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제품 버리기 전, '새활용센터'로 문의하세요

시민기자 양태석

발행일 2023.03.31. 13:24

수정일 2023.03.31. 15:45

조회 2,732

이승현 송파구 새활용센터장 ©양태석
이승현 송파구 새활용센터장 ©양태석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총 5곳의 새활용센터가 운영 중인데, 그중에서도 모범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 송파구 새활용센터를 찾았다. 20년 가까이 송파구 새마을지회에서 자원봉사를 해온 이승현 센터장에게 송파구 새활용센터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

Q.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우선 자기 소개 부탁 드릴게요.
A. 안녕하세요? 저는 송파구 새마을지회 지회장을 맡고 있고요. 송파구 새마을지회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송파구 새활용센터 센터장도 겸임하고 있습니다. 저는 보수를 받지 않고 제 임기 동안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Q. 이승현 송파구 새활용센터장 님은 언제부터 이곳의 운영을 맡으셨나요?
A. 이 매장은 1994년부터 송파새마을지회에서 운영했어요. 당시에는 새활용센터가 아니고 ‘고쳐쓰기센터’였는데요. 뭐든지 고쳐 쓰자, 다시 쓰자 이런 식으로 해서 이름을 붙였는데, 2010년 리모델링을 하면서 ‘재활용센터’로 이름을 바꿔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세 번째 리모델링을 1년에 걸쳐서 진행했어요.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 공사를 했는데, 상호명을 재활용센터가 아니라 ‘새활용센터’로 바꾸었어요.
잘 작동하는지 점검이 끝난 드럼세탁기가 새 주인을 기다리며 진열되어 있다. ©양태석
잘 작동하는지 점검이 끝난 드럼세탁기가 새 주인을 기다리며 진열되어 있다. ©양태석
냉장고들이 줄줄이 판매대 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태석
냉장고들이 줄줄이 판매대 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태석

Q. 둘러보니 물건이 정말 다양하던데 물건은 많이 팔리나요?
A. 저희가 팔고 있는 물건들은 다 가정에서 필요 없는 것이나 버리는 것, 폐기하는 걸 수거해 온 거예요. 물건이 고장나고 나빠서 폐기하는 것도 있지만 이사를 갈 때 짐을 정리하며 버리는 것도 많아요. 충분히 쓸 만한 물건인데 그냥 폐기하기에는 아까운 물건들을 저희가 무료로 수거해 옵니다. 이렇게 쓸 만한 물건들이 폐기장이나 매립지로 가면 굉장히 아깝잖아요. 그런 물건들을 저희가 수거해 오니, 그만큼 잘 팔립니다.

Q. 송파구 새활용센터에만 특별히 판매하는 게 있을까요?
A. 네, 있습니다. 송파구 새활용센터를 운영하면서 중점을 두는 것은 센터를 방문한 손님이 빈손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소모품들이나 실생활에 필요한 소품도 갖다 놓아 고객들이 작은 물건이라도 구입하도록 상품 진열을 해놓고 있어요. 예를 들어 고객이 장롱이나 소파가 필요해서 사러 왔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어도 그냥 되돌아가지 않고 매장을 둘러보며 집에서 필요한 칼이나 가위 등을 사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송파구 새활용센터의 인기가 상당히 좋아요. 그런 물건 배치 덕분에 고객 유치뿐 아니라 매출 상승에도 도움이 됩니다.
새활용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빈손으로 가지 않도록 다양한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양태석
새활용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빈손으로 가지 않도록 다양한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양태석

Q. 수거해 온 물건을 관리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세요?
A. 일단 제품의 이상 여부를 확인합니다. 돈을 많이 들여 어렵게 수리를 해야 하는 것은 아예 처음부터 수거를 하지 않습니다. 중고지만 닦고 조이고 모자라는 나사를 채워 거의 완벽한 제품으로 만듭니다. 냉장고나 가전제품 같은 경우 3~5일 정도 가동을 해봅니다. 이상이 없어야 판매 매장으로 입고됩니다. 고객들이 사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제품들입니다.

