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손맛 그대로, 한옥문화공간 '무계원'에서 김장 체험

시민기자 최윤정

발행일 2022.12.26. 10:54

수정일 2022.12.26. 17:10

조회 832

무계원에서 ‘한옥사계’ 겨울 프로그램으로 김장 체험을 준비했다. ©최윤정
무계원에서 ‘한옥사계’ 겨울 프로그램으로 김장 체험을 준비했다. ©최윤정

우리나라 전통 가옥인 한옥은 사시사철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도심 속 한옥에서 한옥미도 느껴보고 전통문화도 체험하는 ‘한옥사계 겨울나기’ 프로그램이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에서 진행됐다. ‘김장은 손끝을 불어가면서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추워서 손끝을 호호 불 정도로 겨울이 깊었을 때 김장을 해야 맛있는 김치가 된다는 말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날씨는 춥지만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린 한옥에서 김장 체험을 했다.
무계원에서 김치 담그기 체험에 참여했다. ©최윤정
무계원에서 김치 담그기 체험에 참여했다. ©최윤정

김장 체험에 앞서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대표가 강사로 나와 “우리나라 김치 종류는 얼마나 될까요?”라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옛날 ‘침채’란 이름으로 시작한 김치부터 지방과 재료에 따른 김치 종류는 약 200종이 넘는다고 한다. 필수 영양소가 부족하기 쉬운 겨울 밥상,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야채에 새우, 황새기 등 지역 특산물을 첨가해 김치를 담근 옛 사람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추운 ‘북부’는 심심한 맛이고, 더운 ‘남부’는 짭쪼름한 맛이 있는데 오늘 무계원에서 배워보는 김치는 적당한 간이라는 ‘중부’의 맛이었다.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법은 좋은 재료에 정성을 가득 담는 것이다.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비법은 좋은 재료에 정성을 가득 담는 것이다.

겨울 무는 ‘산삼 위의 동삼’이라고 했다. 그 정도로 맛있고 영양가도 좋다고 한다. 무의 결을 따라 서걱서걱 채 썰고, 쪽파는 머리 쪽을 툭툭툭 납작하게 두드리고, 싱싱한 새우젓도 잘게 다진다. 김치 소를 만들기 전에 고춧가루와 액젓 등 갖은 양념을 미리 섞어 놓는 게 팁이다. 잘 절여진 배추에 쓱쓱 소를 바르고 켜켜이 채워본다. 빨간 양념에 침이 꼴깍 넘어간다.

김장 체험 프로그램 참석자들은 어린이를 동반한 젊은 주부부터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남성까지 다양했다. 배추 절이기와 마당에 항아리 묻기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할 만큼 참가자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이 날, 무계원에선 특별히 수육을 준비해 주었다. 배추와 무, 잘 익은 수육 한 점으로 모두가 즐거우니 ‘김장’은 단순히 음식이 아닌 ‘문화’라는 말이 실감난다. 
무계원에서 준비한 수육과 김치를 맛보며 사랑과 정성을 맛보았다. ©최윤정
무계원에서 준비한 수육과 김치를 맛보며 사랑과 정성을 맛보았다. ©최윤정

과거 종로구 익선동에 있었던 등록 음식점 1호였던 ‘오진암’의 건물 자재로 지어진 무계원은 도심 속 전통 문화 공간이며 서울미래유산이기도 하다. 안채, 사랑채, 행랑채 등으로 구성된 이곳에선 강연, 세미나, 전통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옥 식계 체험’으로 봄에는 고추장을, 겨울에는 김장을 담그는가 하면 서당, 민화, 매듭과 같은 체험도 해볼 수 있다. 
도심 속 전통 한옥미가 가득한 무계원 ©최윤정
도심 속 전통 한옥미가 가득한 무계원 ©최윤정

무계원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2 (부암동 327)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월요일과 공휴일 제외)
누리집
○ 문의 : 02-379-7131

시민기자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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