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한양도성 한 바퀴! 스탬프 찍고 배지도 받아볼까?

시민기자 반도상

발행일 2023.04.17. 11:26

수정일 2023.04.17. 11:27

조회 5,355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반도상

태조 5년(1396), 98일 동안 전국 백성 19만 7,400여 명을 동원하여 쌓은 한양도성. 매일 순성(巡城)으로 오가던 그 길은 이제 걷기 좋은 길로 조성되어 4대문인 흥인지문 · 돈의문 · 숭례문 · 숙정문을 따라 성벽을 둘러보며 역사의 자취를 느끼면서 투어를 할 수 있다. 필자는 올 봄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투어에 도전했다.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투어는 4개 지점의 스탬프 운영장소(▴말바위안내소 ▴흥인지문관리소 ▴숭례문초소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스탬프투어 지도를 수령해, 시계 방향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한양도성길 종주를 시작하면 된다. 서울 한양도성길 코스의 구간별 거리는 각각▴1코스(북악산구간) 4.5km, ▴2코스(낙산구간) 3.9km, ▴3코스(남산구간) 5.9km, ▴4코스(인왕산구간) 5.6km로, 필자처럼 하루에 완주를 할 수도 있지만 본인의 체력과 환경에 따라 구간별로 나눠서 종주를 진행해도 좋다.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 운영장소 ⓒ한양도성 누리집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 운영장소 ⓒ한양도성 누리집

한양도성 1코스(북악산구간) - 창의문에서 혜화문

필자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함께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고 있다. 아이들에게 역사 교육도 하고 함께 걷기도 좋은 기회로 한양도성길 투어를 결정하고, 아침 8시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의 시작점 창의문에서 종주를 시작했다.

아이들과 해발 700~900m의 산을 중심으로 수월하게 등정했던 적이 있어 고도가 낮은 서울 한양도성길은 쉬울 거라 생각했지만, 1코스 초반 백악산에서 청운대 표석까지 가파른 성벽길 계단을 오르다 보니 곧 숨이 차올랐다. 600여 년 전 백성들이 이런 가파른 산세 위에 튼튼한 한양도성을 지었다고 생각하니 그 노고가 대단했음이 느껴졌다.
서울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는 창의문에서 출발한다.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는 창의문에서 출발한다.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에서 2코스(남산구간) 가는 길. 성벽길 계단이 정말 가파르다.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에서 2코스(남산구간) 가는 길. 성벽길 계단이 정말 가파르다. ⓒ반도상

백악마루와 청운대 사이, 1968년 김신조를 비롯한 북한 무장공비들의 침투 흔적이 1.21. 사태 소나무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다. 당시 무장공비들과 우리나라 군경들의 교전의 흔적으로 해당 소나무에 15발의 총탄이 박힌 흔적을 시멘트로 메워 관리해 오고 있다. 
1.21. 사태 소나무 ⓒ반도상
1.21. 사태 소나무 ⓒ반도상

청운대를 지나니 탁 트인 성북동 서울 시내가 내려다 보였다. 조금 더 걷다 보면 북대문인 숙정문을 지나 스탬프 운영장소인 ▴말바위안내소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 지도를 챙겨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청운대를 지나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성북동 ⓒ반도상
청운대를 지나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성북동 ⓒ반도상
숙정문(북대문) ⓒ반도상
숙정문(북대문) ⓒ반도상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 스탬프 운영장소인 말바위안내소 ⓒ반도상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 스탬프 운영장소인 말바위안내소 ⓒ반도상

한양도성길을 따라 열심히 걷다가 마주한 맛있는 돈까스집을 지나칠 수가 없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식당에서 간단히 이른 점심을 먹고 다시 힘을 내 혜화문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창의문에서 출발한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는 2시간 30분 만에 종주했다.
한양도성 투어는 시내를 가로질러 다니는 것이다 보니 맛집을 발견하기 쉽다. ⓒ반도상
한양도성 투어는 시내를 가로질러 다니는 것이다 보니 맛집을 발견하기 쉽다. ⓒ반도상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의 종료 지점인 혜화문 도착 ⓒ반도상
한양도성길 1코스(북악산구간)의 종료 지점인 혜화문 도착 ⓒ반도상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 - 혜화문에서 광희문

