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빛 따라 걷는 밤 산책, 서울로 7017부터 도킹서울까지
발행일 2022.12.21. 10:10
회현역에서 남대문으로 가는 길에 ‘서울로7017’ 진입로가 있다. ⓒ윤혜숙
회현역에서 남대문시장으로 향하는 대로변에 ‘서울로7017’로 진입하는 건널목이 있다. 낮에 서울로7017 보행로를 산책 삼아 걷곤 했는데 해가 진 초저녁은 어떨지 궁금했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 여러 행인이 서울로7017 보행로로 발길을 옮긴다.
서울로7017로 가는 길은 17개에 이른다. 회현동 뿐만 아니라 만리동, 중림동, 서계동, 청파동 등 곳곳에서 서울로7017로 향할 수 있다.
서울로7017로 가는 길은 17개에 이른다. 회현동 뿐만 아니라 만리동, 중림동, 서계동, 청파동 등 곳곳에서 서울로7017로 향할 수 있다.
야간에도 서울로7017 보행로로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다. ⓒ윤혜숙
저녁시간대는 퇴근을 서두르는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서울로7017의 보행로는 원래 차로였다. 1970년에 서울역 위에 사방으로 뻗은 고가 도로가 생겼다. 서울역으로 집결하는 철로가 생겨나면서 주변의 교통량을 감당하기 위해 고가 도로를 만든 것이다. 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차량이 지나다닐 수 없게 되자 고가 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2017년 보행로로 바꿨다. 그래서 이 길이 서울로7017로 불리게 됐다.
겨울 추위를 대비해 나무 화분들을 짚으로 감쌌다. ⓒ윤혜숙
서울로7017 보행로 곳곳에는 커다란 화분이 놓여 있다. 겨울을 대비해 화분을 짚으로 감싸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커다란 화분을 둘러싼 조명은 아래에서 위로 빛을 발한다. 조명 빛을 따라 바닥을 살피면서 걷기 좋다. 화분들 사이로 걷다 보면 군데군데 재미난 곳도 있다. 서울로 가게, 서울로 전시, 목련홍보관, 수국전망대, 장미홍보관 등 휴게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그 중 ‘서울로 안내소’는 서울로7017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는 기념관이다. 안내소에는 서울 가이드북, 지도 등 안내 책자가 마련돼 있다. 길을 걷다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려 돌아봤는데 ‘목련홍보관’이었다. 목련홍보관에는 피아노가 있어 시민 누구나 앉아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다. 서울로 전시 공간에는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이 진행됐다.
그 중 ‘서울로 안내소’는 서울로7017의 역사와 의미를 소개하는 기념관이다. 안내소에는 서울 가이드북, 지도 등 안내 책자가 마련돼 있다. 길을 걷다 피아노 연주 소리가 들려 돌아봤는데 ‘목련홍보관’이었다. 목련홍보관에는 피아노가 있어 시민 누구나 앉아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다. 서울로 전시 공간에는 서울시립대학교 학생들의 졸업작품전이 진행됐다.
서울로7017 보행로를 걷다 보니 ‘목련홍보관’에 놓인 피아노를 한 시민이 연주하고 있다. ⓒ윤혜숙
보행로를 걷다 만난 투명한 창에는 가상세계를 담은 영상도 있었다.ⓒ윤혜숙
서울로7017은 길을 걷다가 누리는 즐거움이 많다. 둥근 투명창으로 들여다보면 가상 세계 속 공중에 뜬 사람이 씨앗을 심고 있는 영상도 보이고, 발아래 투명 창을 통해 내려다 보면 차량이 지나가는게 보인다. 회현역에서 이어진 보행로는 오르막길인데 기자는 그 사실을 망각한 채 걷다가 바닥에 난 투명창을 보며 여기가 공중에 떠 있는 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아이들을 위한 ‘방방놀이터’도 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딜 가든 뛰어다니기 좋아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은 방방놀이터에서 방방 뛰며 신나게 놀 것 같다.
