 시연을 마친 후엔 바로 두 번째 차인 녹차 ‘동춘차’와 세 번째 차인 ‘연고백차’ 시음이 이어졌다. 연고백차는 어린 차 싹을 쪄서 고(膏: 진액)를 짠 후 연에 갈아 둥근 틀에 찍어 내는 방식으로 채집되어 ‘연고백차’라 명명했다고 한다.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제공된 연고백차는 현장에서 한 잔씩 직접 제조되었는데, 가루차를 격불이라는 다구로 풀어 거품을 내어 마셔야 하는 관계로 한 잔을 만드는 데 몇 분이 소요되었다.
당일 참석한 15명의 시민들 앞에서 차 제조 과정이 15회 시연되는 동안, 먼저 제조된 차를 마시는 시민들의 표정 역시 진지했다. 이 차를 여러 모금으로 나눠 조금씩 마시는 동안 입안에서 달라지는 차의 맛에 집중하며 신중하게 음미했다. 연고백차 시음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된 후에도, 시민들은 무계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조금 더 머물렀고, 당일 준비된 전시 자료를 다시 보며 그날의 경험을 되새겼다.
당일 참석한 15명의 시민들 앞에서 차 제조 과정이 15회 시연되는 동안, 먼저 제조된 차를 마시는 시민들의 표정 역시 진지했다. 이 차를 여러 모금으로 나눠 조금씩 마시는 동안 입안에서 달라지는 차의 맛에 집중하며 신중하게 음미했다. 연고백차 시음을 끝으로 행사는 마무리된 후에도, 시민들은 무계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조금 더 머물렀고, 당일 준비된 전시 자료를 다시 보며 그날의 경험을 되새겼다.
무계원 안채 대청마루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차 시음이 이어졌다. ©박지영
연고백차 제조에 필요한 다구를 준비해 15명에게 차를 직접 현장에서 각각 제조해 제공했다. ©박지영
현장에서 원형에 가깝게 재현된 연고백차. 입안 가득 다양한 풍미가 전해졌다. ©박지영
봄밤을 공연으로 꽉 채운, 2023 D.FESTA 거리공연축제
지난 주말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선 'D.FESTA 거리공연축제'가 5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열렸다. 17년째를 맞는 대학로 대표 거리공연축제로, 올해는 '모두, 어울림'이란 주제로 3편의 공동 제작 공연, 6편의 기획 초청 공연, 5편의 초청 공연을 무료로 선보였다.
개막 당일에는 선포식과 함께 퓨전 국악 밴드 그라나다의 연주에 이어 집단 <시선, 선과 악>, 극단 마중물의 연희극 'P.R.N,D(Parking, Reverse, Neutral, Drive)', 극단 신인류 'Together', 연극인 토크 콘서트 <노래가 있는 공원>이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야외 공연이라 전용 공연장에서 보는 것만큼 주변 환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당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공연을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평일 오후 5시라는 조금 이른 시간에 행사가 시작되다 보니 처음에는 군데군데 빈 좌석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이 모여들었고, 행사가 종료된 저녁 9시 이후까지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장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어 모든 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경우는 적었는데, 그렇게 빈 자리들은 또 새로운 시민들이 채우며 함께 공연을 즐겼다.
개막 당일에는 선포식과 함께 퓨전 국악 밴드 그라나다의 연주에 이어 집단 <시선, 선과 악>, 극단 마중물의 연희극 'P.R.N,D(Parking, Reverse, Neutral, Drive)', 극단 신인류 'Together', 연극인 토크 콘서트 <노래가 있는 공원>이 4시간 동안 이어졌다. 야외 공연이라 전용 공연장에서 보는 것만큼 주변 환경이 좋지는 않았지만, 다행히 당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공연을 끝까지 관람할 수 있었다. 평일 오후 5시라는 조금 이른 시간에 행사가 시작되다 보니 처음에는 군데군데 빈 좌석들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들이 모여들었고, 행사가 종료된 저녁 9시 이후까지 상당히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장시간 동안 행사가 진행되어 모든 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경우는 적었는데, 그렇게 빈 자리들은 또 새로운 시민들이 채우며 함께 공연을 즐겼다.
집단 <시선, 선과 악>의 공연 장면. 다양한 레퍼토리로 현장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박지영
극단 마중물의 연희극 'P.R.N,D(Parking, Reverse, Neutral, Drive)' 공연 장면 ©박지영
여러 프로그램 중 마지막으로 진행된 연극인 토크 콘서트 <노래가 있는 공원>은 현재 공연 예술계에 종사하는 예술인 6팀이 게스트로 참여해 자신의 꿈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줘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이야기 끝엔 각자 직접 선곡한 노래도 불러줬는데, 직접 자작곡을 들고 나오거나, 자신이 맡았던 배역의 노래를 부르거나, 자신의 꿈을 담은 노래를 불러줬고, 토크 콘서트에 출연했던 모든 출연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 같이 앙코르 곡을 부르면서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연극인 토크 콘서트 <노래가 있는 공원>에서는 6팀의 연극인이 다양한 이야기와 노래를 들려줬다. ©박지영
늦은 시간까지 많은 시민들이 관객석과 주변에 머물며 거리공연축제를 함께 즐겼다. ©박지영
마로니에공원이라는 안전하고 열린 공간에서 행사가 진행되다 보니 사전 신청 없이 오가다 현장에 들러 축제를 즐기고 간 시민들이 많았다. 정해진 좌석이 아니어도 마로니에공원 이곳저곳에 친구들과 편안하게 앉아 있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는데, 특별한 행사가 아니어도 대학로에는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소극장 공연들이 많이 있으니 한 번쯤 찾아갈 만하다.
종로문화재단 무계원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2(부암동 327)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휴무 : 월요일, 공휴일
○ 누리집
○ 문의 : 02-379-7131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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