Q. 물건을 고치려면 기술자분들도 계시겠어요?
A. 직원들이 다 만물박사예요. 가전의 부속품을 교체하려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만 판매를 위해서 저희가 부속품을 바꾸거나 하지는 않아요. 고장 난 부품을 고치는 데 30만 원이 든다고 할 때 제품을 30만 원에 판매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수거할 때 타당성이 있는 것, 상품 가치가 있는 것을 우선으로 해서 수거하고 저희가 최대한 직접 수리를 해서 가동시켜 보고 이상이 없는 것만 판매합니다. 가전제품의 경우 3개월 AS 보장을 해드리고 있고, 가구나 소파는 고객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가십니다. 계산하기 전 교환과 환불이 안 되니 다시 한번 숙고해 보라고 말씀드리고고요.
입고된 물건들을 새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갈고 닦는 도구들 ©양태석
입고된 물건들을 새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갈고 닦는 도구들 ©양태석
송파구 새활용센터에서는 물건을 고쳐 쓸 수 있도록 '공구셀프체험장'도 운영한다. ©양태석
송파구 새활용센터에서는 물건을 고쳐 쓸 수 있도록 '공구셀프체험장'도 운영한다. ©양태석

Q. 배달료는 어떻게 책정하나요?
A. 예전에는 배달료를 안 받았는데, 배달 업무가 너무 늘어서 업무에 지장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배달료(송파구 1만 원부터, 강동구 2만 원부터, 광진구·성동구·강남구·하남시 3만 원부터, 성남시 4만 원부터, 그외 지역은 별도 협의)를 따로 받고 있습니다.

Q. 사실 송파구 새활용센터가 이렇게 잘 운영되는 건 새마을지회 회원들 덕분이기도 한데요. 송파구 새마을지회 자랑 좀 한 번 해주세요.
A. 송파구 새마을지회 회원 수는 3,000명 정도인데 매장에 있는 물건들이 일부 가정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증한 것이 많습니다. 필요하면 센터 물건을 사가기도 하시고요. 새마을회에서도 하는 사업이 많은데, 센터에서 소금이나 미역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게 다 농촌을 돕는 뜻에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금을 사러 왔다가 자기 집에 있던 필요 없는 선풍기를 기증해주시고 하고, 자기가 필요한 물건을 사가기도 하고요. 새마을지회 회원들의 힘이 굉장히 큽니다.
전남 새마을지회가 보증하는 완도 다시마와 신안 소금 ©양태석
전남 새마을지회가 보증하는 완도 다시마와 신안 소금 ©양태석
다양한 리퍼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이승현 센터장  ©양태석
다양한 리퍼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이승현 센터장 ©양태석

Q. 쓸 만한데 집에 버릴 물건이 있으면 어떻게 연락드리면 될까요?
A. 현재 송파구청 누리집에 가면 새활용센터에 대한 소개 및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사를 가시기 전 쓸 만한 물건이 있으면 미리 전화(02-400-9333, 02-409-9859)를 주세오. 그럼 상담원이 물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사진을 촬영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그것으로 저희가 1차 판독을 하지요. 사진 판독 후 밖에 내다 놓으면 저희가 상의해 수거해 갑니다.

Q. 새활용센터가 앞으로 더 활성화되어야 할 텐데요.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A. 아직도 쓸 만한 폐기물을 무료로 수거해 가는 매장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새활용센터가 잘 되면 가정에서 돈을 주며 물건을 버릴 필요가 없고,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 역시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으니 이익이지요. 또한 갈수록 이상기온이 잦을 만큼 지구가 고통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미래 세대를 생각하면 모든 시민들이 새활용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면 좋겠어요.
새활용센터에는 '재활용 무색 페트병 수거함'도 배치되어 있어 많은 구민들이 찾는다. ©양태석
새활용센터에는 '재활용 무색 페트병 수거함'도 배치되어 있어 많은 구민들이 찾는다. ©양태석

지구의 기후위기 앞에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방안이 필요할 때다. 충분히 쓸 만한 물건이 무조건 버려지는 것은 낭비이고 자연을 훼손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물건을 다시 사용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헌 물건을 새것처럼 만들어 파는 곳이 있다.

바로 송파구 새활용센터인데, 쓸만한 물건이라면 무료로 수거를 해간다. 이사를 할 때 쓸 만한 물건들이 버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무조건 대형 폐기물로 신고하여 스티커를 붙이지 말고 미리 연락하여 무료로 수거할 수 있는지 연락해 보자.
송파구새활용센터 전경 ©양태석
송파구새활용센터 전경 ©양태석

송파구 새활용센터

○ 위치 : 서울시 송파구 문정로 246
○ 운영시간 : 평일 09:00~18:00, 토요일 09:00~15:00
○ 휴무 : 일요일·공휴일
송파구청 누리집 
네이버 카페
○ 문의 : 02-400-9333, 02-409-9859, 자원활용과 02-2147-6380

시민기자 양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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