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영웅을 돕다"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가 열리기까지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2.04.01. 14:35

수정일 2023.11.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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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 부상 입은 청년에게 합당한 지원을...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이주은 팀장 Ⓒ조수연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를 운영하는 이주은 팀장 Ⓒ조수연

2015년 목함 지뢰로 한쪽 다리를 잃은 하재현 중사, 2017년 K-9 자주포 결함으로 전신 화상을 입은 이찬호 병장. 이처럼 군에서는 항상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이찬호 병장이 당한 사고에서는 7명 중 3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 이후의 군의 대처. 씁쓸한 우스갯소리이지만 “군에 들어갈 때는 우리 자식, 나올 때는 남의 자식”이라는 말처럼, 부상 군인에게 돌아오는 지원은 항상 아쉽고, 절차도 까다롭다. 또한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 보훈보상대상자 등록도 시간과의 끝없는 싸움이다. 그러는 과정에서 부상자들은 심각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거나 사비를 들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부상 제대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7주기 서해 수호의 날인 지난 3월 25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를 열었다. 원스톱 상담창구에서는 전문적인 법률 상담과 자조 모임 등을 지원하며, 창업과 일자리도 지원한다. 상이군경회 소속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 이주은 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주은 팀장의 제안에 서울시가 공감하며 원스톱 상담창구가 탄생했다. Ⓒ조수연
이주은 팀장의 제안에 서울시가 공감하며 원스톱 상담창구가 탄생했다. Ⓒ조수연

이주은 팀장 역시 청년 부상제대군인이다. 2019년에 지뢰를 밟는 사고를 당한 이주은 팀장은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보상에 대한 전문적인 안내는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먼저 사고를 당했던 하재현 중사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개탄스러웠다. 그런 일을 겪으면서 자신의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전문적인 법률 상담, 국가유공자 등록 등의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부상 군인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연한 생각이 구체적인 사업으로 진행된 계기는 2021년 현충일 행사였다. 서울시 현충일 행사에서 서울시장을 만났고, 청년 부상제대군인의 어려움과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알렸다. 서울시는 공감하며 함께 사업 계획서를 준비하고 시의회에서 예산을 받아 올해부터 지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이주은 팀장의 작은 소망에서 시작한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가 개소하였다.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에선 법률 및 심리 상담 위주로 진행한다.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에선 법률상담, 심리지원, 자립지원을 진행한다.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는 크게 직접 지원과 간접 지원으로 나뉜다. 먼저 직접 지원으로는 법률 상담과 자조 모임 지원이 있다. 법률 상담은 국가유공자 등급, 장애인 등급, 군인 상이 등급 등 다양한 등급에 대하여 알려준다. 치료에 전념해야 할 청년들이 스스로 보상을 알아봐야 하는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전문 변호사의 법률 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그 과정에서 절차와 보상, 해야 할 일 등에 대한 안내가 필요하여 법률 상담은 직접 원스톱 상담창구에서 진행하고 있다. 원스톱 상담창구를 열자마자 전역한 지 몇 년 지났지만 아직 보상을 받지 못한 청년, 군에서 부상을 입었지만 진료 기록이 애매한 경우 등 다양한 상담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이팀장은 “신청서를 모두 받고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다”며 “전문 변호사를 통해 상담과 답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 안내 팸플릿 Ⓒ서울시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 안내 팸플릿 Ⓒ서울시

자조 모임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청년 부상제대군인과 그 가족이 대상이다. 4월에 전문 상담사를 섭외하여 5~6월부터 원스톱 상담창구에서 직접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청년포탈과 연계하여 자조 모임 외의 심리 상담도 지원한다. 

특히 자조 모임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어 심리 상담의 효과가 큰데, 이주은 팀장은 “심리적으로 힘든 청년도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중증과 경증으로 나누어 중증은 전문 상담사가 함께하는 심리 재활 모임으로 구성한다.
법률 상담 등이 진행되는 회의실 Ⓒ조수연
법률 상담 등이 진행되는 회의실 Ⓒ조수연

자조 모임의 대상에는 부상제대 청년뿐 아니라 부모님 등 가족까지 포함된다. 이주은 팀장은 “현 제도상에서 가족 지원에 대한 부분은 매우 미약한 실정”이라며 “자조 모임은 부상 군인뿐만 아니라 가족까지 당연히 함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지원 외 간접 지원으로는 창업과 일자리 지원이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취업 지원, 서울시의 취창업 지원, 국가보훈처의 국가유공자나 보훈보상대상자 취업 지원으로 연계하여 진행된다. 대상자에게 어떤 지원 사업이 적합한지 살펴본 후 추천하고 있다.
"나라를 위한 영웅들을 돕고 있다"고 말하는 이주은 팀장 Ⓒ조수연
"나라를 위한 영웅들을 돕고 있다"고 말하는 이주은 팀장 Ⓒ조수연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청년 부상제대군인을 위한 원스톱 상담창구를 운영 중인 이주은 팀장. 이팀장은 원스톱 상담창구가 하는 일을 “영웅들을 돕습니다”라고 표현했다. 휴전 상황에서 국민들이 전쟁에 대한 걱정 없이 본인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청년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들은 당연히 영웅이라면서, 무슨 일을 하는지 질문을 받으면 “영웅들을 돕고 있습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억울한 부상제대 청년이 없도록 심리적인 치유를 지원하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국가유공자 신청이나 자료 제출과 같은 법률적인 부분도 바꿔서 충분한 보상과 명예가 주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 청년 부상제대군인 원스톱 상담창구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워크앤올 마포T타운점 13층(공덕역 3분 거리)
○ 주요업무 : 심리지원, 취업상담, 보훈 관련 법률상담 등
○ 상담대상 : 만 19~39세 청년 부상제대군인 및 국가유공자
○ 운영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 문의 : 02-6354-2030
[관련 기사] '부상 입고 제대한 청년' 챙긴다…원스톱 상담·일자리 지원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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