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설렘 가득! 편지문학관에서 느림의 미학을 즐기세요~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3.01.11. 13:10

수정일 2023.01.11. 16:43

조회 1,713

도봉구민회관 1층에 문을 연 편지문학관 ©강사랑
도봉구민회관 1층에 문을 연 편지문학관 ©강사랑

편지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사람의 마음을 전달하는 오래된 소통의 수단이다. 각종 SNS가 소통의 매개로 널리 쓰이는 오늘날, 편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요즘 누가 손편지를 쓰느냐?”고 말하지만 소통과 복고에 대한 갈망으로 편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잔잔한 열풍을 조용히 응원하고 있는 곳이 있다. 도봉구 창동에 자리한 국내 최초의 ‘편지문학관’이다.
문학의 향기가 느껴지는 편지문학관 전경 ©강사랑
문학의 향기가 느껴지는 편지문학관 전경 ©강사랑

편지문학관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편지를 테마로 꾸며진 다양한 전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편지의 역사’를 시작으로 동서고금의 위인과 예술인들이 쓴 편지들을 시각적 효과를 더해 전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시실 내에는 미디어테이블을 비롯하여 영상체험실, 포토존 등 다양한 체험거리가 마련되어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세계 위인과 예술인들이 쓴 편지를 전시하는 공간 ©강사랑
세계 위인과 예술인들이 쓴 편지를 전시하는 공간 ©강사랑
관람객의 흥미를 자아내는 편지와 문화 예술 코너 ©강사랑
관람객의 흥미를 자아내는 편지와 문화 예술 코너 ©강사랑
도봉구 출신 유명인들이 남긴 편지도 살펴볼 수 있다. ©강사랑
도봉구 출신 유명인들이 남긴 편지도 살펴볼 수 있다. ©강사랑

편지를 토대로 집필한 세계 명작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서간체 소설로 널리 알려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비롯하여 <키다리 아저씨>, <채링크로스 84번지> 같은 명작들이 소개되어 관람객의 문학적 호기심을 자아낸다. 소설가 카프카의 편지나 시인 이상의 편지, 아동문학가 이오덕과 권정생이 30년간 주고 받은 우정 편지의 일부분도 소개되어 눈길을 끈다.

또한 이곳에서는 민주화 운동가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롯해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문화재 수장가 간송 전형필, 노동 운동가 전태일 등 도봉구 출신 유명 인물과 국내외 문인 등이 남긴 각종 편지를 전시하고 있다. 일례로 전태일이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던 와중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써 내려간 장문의 편지도 확인할 수 있다.
전자 편지를 작성하고 전시할 수 있는 마음저장소 ©강사랑
전자 편지를 작성하고 전시할 수 있는 마음저장소 ©강사랑
배달 시점이 각각 다른 느린 우체통들의 모습 ©강사랑
배달 시점이 각각 다른 느린 우체통의 모습 ©강사랑

전시를 둘러보는 재미도 있지만 전자 편지를 직접 작성해볼 수 있는 '마음저장소'와 글이 아닌 음성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는 ‘녹음실’ 체험의 재미도 놓칠 수 없다. 마음저장소에서 작성한 전자 편지에는 QR코드가 생성되어 QR코드를 공유한 사람만 열어볼 수 있다. 한편, 녹음실은 따뜻한 목소리를 담은 음성 편지를 통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느림의 미학’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편지의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전시실 입구에 마련된 느린 우체통이 그것이다. 느린 우체통은 전시실 내 편지 쓰기 공간에 비치된 엽서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1개월 후에 엽서를 받아 보고 싶다면 ‘조금느린우체통’에, 6개월 후에 받아 보고 싶다면 ‘느린우체통’에, 1년 후에 받아 보고 싶다면 ‘많이느린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한 편에 마련된 편지 쓰기 공간 ©강사랑
한 편에 마련된 편지 쓰기 공간 ©강사랑
나에게 보내는 짤막한 편지글을 써보자! ©강사랑
나에게 보내는 짤막한 편지글을 써보자! ©강사랑

또한 이곳은 편지문학관답게 방명록 또한 편지의 형식으로 남기게 되어있다. 기자는 새해를 맞이해 스스로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를 짤막하게 작성했다. 편지를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는 시간이었다.

전시실 벽 한 면에는 편지에 대한 정의를 담은 아름다운 괴테의 문구가 적혀있다. “우리는 편지를 간직해두고는 다시 읽지 않고, 분별력을 잃어 결국 없애버리고 만다. 그래서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즉각적인 삶의 숨결이 사라진다.” 편지는 삶의 숨결이라는 말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오늘날 편지는 잃어버린 숨결에 가깝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편지를 쓰며 삶의 순간순간을 호흡하며 살아간다. 
옛사람들이 남긴 편지글을 통해 손편지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강사랑
옛사람들이 남긴 편지글을 통해 손편지의 가치를 되새겨본다. ©강사랑
새해를 맞아 편지문학관에서 응원의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강사랑
새해를 맞아 편지문학관에서 응원의 글을 써보는 것은 어떨까? ©강사랑

국내 최초의 편지문학관은 편지에 관심이 있는 남녀노소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전시 외 상설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는데,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는 편지인문학 특강이 진행된다. 편지를 인문학의 시각으로 접근해 지적 호기심을 환기시키는 편지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이다. 

편지는 생각을 거듭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가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SNS와는 다른 감성이 있다. 편지문학관에서 편지를 통해 깊은 속마음을 표현하며 소통한 옛사람들을 만나보며 나의 마음 또한 편지로 표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다사다난했던 2022년이 저물고 새해를 맞이하며 몸도 마음도 분주해지는 시기이다. 다시 살아나갈 나 자신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편지문학관

○ 주소: 서울 도봉구 도봉로 552 도봉구민회관 1층
○ 교통: 지하철 4호선 쌍문역 4번 출구에서 697m
○ 운영시간: 월~금 10:00 ~ 18:00, 토 10:00 ~ 17:00(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은 10:00 ~ 17:00 운영, 그 외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의: 02-998-4028, 인스타그램

시민기자 강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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