혜화문을 시작으로 광희문까지 가는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는 1코스에 비해 내리막과 평지 구간의 연속으로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벚꽃이 만개한 낙산공원을 방문한 시민들은 봄 기운을 만끽하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낙산공원을 지나 걷다 보면 2코스 스탬프 운영장소인 ▴흥인지문관리소에 도착하게 된다. 흥인지문을 눈 앞에 두고 흥인지문관리소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는데, 동대문역 7번 출구 앞으로 나오면 바로 찾을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인 낙산공원 ⓒ반도상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인 낙산공원 ⓒ반도상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 스탬프 운영장소인 흥인지문관리소. 동대문역 7번 출구 앞으로 나오면 바로 찾을 수 있다. ⓒ반도상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 스탬프 운영장소인 흥인지문관리소. 동대문역 7번 출구 앞으로 나오면 바로 찾을 수 있다.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 스탬프투어를 계획하며 걱정되었던 부분이 첫 번째는 체력, 두 번째는 길을 헤매지 않을까였는데, 2022년 하반기 디자인과 문구를 통일한 안내 이정표를 시민들 눈높이에 설치하고 재정비 함으로써 시민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정표를 따라 걷다 보니 혜화문에서 광희문까지 1시간 30분 만에 한양도성 2코스(낙산구간)를 완주할 수 있었다.
눈높이에 설치돼 길찾기에 매우 큰 도움을 주는 한양도성길 이정표 ⓒ반도상
눈높이에 설치돼 길찾기에 매우 큰 도움을 주는 한양도성길 이정표 ⓒ반도상

한양도성 3코스(남산구간) - 광희문에서 숭례문

광희문에서 시작해 숭례문으로 끝나는 한양도성길 3코스(남산구간). 광희문 골목길 주변엔 입소문이 난 카페와 식당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커피 애호가인 필자도 유명 로스터리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카페인을 충전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광희문 골목에서 잠시 음료나 식사를 즐기고 체력을 보충한 뒤 종주를 이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광희문에서 장충동 마을길을 지나 한양도성 성벽길을 따라 남산을 오르니 어느덧 오후 1시. 20℃가 넘는 포근해진 봄 날씨로 가파른 성벽 계단길을 오르다 보면 등줄기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한다. 수많은 관광객들과 함께 걸어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남산 정상(목멱산 봉수대 터)에 도착했다. 짙은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 시내가 시원하게 보이지 않아 못내 아쉬웠다.
광희문 골목길에는 맛집이 많아 한숨 돌리며 쉬기에 좋다. ⓒ반도상
광희문 골목길에는 맛집이 많아 한숨 돌리며 쉬기에 좋다. ⓒ반도상
한양도성 3코스(남산구간)인 남산 오르는 길 ⓒ반도상
한양도성 3코스(남산구간)인 남산 오르는 길 ⓒ반도상
한양도성 3코스(남산구간) 정상 목멱산 봉수대 터 ⓒ반도상
한양도성 3코스(남산구간) 정상 목멱산 봉수대 터 ⓒ반도상

한양도성길 중 5.9km로 가장 긴 구간인 3코스(남산구간). 남산이라는 언덕을 넘어야 했기에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상당했던 구간이다. 광희문에서 시작해 2시간 30분을 걸어 ▴숭례문초소에 도착해 세 번째 스탬프를 찍고,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이 한 때 화재사건으로 인해 아픈 상처가 있음을 알려주며 문화재는 아끼고 지켜줘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해 주었다.
백범광장을 지나 숭례문으로 ⓒ반도상
백범광장을 지나 숭례문으로 ⓒ반도상
한양도성길 3코스(남산구간)의 스탬프 운영장소인 숭례문초소 ⓒ반도상
한양도성길 3코스(남산구간)의 스탬프 운영장소인 숭례문초소 ⓒ반도상

한양도성 4코스(인왕산구간) - 숭례문에서 창의문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숭례문에서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 종주를 재개했다. '한양도성 돈의문 터' 이정표를 따라 숭례문에서 대한상공회의소 빌딩을 지나 정동길로 걸어가 본다.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 시작. 숭례문에서 '돈의문 터'로 가는 길 ⓒ반도상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 시작. 숭례문에서 '돈의문 터'로 가는 길 ⓒ반도상
잘 정비된 한양도성길 이정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반도상
잘 정비된 한양도성길 이정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반도상

고풍스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산책하기 좋은 정동길은 개화기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역사를 관통하는 유서 깊은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근대 서구 열강들의 대사관은 물론 정동교회와 이화여자고등학고, 예원여자고등학교 등 종교 및 교육 시설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인 정동길 ⓒ반도상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인 정동길 ⓒ반도상
개화기에서 근대 초기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밀집한 정동길 ⓒ반도상
개화기에서 근대 초기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밀집한 정동길 ⓒ반도상

정동길을 지나 정동 사거리를 건너 스탬프 운영장소인 ▴돈의문박물관마을에 도착해 마지막 스탬프를 찍을 수 있었다. 다 찍은 스탬프투어 지도를 마을안내소 직원에게 보이면 종주 완료 도장과 함께 완주배지를 수령할 수 있다.

