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마셔도 될까? 야외 '아리수 음수대' 관리 상태, 깐깐하게 따져봤어요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6.04.30. 13:58

수정일 2026.04.30. 15:41

조회 68

우리동네 아리수 음수대 ©김윤경
우리동네 아리수 음수대 ©김윤경
지난 4월 26일 밖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마포대교를 가득 메운 시민들 행렬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2026 서울 하프마라톤'에 참여한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5월 3일까지가 스포츠 주간이라더니 요즘 공원과 한강변에 운동하는 사람을 꽤 볼 수 있다. 비단 마라톤만이 아니다. 봄의 끝자락에서 많은 사람이 산책과 운동으로 밖을 나서고 있다. 
운동의 피로를 달래주는 것에 물만큼 좋은 것이 있을까. 이전에도 산책 중 목이 말라 공원 한쪽에 서 있는 아리수 음수대를 만난 적이 있다. 그런데 막상 마시려니까 잠시 멈칫거려졌다. '그냥 마셔도 될까? 관리는 제대로 되고 있는 걸까?'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서대문구에 있는 아리수 현행가압장 ©김윤경
서대문구에 있는 아리수 현행가압장 ©김윤경
서울시는 지난 3월 15일부터 야외 음수대 1,777대 운영을 재개했다. 겨울철 동파 방지를 위해 잠시 멈췄던 음수대들이 봄과 함께 다시 깨어났다.

재가동 전에 공원관리부서, 수도사업소, 서울아리수본부가 참여하는 3단계 합동점검이 먼저 이뤄졌다. 공원관리부서가 전수조사를, 관할 수도사업소가 확인 점검을 한 뒤, 서울아리수본부가 출수·배수 작동 여부, 누수, 청결 상태, 관리표 부착까지 꼼꼼히 최종 점검했다. 우리는 별생각 없이 음수대 앞에 서지만, 그 뒤에는 이런 준비 과정이 숨어 있다.

특히 올해부터 아리수 수질검사 항목이 362개로 늘었다. 기존 357개에서 5개가 추가됐는데,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는 신종 과불화합물까지 선제적으로 검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수질검사 항목이 166개인 걸 생각하면 아리수는 그 두 배 이상을 검사하는 셈이다. 검사는 서울물연구원이 아리수정수센터에서 각 가정에 공급하는 최종 처리수를 직접 검사한다. 서울의 모든 정수센터에는 고도정수처리 시스템이 100% 가동 중이다.

야외 음수대는 별도로 연 4회 정기 수질검사를 받는다. pH, 탁도, 잔류염소, 철, 구리 등 5개 항목을 수질검사원이 현장에서 직접 채수해 측정한다. 검사 결과는 음수대 안내판에 공개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아리수맵을 통해 또 다른 야외 음수대를 찾아봤다. ©김윤경
아리수맵을 통해 또 다른 야외 음수대를 찾아봤다. ©김윤경
음수대 밑에는 음수대 불편신고를 할 전화번호와 수질검사 결과가 적혀 있다. ©김윤경
음수대 밑에는 음수대 불편신고를 할 전화번호와 수질검사 결과가 적혀 있다. ©김윤경
좀 더 안전하게 아리수 음수대를 사용하기 위해 서울아리수본부 급수부 급수설비과 담당자에게 궁금한 점을 문의했다.

Q. 아리수 음수대 출수구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있을 수 있지 않나요?
A. "음수대에서 출수되는 수돗물은 잔류 염소 성분이 포함돼 있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어려워요. 다만 사용자가 입을 직접 대고 마시거나 비위생적인 접촉이 있을 경우 오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텀블러나 개인 물병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고 관리기관이 정기적으로 위생관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잔류염소가 소독제 역할을 해서 아리수가 음수대를 통해 나오는 동안에도 미생물 증식을 억제한다고 했다. 특히 아리수 음수대는 분기별 1회 수질검사를 통해 음수대 관리표에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Q. 아리수 음수대 주변이 지저분하거나 물이 이상하게 느껴질 때 어디에 신고하면 되나요?
A. "시설물 관련 이상을 발견하셨을 때는 음수대 안내판에 적힌 공원관리기관에 신고하시면 됩니다. 공원녹지과 같은 곳이죠. 수질 부분에 이상이 의심된다면 관할 수도사업소에 문의하시면 됩니다."

일상점검과 청소는 공원 관리기관이 담당하고, 수질검사는 관할 수도사업소가 분기별로 실시한단다. 음수대 안내판에는 관리 주체와 연락처가 적혀 있다. 누수나 파손, 위생 불량을 발견했을 때 확인하면 된다.

Q. 가까운 아리수 음수대 위치를 스마트폰으로 찾을 수 있나요?
A. "네, 스마트폰으로 아리수맵에 접속하시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음수대를 바로 찾으실 수 있습니다. 장거리 산책이나 러닝, 등산 중에 급수 지점을 미리 설정해두는 용도로도 활용하실 수 있어요."

