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에게 자연을 선물하는 예술! 문화역서울284로 오세요~

시민기자 정유리

발행일 2023.05.10. 09:10

수정일 2023.05.10. 16:47

조회 522

문화역서울284 전시장에 들어서면 장성 작가의 <MOBI>가 관객을 맞이한다. ©정유리
문화역서울284 전시장에 들어서면 장성 작가의 <MOBI>가 관객을 맞이한다. ©정유리

문화역서울284에서 6월 4일까지 공예기획전 '다시,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가 열린다. 2022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열린 한국 공예전을 재구성하여 도시인들에게 자연 속 풍경을 선물한다. 자연에서 비롯한 소재인 갈대와 풀, 기술에서 기반한 비닐과 플라스틱 소재를 적절히 섞어 작품을 만들어냈다. 재료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과 기술이라는 상반되는 개념을 적절히 섞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세상엔 서로 상반되는 개념들이 많지만, 이들을 합치다 보면 신선한 조합이 생기곤 한다.
장성 작가의 <주어짐>은 전시장 중앙에 돌이 회전하는 영상과 실제 돌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정유리
장성 작가의 <주어짐>은 전시장 중앙에 돌이 회전하는 영상과 실제 돌을 전시해 눈길을 끈다. ©정유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신기하게 생긴 조형물이 중앙홀에 놓여 있다. 잔잔한 배경음악이 흘러나와 신비로움을 강조한다. 돌이 회전하는 영상이 보이고, 그 주변에 실제 돌을 두어 사람들이 모여든다. 자연물을 매개체로 하여 사람과 사람 간, 사람과 자연 간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고풍스러운 옛 서울역 내부에 감각적인 미술을 설치함으로써 작품을 돋보이게 한다.
사람을 지탱하는 땅을 주제로 한 작품 <내가 서 있는 땅>. 벽면에 거울이 붙어 있고, 흙과 조형물을 올려놓은 플랫폼 사이를 걸을 수 있다. ©정유리
사람을 지탱하는 땅을 주제로 한 작품 <내가 서 있는 땅>. 벽면에 거울이 붙어 있고, 흙과 조형물을 올려놓은 플랫폼 사이를 걸을 수 있다. ©정유리

세상 만물은 땅으로부터 비롯된다. 생명은 땅이 있어 태어날 수 있고, 땅으로부터 식량과 보금자리를 얻는다. <내가 서 있는 땅>은 거울, 비닐 등의 인공 소재로 우리가 서 있는 땅을 재현한 작품이다. 성인 어깨 높이의 전시대 사이로 통로를 만들어 그 사이를 걷도록 유도한다. 땅의 품속으로 들어가 대지의 포옹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전방 벽면에 거울을 여러 개 두어 자연과 우리가 지금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돌아보게끔 한다.
2022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 '다시, 땅의 기초로부터'에 출품한 작품들 ©정유리
2022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 '다시, 땅의 기초로부터'에 출품한 작품들 ©정유리

전시는 다양한 소재를 혼합하여 문명과 자연이라는 두 주제가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인간의 영역인 공예에서도 서로 다른 영역이 합쳐져 조화를 이루었다. 이탈리아의 디자이너와 우리나라 장인이 협업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옷을 만들 때 천과 천을 실로 엮는 행위를 건축에 비유하면서, 금속을 '실로 짜는' 작품을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어떤 것이든 서로 달라 보여도 자세히 바라보면 공통점을 찾을 수 있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친숙함을 발견할 수 있다.
플라스틱 조각을 빗자루로 쓸면 바닥에 숨겨져 있던 '플라스틱 사용 대신 풀을 엮'이라고 쓴 문구가 조금씩 드러난다. ©정유리
플라스틱 조각을 빗자루로 쓸면 바닥에 숨겨져 있던 '플라스틱 사용 대신 풀을 엮'이라고 쓴 문구가 조금씩 드러난다. ©정유리

전시를 다 보고 나면 체험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오래썩는 오래쓰는' 코너는 빗자루로 바닥을 쓸어 숨겨진 문구를 찾는 활동을 할 수 있다. 빗자루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쓸어보니 '플라스틱'이라는 문구가 나왔고, 쓸어야 할 모래가 많아 문장을 다 읽기 위해선 빗자루를 잘 쓰는 요령이 필요했다. 마찬가지로 자연을 가꾸고 그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많은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전시 기간 내 매주 화·목·토요일마다 선착순으로 '나만의 반려 빗자루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체험 활동을 하는데 썼던 빗자루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자연 소재인 갈대와 억새를 엮어 주변을 가꾸는 데 쓸 수 있다. 주말엔 인원을 더 모집하여, 더 많은 체험 기회가 열려 있다. 이 외에도 관객이 비닐로 만든 실을 걸어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작품도 있다.
전시된 자료를 통해 서울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정유리
전시된 자료를 통해 서울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다. ©정유리

문화역서울284는 2003년까지 구 서울역으로 쓰였던 장소로, 2011년부터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정기적으로 전시, 공연, 워크숍 등을 진행한다. 과거엔 사람과 사람을 기찻길로 연결했고, 오늘날엔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연결 고리로 쓰이는 셈이다. 5월 가정의 달엔 가족과 함께 신기한 미술 작품을 구경하고, 자연을 주제로 한 체험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 일정이 없는 날에는 20세기 서울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테인드글라스 천장과 석조 기둥, 문에 달린 장식, 벽돌을 보면 세월이 지나간 흔적을 볼 수 있다.

'다시, 자연에게 보내는 편지' 전시

○ 위치 : 서울시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284 본관(1, 2층)
○ 기간 : 2023. 4. 4. ~ 6. 4.
○ 교통 :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2번 출구, 경의중앙선 서울역 1번 출구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1:00~19:00 (입장 마감 18:30)
○ 휴무 :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3407-3500

시민기자 정유리

뚜벅 뚜벅 산책하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여러분의 곁에서 도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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