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으로 방향제 만들었어요~ 혁신파크의 가을을 즐기는 법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2.09.22. 15:07

수정일 2022.09.22. 15:44

조회 2,747

이 가을, 서울혁신파크 내 피아노 숲에서 책 한 권 들고 읽으면 어떨까?
이 가을, 서울혁신파크 내 피아노 숲에서 책 한 권 들고 읽으면 어떨까? ⓒ김윤경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는 달마다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원래 즐길 거리도 많지만, 특히 초가을 이맘 때가 잘 어울리는 건, 곳곳마다 가을향이 묻어나서가 아닐까.

필자는 얼마 전 혁신파크에서 열린 '퍼머컬처 페스타'에 참여했다. 퍼머컬쳐 페스타에서는 도시에서 먹거리를 자급하는 체험과 강연, 영화 감상 등 다양한 24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파크 내 이곳저곳에서 시들기 전 들꽃을 채집해 곽향 스머지스틱을 만들거나 양파망 파우치를 만들고, 반려견과 함께 커플 화관을 만들며 요리교실을 진행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특히 즐거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비용이 '작은 씨앗'이라는 게 꽤 매력적이었다.  
반려견과 들꽃으로 왕관을 만들고 있다.
반려견과 들꽃으로 왕관을 만들고 있다. ⓒ김윤경
가을이 어울리는 피아노 숲
가을이 어울리는 피아노 숲 ⓒ김윤경

사람들이 모인 혁신파크는 꽤나 전원적으로 보였다. 피아노 숲은 목가적인 타지에 온 느낌을 주었다. 기자는 미리 곽향 스머지스틱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 신청을 했다. 스틱을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곽향과 스머지스틱에 관한 설명을 듣고, 참여동 안뜰에서 허브와 식물을 채집했다. 채집한 식물을 다듬어 끈으로 묶어 말리면 완성된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중정 내 안뜰에서 들꽃을 채집하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중정 내 안뜰에서 들꽃을 채집하고 있다. ⓒ김윤경

참여동은 겉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중정이 있다. 그 중정 뜰에 약초들이 재배돼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힐링을 준다. 참여동 안뜰에 펼쳐진 약초를 채집하다 보니, 들판에 나온 느낌을 받는다. 
서울혁신파크 참여동에는 약초가 재배되는 중정이 있다.
서울혁신파크 참여동에는 약초가 재배되는 중정이 있다. ⓒ김윤경

“곽향이라고 해서 상자갑 인줄 알았어요.” 참가자의 말에 강사는 웃으며 곽향이 약초라고 말해줬다. 곽향은 약재로 사용되는 우리나라 토종허브 식물이란다. 꽃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어도 좋고, 밀원식물로 양봉가가 선호하기도 한다.

특유의 향은 벌레를 쫓고 방향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어디 이뿐만이랴.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감기, 진통, 복통 등에도 좋은 효과를 준다. 스머지스틱은 원래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심신 치유와 공간 정화를 위해 사용돼 왔던 것이다. 말린 스머지스틱을 태워 부정적인 기운을 내보내고 연기로 액운을 막았다. 
사람들이 곽향 스머지스틱을 만들고 있다.
사람들이 곽향 스머지스틱을 만들고 있다. ⓒ김윤경

참가자들은 저마다 냄새를 맡아보며 신기한 듯 개성있는 모양으로 꾸몄다. 한 남성은 방에 걸어 놓겠다고 다발을 만들고 공처럼 둥글리기도 했다. 엄마를 기다리던 아이도 함께 참여해도 되는지 묻더니 신나게 움직였다.  
나무 사이에 양파망으로 가랜드를 만들어 걸어 놓았다.
나무 사이에 양파망으로 가랜드를 만들어 걸어 놓았다. ⓒ김윤경

곽향 스머지스틱 만들기는 피아노 숲이라고 불리는 피아노가 있는 숲속에서 진행했다. 바로 옆에서는 양파망을 이용한 파우치 만들기가 한창이었다. 근처 나무에는 양파망을 이용해 가랜드를 걸어놨는데 누가 봐도 재활용한 양파망으로 보이지 않았다. 

