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선형 구조, 독특한 공간미…'도킹서울'의 탄생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2.11.08. 13:04

수정일 2022.11.08. 18:11

조회 1,523

서울로7017 일대에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의 대삼각형이 완성됐다. 2017년에 서울로7017을 사이에 두고 설치된 ‘윤슬 :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과 ‘서울로미디어캔버스’에 이어 지난 10월에 옛 서울역 주차램프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도킹 서울(Docking Seoul)’이 개장한 것이다. 

‘도킹 서울’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주차램프였던 공간을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변모시킨 것이다. 옛 주차램프는 2004년부터 폐쇄되어 오다 지난 2년 동안의 단장을 마치고 시민들을 예술의 세계로 초대한다.

기자는 2020년 10월 서울로7017과 서울역 옥상정원을 연결하는 공중보행로 개장 시점에 잠시 오픈 했었던 주차램프를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주차램프에는 이 공간을 재생활성화 하기 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가 전시되고 있었는데, 독특한 공간미를 갖는 주차램프가 향후 어떻게 변모할지 사뭇 기대가 컸었다. 그로부터 만 2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도킹 서울’이 탄생한 것이다.

‘도킹 서울’은 그 명칭에서 보이듯 버려졌던 주차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 시민들과 만나 새로운 우주를 꿈꾸는 곳이다. ‘도킹 서울’에서는 총 7점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그 중 6점은 현장에 실물로 전시된 것이고, 나머지 1점은 메타버스에 접속해 감상할 수 있다. 이들 작품에는 물리학자 김상욱 등이 과학자문을 맡아 예술가의 상상력과 우주의 원리, 개념이 어우러져 있어 매우 흥미롭다. 이를테면 <깊은 표면>이라는 작품은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갖는데 주차램프의 나선과는 반대 방향으로 휘감는다. 주차램프 자체가 DNA의 이중 나선을 연상시키는 이중 나선형 구조라 주차램프 중정에 있는 <깊은 표면>을 보고 있으면 생명과 우주의 탄생의 은유를 보는 듯하다.

