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 처음이지만 재밌어요" 동부기술교육원 가구디자인과

시민기자 이성국

발행일 2022.09.26. 14:54

수정일 2022.09.26. 14:55

조회 5,970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가구디자인과 명대원 교수가 대패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가구디자인과 명대원 교수가 대패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성국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모험은
당신이 꿈꾸는 삶을 사는 것이다.

서울특별시 동부기술교육원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슬로건이다. 정말 멋진 말이다. 나무가 좋아서 모인, 가구디자인과에서 공부하는 모든 수강생들도 가슴에 품고 있을 것 같은 문구다. 동부기술교육원 가구디자인과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수업을 듣고 있다. 
난생 처음 디자인 도안을 해본다는 62세 강태훈 씨
난생 처음 디자인 도안을 해본다는 62세 강태훈 씨 ⓒ이성국

"정말 재밌어요." 올해 정년퇴직을 한 강태훈 씨는 연신 즐겁다고 말했다. 가구공방을 하는 친구 사무실에 놀러가는 게 취미였다며, 드디어 목공을 배울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그는 가구제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을 하거나 공방을 차릴 계획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캠핑카 제작까지 기획하고 있었다. 평소 주말농장을 하며 익힌 테이블, 데크 제작기술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동부기술교육원은 녹지 공간과 설비도 많아서 교육환경이 좋다며,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4년 전 퇴직한 65세 이길동 씨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기쁘다고 했다. 100세 시대가 온 만큼 제2의 인생을 잘 준비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나무공방'을 만들겠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나무의 좋은 점을 알려주고, 직접 나무로 조각도 하고, 의자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다고 했다. 
가구디자인과 작업실에 모여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
가구디자인과 작업실에 모여 교육을 받고 있는 수강생들 ⓒ이성국

"모든 분들이 나무를 좋아해서, 나무로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하는 욕구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톱, 대패, 끌 등 나무를 자르고 깎는 도구가 꽤 위험합니다. 그래서 안전이 제일 중요합니다." 명대원 교수는 수업을 진행하며 안전을 가장 많이 강조했다. 그리고 가구디자인과를 설명해주었다.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가구디자인과는 가구제작 기술이론을 바탕으로 하며, 초보자를 위한 기본 맞춤기법부터 다양한 가구제작을 체험하는 과정으로 전통가구, 현대가구 제작 및 마감칠까지 다양한 실습을 통한 가구제작 기능인을 양성하는 과정입니다. 건축도장기능사, 가구제작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요."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수강생이 생길 때마다 명대원 교수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세요." 라며 격려해주는 자상함을 잊지 않았다.  
투상도 수업을 하고 있는 곽수진 교수
투상도 수업을 하고 있는 곽수진 교수 ⓒ이성국

"디자인, 투상도, 캐드, 스케치업 같은 것들을 처음 대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처음엔 어려워하시는 데 시간이 지나면 다들 적응을 잘 하시더라고요. 컴퓨터나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건 열정이죠.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서, 낙오하는 분 없이 모든 분들이 즐겁게 이곳에 온 목적을 이루었으면 좋겠습니다." 곽수진 교수는 처음 디자인을 하고, 프로그램을 다루는 수강생 옆에서 이해할 때까지 차분하게 설명했다. 
나무를 만지는 게 즐겁다는 22살 정윤정 씨
나무를 만지는 게 즐겁다는 22살 정윤정 씨 ⓒ이성국

"디자인 도안, 프로그램, 톱질, 대패질 등등 모든 게 처음이에요. 낯설고 어렵지만 하나씩 배워나가는 게 정말 재밌어요. 열심히 배워서 자격증도 따고, 취업도 하고, 나중엔 숲속에 멋진 나무공방을 만들 생각이에요." 정윤정 씨는 가구디자인을 배우게 된 동기를 이야기하며 살짝 상기됐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나무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졌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생소한 프로그램을 배우고 평소 다루어보지 못한 도구를 배운다는 것이 녹록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 나무가 좋아서, 나무를 다루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이 있기에, 배움의 시간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높고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다. 나무가 좋아서 나무를 배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한다. 

서울시 동부기술교육원

○ 주소 : 서울시 강동구 고덕로 183
홈페이지
○ 문의 : 02-440-5500

시민기자 이성국

매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그러므로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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