정문과 가까운 카페 '쓸'에 모인 사람들은 반려견과 함께 들꽃으로 화관을 만드는데  열중해 있었다. 어느 곳을 둘러봐도, 어디서 찍어도, 한 폭의 그림 같은 곳. 이곳의 매력 아닐까. 
사람들이 서울혁신파크 카페 '쓸'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서울혁신파크 카페 '쓸'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김윤경

퍼머컬처 페스타는 끝났지만, 혁신파크에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아직 많다. 서울혁신파크는 올 10월까지 매달 시민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자전거 생활 정비 워크숍이나 예술로 마음을 치유하는 프로그램, 그림 그리기나 나만의 향수 만들기, 조향작품 시행 행사를 비롯한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가 비치돼 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가 비치돼 있다. ⓒ김윤경

우선 추천하고 싶은 건, 숨겨진 댄싱 본능을 깨워줄 ▴댄싱파크다. 스트레칭부터 몸풀이 댄스, 뉴트로 댄스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만한 댄스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무료로 참가할 수 있으며, 가을이 영글어가는 9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6시, 서울혁신파크 잔디광장에서 1시간 가량 진행된다. 발레, 한국무용, 미니공연 등을 감상하면서 포인트 안무를 배울 수도 있다고 한다.
플리마켓과 댄싱파크 포스터
플리마켓과 댄싱파크 포스터 ⓒ서울혁신파크

9월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매주 토요일(10월 1일, 8일, 15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열리는 ▴안 쓰는 물건 플리마켓도 주목해보자. 단지 물건을 팔고 사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친환경 체험 활동, 상품 판매, 물물교환 등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한다. 어떤 필요한 제품을 얻어올까. 적은 돈으로 원하는 걸 사면서 친환경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은 보람있다.

9월 27일, 10월 4일, 10월 15일파크문화투어가 펼쳐진다. 매회 다른 테마로 북캉스를 진행하며, 팝업도서관, 플라워 아트 등 프로그램이 열린다. 이곳에서 북캉스라니, 상상만해도 즐겁다.

또 서울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맛동 가나다밥상’ 프로그램도 눈여겨 볼만하다. 9월 21일 가을철 건강을 위한 약선음식, 23일 가을철 사찰음식과 28일 장 맛나는 소박한 안동반가음식을 시연 및 시식할 수 있다.

이미 늦었다고?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자. 필자는 향수 만들기를 신청했다. 또한 시각장애인 조향사가 만든 향수를 전시한다고 하니 가서 후각을 즐겨볼 생각이다.
(시계 방향으로) 서북권 직장맘센터 및 서울시립 은평청소년성문화센터가 있는 참여동. 음식을 만드는 맛동, 댄싱파티가 열릴 혁신광장 등 많은 곳이 모여있다.
(시계 방향으로) 서북권 직장맘센터 및 서울시립 은평청소년성문화센터가 있는 참여동. 음식을 만드는 맛동, 댄싱파티가 열릴 혁신광장 등 많은 곳이 모여있다. ⓒ김윤경

2015년 4월 개소한 서울혁신파크에는 서울시립 은평청소년성문화센터, 서북권 직장맘지원센터, 50플러스 서부캠퍼스 및 서울기록원 등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2021년에는 250여 혁신그룹과 1,300명의 혁신가가 상주해,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가을다운 고즈넉한 정취를 맛보고 싶다면, 서울혁신파크를 찾아보자. 가을빛을 담은 장소에 어울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을을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 주기 충분할 듯하다.   

서울혁신파크

○ 주소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 운영일시 : 월~금요일 09:00~18:00, 매주 토·일요일 정기휴무
홈페이지
○ 문의 : 02-389-7512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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