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아트북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서울아트책보고'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2.12.02. 10:04

수정일 2022.12.14. 15:34

조회 1,058

서울에는 다양한 서점이 많다. 특정 주제에 관한 책을 판매하는 서점, 공공 도서관, 작은 도서관도 있다. 중고서점도 있고,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도 있다. 

그리고 서울시는 2019년에 ‘서울책보고’라는 헌책방을 개관하기도 했다. 서울책보고에선 헌책 판매, 독립출판물과 기증도서 전시, 북콘서트, 북큐레이션 등 다양한 책 관련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책보고에는 예술 관련 서적이 부족했다. 또한 서울책보고가 서울 동남권인 잠실에 있어 서울 서쪽 지역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시는 서남권 지역인 고척스카이돔에 서울아트책보고를 열었다.
서울시는 서남권 지역인 고척스카이돔에 서울아트책보고를 열었다. Ⓒ심재혁

그래서 서울시는 두 번째 서울책보고를 고척스카이돔에 열었다. 고척스카이돔 앞 버스정류장엔 10여 대의 버스가 다니고,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도 도보 5분이면 닿을 수 있다. 

그런데, 이름이 신기하다. 서울책보고가 아니라, ‘서울 아트책보고’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아트책보고는 ‘아트북’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트북은 예술의 한 장르로 지식을 전달하는 책과 예술과의 ‘만남’을 뜻한다. 책을 기반으로 하되 책과 다른 하나의 예술작품을 통칭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아트북은 단순히 책을 리폼하는 개념이나 노트를 직접 제작하는 일로 알고 있다. 이는 아트북의 개념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으로, 아트북은 팝업북, 예술 관련 서적 등 다양한 예술세계를 모두 포함한다.
팝업북도 아트북의 한 갈래다. 서울아트책보고에서는 다양한 아트북을 만날 수 있다.
팝업북도 아트북의 한 갈래다. 서울아트책보고에서는 다양한 아트북을 만날 수 있다. Ⓒ심재혁

서울아트책보고에서 다양한 아트북을 만났다. 서울아트책보고는 고척스카이돔 지하 1층에 조성됐다. 현재 서울아트책보고는 개관을 맞아 두 개의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The Magic 팝업북의 세계’ 전시다. 이 전시는 19세기부터 현대까지 전 세계 주요 팝업북 50여 점을 소개하고 있다.

찬찬히 살펴봤다. 먼저, 20세기 초 프랑스 작가인 루이스 기로드의 ‘칠드런즈 매뉴얼’ 시리즈다. 이 팝업북은 책을 펼치고 닫을 때마다 나무꾼이 톱으로 나무를 베거나, 광대가 철봉을 넘는 동작을 연속해서 보여준다. 이전 팝업북과 달리 현대 팝업북처럼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데, 근대와 현대 팝업북의 과도기적 작품이다.
‘The Magic 팝업북의 세계’를 통해 현재까지의 팝업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The Magic 팝업북의 세계’를 통해 현재까지의 팝업북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심재혁

현재까지도 팝업북을 제작하고 있는 슈라이버 출판사의 팝업북도 살펴보았다. 상점과 인형의 집이 주제인 이 팝업북은 1장의 종이에 일러스트를 인쇄한 후, 팝업 부분을 오려내고 접는 과정을 통해 제작됐다.

팝업북은 현대로 들어오면서 기술이 발전하며 가격이 저렴해지기도 했다. 실제 집을 축소해 만든 ‘돌 하우스’가 대표적으로, 과거 비싼 가격으로 귀족과 고위층의 전유물이었으나, 종이로 제작한 팝업북 형태의 돌 하우스가 나오며 널리 보급됐다. 돌 하우스는 지금도 꾸준히 제작되며 서양에서는 어린이들의 장난감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까지도 팝업북을 제작하고 있는 슈라이버 출판사의 팝업북
현재까지도 팝업북을 제작하고 있는 슈라이버 출판사의 팝업북 Ⓒ심재혁
실제 집을 축소해 만든 ‘돌 하우스’ 팝업북
실제 집을 축소해 만든 ‘돌 하우스’ 팝업북 Ⓒ심재혁

다음 전시는 ‘Luminous Art Book Project 그 찬란함의 기록’이다. 책과 빛을 활용한 라이팅 북 200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책을 모티브로 작품 세계를 펼치는 강애란 작가의 참여 전시까지 만날 수 있다.
'Luminous Art Book Project 그 찬란함의 기록' 전시
'Luminous Art Book Project 그 찬란함의 기록' 전시 Ⓒ심재혁

라이팅 북의 밝히다의 ‘Light’를 어원으로 하고 있다. 즉 밝게 빛나는 책으로, 어두운 공간에 빛나는 책들이 우리를 반긴다. 형형색색의 빛을 뿜는 책들은 비현실적인 환상을 만들어 내고, 우리는 그 환상 속에서 강애란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전쟁, 평화, 여성, 혐오, 자유의 가치를 읽어낸다.

특히, 책을 본뜬 모형 속 LED를 장착한 라이팅 북은 단순한 책을 넘어 ‘미디어 아트’이기도 하다. 밝게 빛나는 책 속에 담긴 강애란 작가의 담론을 살펴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갈등의 최전선에 놓인 담론을 보면서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와 함께 시대를 반영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강애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무한한 환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강애란 작가의 작품을 통해 무한한 환상의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심재혁

서울아트책보고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개관 후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보고 책놀이’를 진행하고 있다. 책보고 책놀이는 ‘유아기 아이들을 위한 신나는 그림책 구연동화와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동화 구연과 독후 활동을 통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즐겨보고는 엄마아빠 VIP 존이기도 하다.
즐겨보고는 엄마아빠 VIP 존이기도 하다. Ⓒ심재혁

그 외에 서울아트책보고는 국내 최초 아트북 기반의 공공복합문화공간답게 그림책, 팝업북, 사진집, 일러스트북, 미술 작품집 등 시각적 요소를 가진 예술 책으로부터 책 자체가 예술작품이 되는 책 1만 5,000여 권을 마음껏 볼 수 있다. ‘즐겨보고’ 공간을 시작으로 총 6개 공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전 세계 아트북을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셈이다. 아트북 전문서점 11곳이 모여 있는 ‘열린보고’에서는 예술 전문 책들을 구매할 수 있다. 예술 전문 책들은 보통 책들과 달리 일반 서점에서는 구매하기 쉽지 않은데, 서울아트책보고에서는 한 곳에서 찾아 볼 수 있어 좋다. 
구하기 힘든 예술 전문 책들도 구매하기 좋다.
구하기 힘든 예술 전문 책들도 구매하기 좋다. Ⓒ심재혁

서울아트책보고의 운영목표는 ‘서울 시민들의 일상을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하는 책의 보고(寶庫)’다. 아트북 전문 출판사, 서점과 협업해 상생을 도모하고, 시민에게 공간을 개방해 예술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끝으로 유휴 공간인 고척스카이돔을 아트북 전문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서울아트책보고는 단순한 아트책 전문 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공공복합문화공간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아트책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예술적 감각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책 읽기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서울아트책보고가 안성맞춤이다.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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