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기역 일대 여름철 악취 싹 사라졌다! 그 비결은?

시민기자 조송연

발행일 2022.06.08. 14:30

수정일 2022.06.08. 16:29

조회 2,321

하수 악취 개선 시범사업이 완료된 '회기역' 일대 가보니...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찾아왔다. 여름이 찾아옴과 동시에 반갑지 않은 ‘악취’도 우리 곁을 찾아온다. 누군가 무단투기한 쓰레기의 악취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특히 비오는 장마가 시작되면 하수도에서 나오는 악취까지 우리를 괴롭게 한다.

서울에서 하수 악취가 가장 심각한 곳은 어디일까. 그동안 서울시의 하수 악취 관리는 별도의 기준 없이 민원이 접수되는 위주로 추진됐다. 그에 따라 지역별로 악취 관리에 편차가 발생했고, 이를 일원화한 맞춤형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여름철이 다가오면 하수악취가 우리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조송연
여름철이 다가오면 하수악취가 우리의 미간을 찌푸리게 한다. Ⓒ조송연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서울시는 하수 악취 관리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했다. 정화조 분포 비율, 지하철역 유무, 유동인구, 사업 효과성 등을 고려해 최종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곳은 ‘회기역’ 일대.

회기역이 선정된 까닭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회기역 일대는 가장 악취가 심한 ‘5등급’이다. 5등급은 불쾌함을 느낄 수 있는 등급이다. 둘째, 유동인구다. 회기역은 인근에 경희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가 있고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1호선이 운행되며, 회기역 일대 유동 인구만 5만 명을 상회하는 상황이다.
회기역 앞 사거리 Ⓒ조송연
회기역 앞 사거리 Ⓒ조송연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회기역 일대에 최신 기술과 공법 등을 사용해 악취를 줄이려고 노력했고, 올해 5월 ‘회기역 하수 악취 개선 시범사업’을 완료했다. 결과는 대성공. 악취를 기존 5등급(불쾌)에서 3등급(보통)까지 낮추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회기역 앞에 놓인 ‘흡착분해 악취 탈취 시설’. 흡착분해 악취 탈취 시설은 신기술 중 하나로 상온에서 악취 가스를 흡착, 제거한다. 아래 사진 속 검은색 배수관을 따라 악취 가스를 흡착하고, 네모난 통에 있는 복합 흡착제를 이용해 악취 가스를 제거한다.
왼쪽 검은색 배수관을 통해 악취 가스를 흡착한다.  Ⓒ조송연
왼쪽 검은색 배수관을 통해 악취 가스를 흡착한다. Ⓒ조송연

분뇨로 인한 악취가 많이 발생하는 정화조에는 ‘공기 주입식 황산화 미생물 담체 장치’를 달았다. 역시 신기술을 사용해 미생물이 악취 물질을 먹도록 하여 제거하고, 하수관로 내부에는 ‘미세 물분사 악취 저감 시설’을 설치했다. 악취 유발 물질(황화수소)이 물에 녹는 성질을 이용해 관내에 미세하게 물을 뿌려 악취를 잡아내도록 했다.

외부 시설물인 흡착분해 악취 탈취 시설 옆에는 하수 악취 측정 장치인 ‘스마트 악취 측정 장치’를 설치했다. 일회성 사업으로 끝나지 않고 악취 물질을 흡입하고 이를 분석해 악취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 악취 측정 장치 Ⓒ조송연
스마트 악취 측정 장치 Ⓒ조송연

익숙해 보이는 맨홀도 뚜껑을 열어 보면 '맨홀 악취 차단 장치'가 설치되어, 악취 걱정 없이 보다 쾌적한 거리를 걸을 수 있다. ‘회기역 하수악취 개선 시범사업’ 이후 악취 농도는 일간 최대값 기준 76.5%, 평균값 기준 42.6% 저감됐다.

하수 악취 때문에 불편을 호소했던 회기역 주변 주민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7%가 서울시의 ‘하수악취 저감 사업이 생활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
맨홀 악취 차단 장치를 설치하는 등 하수악취를 잡으려 노력했다. Ⓒ조송연
맨홀 악취 차단 장치를 설치하는 등 하수악취를 잡으려 노력했다. Ⓒ조송연

회기역에서 통학하는 경희대학교 학생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작년에 가끔 학교에 온 적이 있었거든요. 장마철이라 비 온 다음날이었는데, 그 하수도에서 흔히 나는 썩은 냄새라고 해야 하나요. 지금 기억하려고 하니까 역해서 울렁거리는데, 좀 심했어요.”

“지금은 아직 장마철이 아니라 모르겠는데, 확실히 냄새는 덜한 것 같아요. 이제 날씨가 더워지는데, 그러면 하수도에서 썩은 냄새도 올라오거든요. 여기가 워낙 식당도 많고 그래서 냄새가 유독 심한데, 하수도를 한 번 정리했다니까 올해는 달라질 것 같네요.”
회기역 1번 출구 Ⓒ조송연
회기역 1번 출구 Ⓒ조송연

회기역의 하수 악취 개선 시범사업은 회기역뿐 아니라 이후 하수 악취가 발생하는 지역을 맞춤형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서울형 하수 악취 목표관리제’의 일환으로 시행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높다. 회기역의 사례를 시작으로 다른 하수 악취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가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하수 악취로 민원이 발생한 코엑스 주변 등 시내 29개 지역을 대상으로 저감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여름철만 되면 눈살 찌푸린 채로 재빨리 벗어나야 했던 악취가 가득한 골목. 그 골목들이 서울시의 저감 사업을 통해 사라질 예정이다. 이제 회기역엔 악취 대신에 정겨운 사람 내음이 가득해질 것 같다.

시민기자 조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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