완주배지를 보상으로 받은 아이들의 얼굴에는 성취감과 뿌듯함이 가득했다. 인왕산에 오르기 전 마지막 쉼터라고 할 수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안내소에서 수분도 보충하고 휴식도 취하며 정상에 오를 마지막 준비를 해 둔다.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스탬프 운영장소인 돈의문박물관마을 ⓒ반도상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스탬프 운영장소인 돈의문박물관마을 ⓒ반도상
돈의문박물관마을(마을안내소)에서 스탬프투어 완주기념배지를 수령했다. ⓒ반도상
돈의문박물관마을(마을안내소)에서 스탬프투어 완주기념배지를 수령했다. ⓒ반도상

경희문 옆길을 따라 인왕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양도성길 종주를 시작한 지 8시간 경과. 더운 날씨로 피로가 누적됨에 따라 마지막 관문인 인왕산이 더욱 높게 느껴졌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호흡을 고르기 위해 뒤를 돌아보니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여 조금이나마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었다.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마지막 구간인 인왕산 가는 길 ⓒ반도상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마지막 구간인 인왕산 가는 길 ⓒ반도상
한양도성 성벽길을 따라 인왕산 정상으로 ⓒ반도상
한양도성 성벽길을 따라 인왕산 정상으로 ⓒ반도상

숭례문에서 2시간을 걷고 걸어 인왕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GPS 스마트워치로 이동 거리를 확인하니 어느덧 20km가 넘는 거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스탬프투어의 종료 지점인 창의문까지는 앞으로 약 2km. 인왕산 정상에서 잠깐의 휴식과 에너지 보충을 한 뒤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서 발걸음을 옮겼다.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인왕산 정상 ⓒ반도상
한양도성길 4코스(인왕산구간)의 인왕산 정상 ⓒ반도상
스탬프투어 1코스의 시작 창의문에서 마지막 4코스의 인왕산 정상까지 약 20km를 걸은 셈이었다. ⓒ반도상
스탬프투어 1코스의 시작 창의문에서 마지막 4코스의 인왕산 정상까지 약 20km를 걸은 셈이었다. ⓒ반도상

4코스의 시작이었던 숭례문에서부터 계산하니 약 3시간 정도 걸어 한양도성길 4코스 종료 지점인 창의문에 도착했다. 아이들과 함께 한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 종주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 경 종료했으니, 종합적으로 계산해 보면 10시간을 걸은 끝에 끝낼 수 있었다.
서울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를 완주하다! ⓒ반도상
서울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를 완주하다! ⓒ반도상

한양도성 스탬프투어를 마치며

세계의 도성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역사가 오래된 한양도성. 특히, 1,000만 인구가 거주하는 대도시에서 이 정도 규모의 옛 성곽이 남아 있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한다. 한양도성길은 일부 훼손된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약 70%가 옛 모습에 가깝게 정비돼 있어 우리 민족의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해 필자에게는 더욱 의미 있었던 한양도성길 종주. 봄기운도 만끽하고 운동도 되고 역사공부까지! 일석삼조가 아닐까. 

한양도성길 스탬프투어

○ 구간:
-1코스(북악산구간) : 창의문에서 혜화문 (스탬프 운영장소 - 말바위안내소)
-2코스(낙산구간) : 혜화문에서 광희문 (스탬프 운영장소 - 흥인지문관리소)
-3코스(남산구간) : 광희문에서 숭례문 (스탬프 운영장소 - 숭례문초소)
-4코스(인왕산구간) : 숭례문에서 창의문 (스탬프 운영장소 - 돈의문박물관마을)
※ 말바위안내소, 숭례문초소에서는 월요일은 완주기념배지를 제공하지 않는다.
한양도성 순성안내
한양도성 완주인증서, 스탬프투어
○ 문의 : 02-2133-2657

시민기자 반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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