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버린 물의 행방은? 궁금증 해소는 이곳에서!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3.03.28. 09:10

수정일 2023.03.28. 16:07

조회 756

매년 3월 22일은 UN이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은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씻고 사용한 후에 버린 물은 과연 어떻게 될까? 오늘날에는 쓰레기를 재활용하듯 물도 재활용하는 일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버린 물이 정화되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물의 재생 과정을 살펴보고 배울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서울 중랑구 중랑물재생센터 내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하수도과학관'을 찾아가 봤다.
우리나라 최초로 하수도를 테마로 한 과학관 '서울하수도과학관' ©강사랑
우리나라 최초로 하수도를 테마로 한 과학관 '서울하수도과학관' ©강사랑

2017년 9월에 개관한 서울하수도과학관은 하수도를 주제로 다양한 전시 체험을 선보이는 곳이다. 1층에는 우리나라의 하수 처리 역사와 현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이 자리하고 있다. 2층은 어린이들이 놀이와 체험을 통해 재미있게 하수 처리 과정을 배울 수 있는 어린이 전시실이다.

먼저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니 우리나라와 세계의 아랫물길 변천사가 눈에 들어왔다. 국내에서 발견된 다양한 하수도 관련 유적지를 통해 선조들의 하수 시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서 ‘서울과 근대 아랫물길’, ‘현대 아랫물길’을 주제로 풍부한 시청각 자료들이 차례로 펼쳐졌다.
아랫물길 변천사를 볼 수 있는 1층 상설전시실 모습 ©강사랑
아랫물길 변천사를 볼 수 있는 1층 상설전시실 모습 ©강사랑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서울시 주요 물재생센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소개란이다. 오늘날 하수 처리는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지역 내 여러 물재생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하수처리장에서 물재생센터로 명칭이 변경된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기존 이름이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고, 물 재생에 초점을 맞춘 친환경 센터로 변신하기 위함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난지물재생센터, 중랑물재생센터, 서남물재생센터 그리고 탄천물재생센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서울시의 물 재생을 책임지고 있다.
서울시의 물재생센터 현황을 살펴보자! ©강사랑
서울시의 물재생센터 현황을 살펴보자! ©강사랑

서울하수도과학관을 운영하는 중랑물재생센터는 1976년 청계천하수처리장 준공을 시작으로 지상화, 현대화를 꾸준히 시도해 오늘날 첨단 하수 처리장으로 변신했다. 현재 중랑물재생센터의 하수 처리 구역은 서울시의 종로, 중구, 성동 등 10개구와 의정부시 일부에서 발생되는 생활 하수이다. 또한 서울시 14개구에서 발생되는 정화조와 분뇨를 병합하여 처리하고 있다.
첨단 하수 처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랑물재생센터 ©강사랑
첨단 하수 처리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랑물재생센터 ©강사랑

그렇다면 하수 처리 과정은 왜 필요한 걸까? 빗물, 생활 하수, 축산 폐수, 산업 폐수 같은 모든 하수에는 병원균을 비롯해 부패의 원인인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그대로 하천에 흘려 보내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수 처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일상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수돗물을 통해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우리가 사용해서 더러워진 물인 하수는 하수구를 지나 땅속에 수도라고 부르는 긴 관을 따라 물재생센터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처리 과정을 거치면 더러워진 물도 다시 깨끗해질 수 있다. 물재생센터에서 이뤄지는 하수 처리 과정은 다음과 같이 체계적이고 정밀하다.
하수 처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강사랑
하수 처리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강사랑

먼저 물과 함께 들어온 각종 쓰레기와 찌꺼기들은 스크린을 통해 걸러지는데 초기우수처리시설에서 한 번 더 찌꺼기를 걸러내어 그 다음 단계인 생물반응조로 보내진다. 이렇게 찌꺼기를 제거한 하수는 미생물에 의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성분까지 제거된다. 생물반응조를 거친 하수는 2차침전지에서 다시 분리된다. 분리된 처리수는 총인처리시설에서 화학적 처리를 거친 다음 마지막으로 염소, 오존, UV(자외선) 등으로 소독 처리를 한다. 이와 같은 하수 처리 과정을 통해 깨끗해진 물이 다시 하천으로 방류되는 것이다.
하수에서 인(P)을 회수하는 방법 ©강사랑
하수에서 인(P)을 회수하는 방법 ©강사랑