‘도킹 서울’에서 100m 남짓 떨어진 만리동광장에 있는 <윤슬 :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은 매혹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만리동광장의 작품 ‘윤슬’은 강도 바다도 아닌 곳에서 일렁이는 듯한 윤슬을 경험하게 한다. 그것도 마치 윤슬과 내가 하나가 되는 듯한 방식으로.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영상콘텐츠가 상영되는 ‘서울로미디어캔버스’는 서울로7017을 산책하다 잠시 쉬며 작품 감상을 하기에 그만이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윤슬 :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의 모습. 지름 25m의 대형 원모양의 상부에 스테인리스 스틸 슈퍼미러 재질의 루버(louver)가 놓여 있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윤슬 :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의 모습. 지름 25m의 대형 원모양의 상부에 스테인리스 스틸 슈퍼미러 재질의 루버(louver)가 놓여 있다. ⓒ이정규
작품 <윤슬> 바로 앞에서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마치 바닥에 물이 채워져 있어 윤슬이 일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작품 <윤슬> 바로 앞에서 안쪽을 들여다보았다. 마치 바닥에 물이 채워져 있어 윤슬이 일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정규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거울 같은 루버는 만리동의 풍경을 비춘다.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 거울 같은 루버는 만리동의 풍경을 비춘다. ⓒ이정규
서울로7017에서 공중보행로를 건너면 ‘도킹 서울’의 입구에 다다른다.
서울로7017에서 공중보행로를 건너면 ‘도킹 서울’의 입구에 다다른다. ⓒ이정규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관측지점>이다. 다양한 3D 가상공간을 보여주는데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가상공간이 변화하는 반응형 미디어이다.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관측지점>이다. 다양한 3D 가상공간을 보여주는데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가상공간이 변화하는 반응형 미디어이다. ⓒ이정규
관람객이 좌-우, 상-하, 전-후로 움직이면 3D 가상세계는 관람객의 시선에 맞추어 변하는데, 마치 관람객이 가상세계를 탐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이정규
작품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는 움직이는 작품이다. 작가는 사람들이 걷거나, 어깨를 오르내릴 때의 모습을 포착하여 이를 생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다. ⓒ이정규
‘도킹 서울’에서는 약 200m 구간의 나선형 공간을 탐험하듯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도킹 서울’에서는 약 200m 구간의 나선형 공간을 탐험하듯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이정규
나선의 이편에서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독특한 공간미가 매혹적이다.
나선의 이편에서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독특한 공간미가 매혹적이다. ⓒ이정규
작품 <생명의 그물-아치>의 모습. 마치 거대한 네 발 유기체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픽셀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작품 <생명의 그물-아치>의 모습. 마치 거대한 네 발 유기체 같은 느낌이다. 어떻게 보면 픽셀이 모여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이정규
작품에서 각 픽셀은 공동체를 이루는 개체들을 상징한다고 한다.
작품에서 각 픽셀은 공동체를 이루는 개체들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정규
작품 <나의 우주색>은 시민참여 작품으로, 시민들이 보내온 다양한 하늘 사진과 하늘 색의 이름을 바탕으로 ‘우주색 팔레트’를 제작한 것이다. 무척이나 시적인 이름들이다. ‘라벤더색 그리움’(앞에서 4번째 색의 이름), ‘핑크양탄자’(5번째), ‘잠못드는 레드’(7번째)
작품 <나의 우주색>은 시민참여 작품으로, 시민들이 보내온 다양한 하늘 사진과 하늘 색의 이름을 바탕으로 ‘우주색 팔레트’를 제작한 것이다. 무척이나 시적인 이름들이다. ‘라벤더색 그리움’(앞에서 4번째 색의 이름), ‘핑크양탄자’(5번째), ‘잠 못 드는 레드’(7번째) ⓒ이정규
‘비 온 뒤 맑을 스카이블루’(앞에서 2번째), ‘발밑의 블루’(3번째), ‘바다스카이’(4번째). 미묘한 색감 차이가 재미있다.
‘비 온 뒤 맑을 스카이블루’(앞에서 2번째), ‘발밑의 블루’(3번째), ‘바다스카이’(4번째). 미묘한 색감 차이가 재미있다. ⓒ이정규
‘도킹 서울’의 중정에 전시된 작품 <깊은 표면>.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갖는데 주차램프의 나선과는 반대 방향으로 휘감으며 심해에서 우주를 향해 솟아오른다.
‘도킹 서울’의 중정에 전시된 작품 <깊은 표면>.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형 구조를 갖는데 주차램프의 나선과는 반대 방향으로 휘감으며 심해에서 우주를 향해 솟아오른다. ⓒ이정규
태양의 탄생도,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도 소용돌이다. 작품은 물질의 탄생과 소멸, 생명의 질서를 보여준다고 한다.
태양의 탄생도,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도 소용돌이다. 작품은 물질의 탄생과 소멸, 생명의 질서를 보여준다고 한다. ⓒ이정규
<깊은 표면> 위쪽 ‘도킹 서울’의 상부 구조물에는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된 작품 ‘푸른별’이 설치되어 있다.
<깊은 표면> 위쪽 ‘도킹 서울’의 상부 구조물에는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된 작품 ‘푸른별’이 설치되어 있다. ⓒ이정규
‘푸른별’에서 원의 빛깔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며 회전하기도 한다.
‘푸른별’에서 원의 빛깔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며 회전하기도 한다. ⓒ이정규
‘도킹 서울’은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푸른별> 같은 작품은 어스름이 깔려야 제 빛이 드러난다. 반면에 작품 <윤슬>에서는 햇빛이 직사광으로 비추어야 윤슬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도킹 서울’은 저녁 8시까지 운영한다. <푸른별> 같은 작품은 어스름이 깔려야 제 빛이 드러난다. 반면에 작품 <윤슬>에서는 햇빛이 직사광으로 비추어야 윤슬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이정규
서울로7017에서 ‘서울로미디어캔버스’를 바라본 모습. ‘서울로미디어캔버스’는 전문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들의 작품도 상영하는 미디어 플랫폼이다.
서울로7017에서 ‘서울로미디어캔버스’를 바라본 모습. ‘서울로미디어캔버스’는 전문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시민들의 작품도 상영하는 미디어 플랫폼이다. ⓒ이정규

도킹 서울

○ 위치 : 서울로 7017-서울역 연결부
○ 교통 : 서울역 롯데마트 4층 주차장에서 도보로 연결
○ 운영시간 : 11:00~20:00
○ 휴관일 : 매월 월요일 및 공휴일
'서울은 미술관' 누리집(홈페이지)

시민기자 이정규

서울의 다양하고 멋진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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