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타고도 어디든 갈 수 있어요! 이동 약자와의 동행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2.06.29. 14:33

수정일 2023.11.08. 14:42

조회 2,572

문턱이 있던 상점 출입구에 맞춤형 경사로를 설치하여 이동 약자도 편하게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문턱이 있던 상점 출입구에 맞춤형 경사로를 설치, 이동 약자도 편히 드나들 수 있도록 했다. ⓒ윤혜숙

서대문구 연희동 사러가쇼핑센터가 있는 곳은 도로명이 '연희맛로'다. 도로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연희동 맛집은 여기에 다 모여 있는 것 같다. 연희동의 핫플레이스가 된 이곳은 비교적 사람이 드문 평일 오후에도 길거리에 행인들이 많았다. 

상점마다 이동 약자가 쉽게 드나들 수 있게 '맞춤형 경사로' 설치

연희맛로를 거닐다가 상점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이동 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인 '맞춤형 경사로'를 봤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용하는 대부분의 상점 출입구에는 높거나 낮은 문턱이 있다. 비장애인이라면 문턱이 있어도 드나드는데 전혀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아주 낮은 문턱도 쉽게 넘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분들이다. 이동에 제약이 많아서 이동 약자로 불리고 있다. 어느 곳이든 쉽게 가지 못하는 이동 약자가 식당, 약국, 편의점 등의 소규모 가게를 드나들 수 있게 하기 위해 연희맛로 곳곳의 상점에는 맞춤형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동 약자의 편의를 위해 계단 옆에 별도의 비스듬한 경사로를 설치한 건물이 많아지고 있다.
이동 약자의 편의를 위해 계단 옆에 별도의 비스듬한 경사로를 설치한 건물이 많아지고 있다. ⓒ윤혜숙

애당초 건축물을 지을 때 이동 약자를 배려해서 문턱을 없애고 비스듬한 경사로를 만들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건축물은 이동 약자를 배려한 시설이 부족하다. 최근엔 이동 약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문턱이 없거나 계단이 있는 곳이라면 계단 옆에 별도의 비스듬한 경사로를 설치하는 등 이동 약자가 드나들기 쉽게 건물이 바뀌고 있다. 비단 건물뿐이겠는가! 저상버스, 전철역사의 엘리베이터 등 이동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대문구가 '2021년 주민참여예산'으로 연희맛로에 맞춤형 경사로를 설치했다.
서대문구가 '2021년 주민참여예산'으로 연희맛로에 맞춤형 경사로를 설치했다. ⓒ윤혜숙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하면,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비롯한 이동 약자가 이용하기 어려운 시설이 많다. 이에 서대문구에서는 ‘2021년 주민참여예산’으로 맞춤형 경사로를 시범 설치했다. 연희맛로의 맞춤형 경사로는 작년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것이다.
연희맛로의 상점에 이동 약자를 위한 맞춤형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다.
연희맛로의 상점에 이동 약자를 위한 맞춤형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다. ⓒ윤혜숙

올해 상반기 서울시에서는 ‘2022년 생활밀착형 맞춤형 경사로 설치 지원’ 사업을 위한 수행기관을 모집했다. 소규모 생활편의시설의 신청을 접수 받아서 80여 곳을 선정한 뒤 맞춤형 경사로를 설치하기 위해 전액 무료로 지원한다. 이후 모니터링단을 운영하여 경사로에 대한 관리 및 유지보수도 병행할 예정이다. 서대문구도 작년에 연희맛로의 상점가에 시범적으로 설치했던 맞춤형 경사로의 반응이 좋아서 올해 서울시와 보조를 맞춰서 맞춤형 경사로를 확산하기로 했다.
서대문구가 전동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에 부착할 야광 반사판을 배부했다.
서대문구가 전동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에 부착할 야광 반사판을 배부했다. ⓒ서대문구청

전동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 이용 장애인 주민 위한 '야광 반사판'

서대문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전동 휠체어나 전동 스쿠터를 이용하는 서대문 내 장애인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야광 반사판’을 무상으로 배부했다. 반사판 수량은 200매다. 서대문구 장애인이동기기 수리센터를 이용하는 연간 인원을 감안해서 수량을 정했다.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부터 14개 동주민센터와 수리센터를 통해 전동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에게 야광 반사판을 배부했다. 야광 반사판은 어둠 속에서 차량 등의 불빛을 받으면 선명하게 빛을 내고 낮에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야광 반사판은 스티커 형태로 되어 있어서 전동 보조기기 뒷면에 누구든 쉽게 부착할 수 있다. 서대문구는 반사판이 훼손되면 교체해 주는 등 사후관리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서대문구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서대문 희망차'를 운행하고 있다.
서대문구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를 위한 '서대문 희망차'를 운행하고 있다. ⓒ서대문구청

교통약자 이동 지원을 위한 '서대문 희망차'

또한 서대문구는 ㈜카카오모빌리티, 서대문구 지역돌봄사업단과 함께 교통약자 이동 지원을 위한 ‘서대문 희망차’ 운행을 시작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차량을 지원하고, 지역돌봄사업단은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서대문 희망차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장애인과 노약자다. 하지만 장애 등급이 없는 노약자와 부상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거동이 불편한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다. 

서대문 희망차는 평일 오전 8시 30분 부터 오후 4시 30분 까지(주말과 공휴일은 휴무) 운행하며, 서대문구 전역과 인근 마포, 은평, 종로, 중구까지 운행한다. 그 외 서울시 지역으로 가려면 서대문 희망차를 예약할 때 상담이 필요하다.
안산자락길. 무장애 데크로드가 설치돼 있어서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안산자락길. 무장애 데크로드가 설치돼 있어서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윤혜숙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다. 지금 내가 장애인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 없다. 우리 모두는 잠재적인 장애인인 셈이다. 선천적인 장애인이 아닐지라도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 노환 등으로 거동이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늘어나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장애인을 포용하는 시설이 많아질수록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우리 사회가 약자와 동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서대문 희망차

○ 희망차 운영시간: 08:30~16:30 (평일)
○ 콜센터 운영시간: 09:00~18:00 (평일)
홈페이지
○ 문의: 1811-8255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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