상설전시실에서 소개된 하수 처리 과정과 최신 기술은 2층 어린이 전시실에서 한결 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하수도야 고마워'라는 주제 아래 '돌고 도는 물', '하수야, 어디 가?', '하수가 깨끗해지려면?', '강으로, 바다로', '하수도야 놀자!' 등 흥미진진한 탐험 활동으로 꾸며졌다.

먼저 '돌고 도는 물' 코너에서는 우리 주변을 돌고 도는 물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수야, 어디 가' 코너에서는 하수가 어디에서 생기는지 살펴보고, 하수가 제대로 흘러갈 수 있도록 벽면에 설치된 하수도 조형물을 이리저리 연결해 볼 수 있다. '하수가 깨끗해지려면?' 코너는 아이들이 하수 처리 과정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흥미진진한 탐험 활동으로 꾸며진 2층 어린이 전시실 모습 ©강사랑
흥미진진한 탐험 활동으로 꾸며진 2층 어린이 전시실 모습 ©강사랑

작은 몸집을 이용해 설치된 조형물 사이를 지나거나, 바닥에 있는 펌프를 밟아 미생물(조형물)에게 공기를 보내주면서, 하수에 섞인 쓰레기를 걸러내는 과정과 미생물을 이용해 하수 속의 유해 성분을 제거하는 과정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여기저기 숨어 있는 세균을 돋보기로 찾아보고 자외선 소독 버튼을 눌러서 남아 있는 세균을 없애는 놀이 체험도 눈길을 끈다. 이는 강이나 바다로 나가기 전에 강력한 빛(UV)으로 물속 세균을 제거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다.
하수에 섞여 있는 쓰레기 여과 과정을 재미있게 살펴보자! ©강사랑
하수에 섞여 있는 쓰레기 여과 과정을 재미있게 살펴보자! ©강사랑

2층 어린이 전시실은 이처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물 재생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놀이와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흥미를 충족시킬 수 있어 특히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꼭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어린이 전시실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강사랑
어린이 전시실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강사랑
게임으로 알아보는 '하수도야 놀자' 코너 ©강사랑
게임으로 알아보는 '하수도야 놀자' 코너 ©강사랑

한편 서울하수도과학관은 연령별, 시기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빙글빙글 물의 여행’, ‘내 손안의 미생물’ 등이 있고, 다가오는 4월에서 6월 사이에는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주제로 한 ‘바다거북이가 아파요!’, 하수와 재이용수를 이해할 수 있는 ‘날아라 물로켓 자동차’ 그리고 ‘맨홀은 왜 둥글지?’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박물관 전시 관람은 예약 없이 가능하고 전시 해설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서울하수도과학관 내 어린이 도서관도 있다. ©강사랑
서울하수도과학관 내 어린이 도서관도 있다. ©강사랑

서울하수도과학관을 나서면서 물의 소중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물이 소중하다는 사실은 더는 강조하지 않아도 세상 모든 사람이 알 수 있을 만큼 자연이 직접 보여주고 있다. 홍수, 가뭄, 이상 기후 등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상 현상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물 부족 현상이 심해져 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따라서 강과 하천을 지켜내야 할 소중한 자원으로 여기며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생활 하수를 비롯한 각종 하수를 정화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에 방류한다면 우리 세대는 물론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낙관할 수 없다. 우리가 쓰고 버린 물이 정화되어 다시 사용되는 물의 재생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다.
서울하수도과학관에서는 소중한 물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강사랑
서울하수도과학관에서는 소중한 물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다. ©강사랑

서울하수도과학관

○ 위치 :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3길 64
○ 교통 : 지하철 5호선 장한평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 : 화~일요일 09:00~17:00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설날 및 추석
○ 관람료 : 무료입장
누리집
○ 문의 : 02-2211-2540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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