아이들을 위한 ‘방방놀이터’도 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딜 가든 뛰어다니기 좋아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에너지를 가진 아이들은 방방놀이터에서 방방 뛰며 신나게 놀 것 같다.
서울로7017 보행로는 ‘도킹서울’과도 연결돼 있다. ⓒ윤혜숙
서울로7017에서 ‘문화역서울284’를 지나가면 ‘도킹서울’이 있다. 도킹서울은 구 서울역의 주차장을 연결하는 통로였다. 구 서울역이 폐쇄되면서 지난 20년 간 버려진 곳이됐다. 기자는 가끔 지나다니면서 나선형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서 내려가면 뭐가 나올지 궁금했는데 호기심을 자아내던 이곳이 공공 미술관으로 바뀌고 ‘도킹서울’이 변신했다. 나선형의 벽면, 중앙, 통로 곳곳에 도킹서울을 대표하는 여러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도킹서울에는 나선형 벽면과 중앙, 통로 곳곳에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윤혜숙
전시물은 ‘도킹’이라는 테마를 통해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결합해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순간을 담아내고자 했다. 우리의 일상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 시간, 공간과의 무수한 ‘도킹’이 존재한다. 특히 서울역을 중심으로 여러 동네가 연결된 ‘서울로7017’은 도킹서울을 대표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자도 그동안 서울로7017 보행로를 걸으면서 수많은 사람과 마주쳤다. 스치듯 지나가는 그들도 도킹서울 안에서 서로 연결된 존재일 것이다.
도킹서울에는 빙빙 돌아가는 나선형 공간 안에 여러 작품들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다. ⓒ윤혜숙
바닥의 화살표를 따라 나선형으로 난 길을 내려가면서 벽면에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팀코워크, 정소영, 양정욱, 김주현 외 여러 작가가 참여했다. 처음엔 나선형 아래가 궁금해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걸어 내려갔다가 그 다음엔 곡선의 벽면을 따라 설치된 작품들을 차례대로 감상했다. 중앙의 공간은 둥근 램프가 겹쳐져 하늘을 향해 솟아 있어 지구와 외부의 시공간을 연결하는 도킹서울의 축이자 시선의 내비게이션이 된다.
나선형으로 내려가는 통로 안에도 작품이 설치돼 있어 감상하면서 따라 내려가면 된다. ⓒ윤혜숙
이태형 천문학자는 “우주에는 정지하고 있는 것은 없다. 우주는 계속적인 움직임, 균형을 잡으며 변화하는 동적인 현상이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생명체는 정지하고 있지 않다.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변화한다. 생명체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 정지한다. 도킹서울을 구성하는 여러 작품들은 인간이 태곳적부터 품어왔던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미술의 형태로 보여주는 것 같다.
도킹서울에서 밖으로 나오면 서울역 옥상정원이 펼쳐진다. ⓒ윤혜숙
도킹서울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벽면의 화살표를 따라 출구로 나오면 ‘서울역옥상정원’이 보인다. 탁 트인 옥상정원을 맞이하니 잠시 갇혀 있던 어둠과 미로에서 해방된 느낌도 들었다.
서울로7017은 밤낮,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삭막한 도심 한복판, 공중에 떠있는 보행로를 통해 꼬리를 물고 오가는 차량 행렬을 내려다보며 즐겁게 산책했다. 곳곳에는 휴게 공간이 줄지어 있고, 도킹서울과 같은 조형물과 작품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서울로7017에서 자유롭게 걷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서울로7017은 밤낮, 계절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삭막한 도심 한복판, 공중에 떠있는 보행로를 통해 꼬리를 물고 오가는 차량 행렬을 내려다보며 즐겁게 산책했다. 곳곳에는 휴게 공간이 줄지어 있고, 도킹서울과 같은 조형물과 작품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서울로7017에서 자유롭게 걷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서울로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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