아리수맵에서는 탁도, 잔류염소, pH 등 자동측정기 검사 항목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해 안으로 각 음수대 위치에서 수질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고정형 음수대 외에 대규모 축제나 행사 현장에는 이동식 '동행 음수대'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와 억새 축제 등 6개 주요 행사장에 이동식 음수대 12대를 지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도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시작으로 자치구의 신청을 받아 대규모 야외 축제에 이동식 음수대를 지원할 예정이다. 행사장에서 생수를 사지 않아도 되고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하니 무척 유용한 취지다.
아리수맵에서 우리동네 아리수 정보와 수질검사 결과를 볼 수 있다. ©서울시
아리수맵에서 우리동네 아리수 정보와 수질검사 결과를 볼 수 있다. ©서울시
궁금한 곳의 측정 결과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서울시
궁금한 곳의 측정 결과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서울시
Q. 서울시민 중 실제로 아리수를 마시는 분들은 얼마나 되나요?
A. "2025년 서울 시민 먹는 물 소비패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형 수돗물 음용률' 지표 기준으로 75%의 시민이 아리수를 직접 음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명 중 7명 이상이 이미 아리수를 마시고 있다는 소리다. 나머지 시민들이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신뢰에 있지 않을까라고 묻자, 담당자는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노후 상수도관 교체와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더 깨끗한 아리수를 공급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담당자는 "서울 아리수는 세계 주요 대도시 중 수돗물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하면서도 수질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WHO 권장 항목의 두 배 이상을 검사하는 도시가 많지 않거든요"라고 강조했다.
아리수맵으로 들어가면 신고하기, 신고조회, 신고안내 등을 할 수 있다. ©서울시
아리수맵으로 들어가면 신고하기, 신고조회, 신고안내 등을 할 수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음수대만이 아니라 상수도관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8년까지 총 2,088km의 상수도관 세척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법적으로는 관 매설 후 10년 이내 1회 이상으로 연간 208km만 세척하면 되지만, 그보다 세 배 이상 많은 연간 700km를 세척하고 있다. 2021년 상수도관 세척이 법제화된 이후 지금까지 총 4,109km의 상수도관을 세척했다.

시는 전국 최초로 세척 효과 검증 매뉴얼을 만들어 2024년부터 모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수질데이터, 영상, 직접평가, 간접평가, 이물질량 분석 등 5개 분야에서 평가해 세척 효과가 부족하면 추가 작업을 한다.

또 2025년부터 서울물연구원이 개발한 유속 측정장치도 본격 사용 중이다. 이를 통해 세척 과정에서 배출수의 유속을 직접 측정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수질 개선 효과가 약 31% 향상됐다.

공공 상수도관뿐 아니라 가정의 급수관 관리를 위한 '클린닥터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재개발·재건축 보류 지역 등 관 교체가 어려운 7,079가구를 대상으로 배관 세척비와 수도꼭지 필터를 지원할 예정이다.
측정기 외함(왼쪽)과 측정기 내부(가운데, 오른쪽) 모습 ©서울시
측정기 외함(왼쪽)과 측정기 내부(가운데, 오른쪽) 모습 ©서울시
아리수 음수대에서 텀블러에 물을 받아 마셔봤다. ©김윤경
아리수 음수대에서 텀블러에 물을 받아 마셔봤다. ©김윤경
근처를 돌아다니다 목이 말라 아리수맵을 찾아봤다. 우리 동네에도 아리수 음수대가 꽤 있었다. 가장 가까운 음수대를 찾아갔다. 아리수 음수대 아래쪽을 보니 관리 주체와 수질검사 결과가 적혀 있어 안심이 됐다. 가방 속 텀블러를 꺼내 물을 받은 뒤 한 모금 들이켰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물맛이 깔끔했다.

시원한 물 한 모금에 문득 얼마 전 다녀온 유럽 여행의 기억이 떠올랐다. 로마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길거리 음수대를 만날 수 있었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서울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깨닫게 됐다. 도심 곳곳에서 누구나 깨끗한 물을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일상 속 혜택인지 말이다.
더운 날 시원한 물보다 더한 피서가 있을까. ©김윤경
더운 날 시원한 물보다 더한 피서가 있을까. ©김윤경
이제 공원에서 목이 마를 때 망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외출 전 아리수맵으로 주변 음수대 위치를 확인하고 텀블러 하나만 챙기면 충분하다. 기온이 점점 올라가는 요즘 믿을 수 있는 물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꽤 근사한 특권 아닌가. 더 많은 이들이 아리수맵을 활용해 가까운 음수대를 잘 이용하면 좋겠다.

시민기자 김윤경

정책부터 명소까지 직접 체험하며 역동적인 서울의 모습을 함께 알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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