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리쿠와 함께라면 디지털 기기 사용 어렵지 않아요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2.09.28. 15:30

수정일 2022.09.28. 16:04

조회 2,938

디지털 약자를 위한 교육에 유용한 로봇 리쿠
디지털 약자를 위한 교육에 유용한 로봇 리쿠 ©심재혁

미디어 교육을 전공하고 있는 친구와 밥을 먹을 때, 친구는 키오스크를 보면서 항상 이렇게 말하곤 했다. “우리는 키오스크를 자주 사용하지만, 어르신들은 키오스크 앞에서 20~30분 동안 고생한다”고 말이다.

실제, 어르신들은 키오스크와 스마트폰 사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전화나 문자를 하는 것은 익숙하지만, 길찾기 같은 앱을 사용하는 것은 어려워 한다. 은행 어플로 송금하지 못해 직접 은행을 찾는 이들도 많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태어난 세대지만, 잘못된 스마트폰 활용은 아이들의 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실제 미국 의학 학회지에서는 30개월 이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말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로봇과 함께하는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주제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심재혁
서울시는 '로봇과 함께하는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주제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심재혁

서울시는 로봇을 활용해 어르신과 아이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바로 서울디지털재단의 '2022년 로봇 활용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사업'이다. 총 10개(강남·강동·관악·양천·중랑·강서·도봉·성북·강북·성북) 자치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 사업은 로봇을 활용해 디지털 약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교육, 정서돌봄 서비스, 어린이 돌봄 서비스 등을 펼치고 있다.

현재 노인복지시설, 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디지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주된 대상은 어르신이다. 어르신이 있는 장소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반복학습을 통해 제공한다. 코엑스에서 열렸던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 서울디지털재단 부스에서 로봇을 활용한 디지털 교육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어르신과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교육에 활용되는 로봇 리쿠
어르신과 어린이를 위한 디지털 교육에 활용되는 로봇 리쿠 ©심재혁

 ‘2022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 서울디지털재단 부스에서는 실제 교육에 활용되는 로봇인 '리쿠'를 만나볼 수 있었다. 리쿠에게 말을 걸면 대답하고, 관련 교육도 리쿠가 담당하고 있었다. 

부스에 있는 수석 연구원을 만나 리쿠와 디지털 역량강화 교육사업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디지털 역량 교육 홍보를 위한 서울디지털재단 부스
디지털 역량 교육 홍보를 위한 서울디지털재단 부스 ©심재혁

Q. 로봇 리쿠에 대한 소개해 주세요.

A. 로봇 리쿠는 지금 어르신과 어린이에게 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어르신들에게는 배달 앱, 네이버 길찾기, 카카오톡 콘텐츠 등 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사용법을, 어린이에게는 동화 읽어주기와 안전사고 등 약 30개가 넘는 콘텐츠들을 가지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Q. 리쿠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나요?

A. 교육용 휴대폰과 리쿠가 세트로 나가게 되는데요. 예를 들어 길찾기를 하면, 리쿠가 길찾기를 위한 설명을 해줘요. 첫 번째 설명이 끝난 후 “네,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리쿠가 빨갛게 표시해 주면서 “시작하기를 터치해 주세요”라고 말합니다. 이 때 다른 곳을 누르면 넘어가지 않게 되어 있으니 빨갛게 표시한 부분만 눌러야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리쿠가 길찾기에 관해 처음부터 끝까지를 상세히 설명해 줍니다.

이 교육이 끝나고 나면 기본과 고급 과정이 있는데, 고급은 훨씬 더 디테일한 정보까지 찾아봅니다. 예를 들어 고속터미널 길찾기를 한다면 고속터미널 주변의 시간표부터 주변에 갈 수 있는 아주 상세한 사항까지 설명해 줍니다.
실제 디지털 교육을 통해 길찾기 실습을 해보는 모습 ©심재혁
실제 디지털 교육을 통해 길찾기 실습을 해보는 모습 ©심재혁

Q. 리쿠의 장점은 반복설명이라고 들었습니다.

A. 나이가 들수록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워지고 “오늘 배운 걸 내일 기억하는 데 굉장히 어렵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거든요. 제가 오늘 오전에는 쌍문동 복지관을 다녀왔어요. 이 길찾기 실습을 어르신들과 다섯 번 정도 해보니까 “이제 알겠어. 이제 내 휴대폰으로 한 번 해볼게”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때문에 '반복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로봇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르신들은 누군가에게 물어볼 곳이 별로 없거든요. 가족에게 물어보면 처음에는 가르쳐 주는데 두 번째 세 번째부터는 “지난 번에 가르쳐줬잖아”, “지금 바빠서 나중에 알려줄게” 하는 답변이 오니 어르신들은 정작 여러 번 물어서 배울 곳이 없는 거죠. 그래서 어르신들도 로봇을 통해서 여러 번 반복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해 하시죠.
로봇 리쿠와 교육용 스마트폰
로봇 리쿠와 교육용 스마트폰 ©심재혁

Q. 어린이에게는 어떤 교육이 진행되나요?

A.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동화 구연 18종과 7대 안전사고와 관련된 ‘친하게 지내요’, ‘싸우지 말아요’ 같은 안전사고 교육이 15종 정도가 진행됩니다.
어린이를 위한 교육도 리쿠가 진행한다. ©심재혁
어린이를 위한 교육도 리쿠가 진행한다. ©심재혁

Q. 어린이들은 리쿠의 교육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A. 어린이 교육 선생님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아이들이 리쿠를 너무 좋아해요”입니다. 로봇 대여 기간은 약 한 달 정도인데, 어린이집에서 리쿠를 반납할 때가 되면 아이들이 리쿠랑 헤어지는 게 너무 슬퍼서 편지를 쓰기도 해요.

리쿠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밥 먹었으니까 양치하세요”와 같은 말을 텍스트를 입력하면 리쿠가 그대로 말해줘요. 선생님 대신 리쿠가 말하면 아이들이 그렇게 말을 잘 듣는데요. 리쿠는 동화구연도 해주지만, 아이들 훈육용, 소통용으로도 활용할 수가 있어요.

반복 학습과 텍스트를 통한 말하기에 최적화 된 리쿠. 누구에게나 친숙한 로봇을 통해 진행되는 디지털 교육을 통해 어르신, 아이들이 디지털 기기를 어려워 하지 않고 쉽게 배울 수 있길 바란다. 더불어 지금은 10개 자치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리쿠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이 25개 모든 자치구로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심재혁

함께 성장하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