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서 조선왕실 문화의 진수를 만나다!

시민기자 김세민

발행일 2022.03.15. 11:20

수정일 2022.03.15. 17:20

조회 973

왕실을 비롯한 온 나라 백성에게 큰 복을 누리라는 의미를 담은 경복궁 ⓒ김세민

경복궁은 조선 왕조 제일의 법궁이다. 북으로 북악산을 기대어 자리 잡았고, 정문인 광화문 앞으로는 넓은 육조거리(지금의 세종로)가 펼쳐져, 왕도인 한양(서울) 도시 계획의 중심이다. 1395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하였고, 1592년 임진 왜란으로 불타 없어졌다가, 고종 때인 1867년 중건되었다. 

흥선대원군이 주도하여 중건된 경복궁은 500여 동의 건물들이 미로처럼 빼곡히 들어선 웅장한 모습이었다. 궁궐 안에는 왕과 관리들의 정무 시설, 왕족들의 생활 공간, 휴식을 위한 후원 공간이 조성되었다. 또한 왕비의 중궁, 세자의 동궁, 고종이 만든 건청궁 등 궁궐 안에 다시 여러 작은 궁들이 복잡하게 모인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에 거의 대부분의 건물들을 철거하여 근정전 등 극히 일부 중심 건물만 남았고, 조선 총독부 청사를 지어 궁궐 자체를 가려버렸다.

경복궁을 한바퀴 돌아보니 이곳에 오기 전에 역사 공부를 하고 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생각없이 구경하는 것보다 공부를 하고 오면 좀 더 재미있게 둘러 볼 수 있을 것 같다. 역사공부를 하면서 역사 속 장소들을 둘러보는 경험은 살아있는 역사 체험학습을 할 수 있기에 ​역사를 자연스럽게 몸과 머리에 익힐 수 있는 좋은 체험이 될 것 같다.

국보 제223호인 근정전(勤政殿)은 경복궁의 법전으로 각종 즉위식을 거행했던 왕실의 행사장이었다. 근정전 옆에 위치한 경회루는 1만원권 구화폐에 실릴 만큼 대표적인 건축물로 사랑받아 왔다. 원래 경회루 주변은 사방에 담이 있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었지만 일제강점기에 담을 허물어버려 지금은 경회루 동쪽과 북쪽 담만 남아 있다. 왕실의 연회를 베풀거나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곳으로 1867년 재건되었고 2층 누마루에 올라 서쪽의 인왕산과 동쪽의 궁궐을 감상하고 연못에서는 뱃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경회루를 보면 연산군의 방탕한 삶을 떠올리게 된다. 경회루에서 날마다 연회를 열며 그 자리에 ‘흥청(興淸)’이라는 기생 조직을 동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흥청망청’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경복궁의 편전 중 하나인 수정전은 세종 때 집현전으로 사용되었다. 훈민정음 창제의 산실이다. 그런데 세조가 집권하면서 단종 복위 운동에 집현전 학사들이 앞장섰다는 이유로 현판을 떼어버렸다. 고종 때 중건하며 ‘수정전’이라 불렸고 ‘군국기무처(軍國機務處)’라는 정부기관의 사무실이 되었다. 그리고 1894년 이곳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근대 개혁인 ‘갑오개혁’이 만들어졌다.

경복궁은 다행히 1990년부터 본격적인 복원 사업이 추진되어 총독부 건물을 철거하고 흥례문 일원을 복원하였으며, 왕과 왕비의 침전, 동궁, 건청궁, 태원전 일원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광화문 - 흥례문 - 근정문 - 근정전 - 사정전 - 강녕전 - 교태전을 잇는 중심 부분은 궁궐의 핵심 공간이며,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대칭적으로 건축되었다. 현재 경복궁은 정문인 광화문을 지나 흥례문, 영제교를 지나면 기능에 따라 영역이 나뉜다.

외전 영역에는 근정문·근정전이 있고, 내전 영역에는 사정전·만춘전·천추전·경회루·강녕전·연생전·경성전·함원전·흠경각·교태전이 있다. 생활주거공간 영역으로 자경전·집경당·함화당이 있으며, 그밖에 후원 영역에는 향원정·집옥재·협길당·팔우정 따위의 건물이 있다. 중심부를 제외한 건축물들은 비대칭적으로 배치되어 변화와 통일의 아름다움을 함께 갖추었다. 

경복궁을 방문할 때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또한 함께 방문하기 좋다. 경복궁은 조선 왕조 최고의 궁궐인 만큼 생각보다 넓다. 동선은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 다만 좀 더 자세한 관람을 원한다면 우리궁궐지킴이 해설사들의 설명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한국은 미래 세대를 위해 궁궐의 재건, 복원, 유지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왔다. 수도 서울의 중심이고 조선의 으뜸 궁궐인 경복궁에서 격조 높고 품위 있는 왕실 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길 바란다.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들의 휴무일이 월요일이지만 경복궁은 화요일이니 날씨 좋은 봄날의 월요일엔 경복궁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경복궁

○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61
○ 운영시간
- 1~2월 & 11~12월 : 09:00~17:00 (입장마감 16:00)
- 3~5월 & 9~10월 : 09:00-18:00 (입장마감 17:00)
- 6~8월 : 09:00-18:30 (입장마감 17:30)
○ 휴무일 : 매주 화요일
○ 입장료 : 대인(만25세 ~ 64세) 3,000원
홈페이지
○ 문의 : 02-3700-3900

시민기자 김세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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