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우리 곁을 찾은 '향원정'의 멋에 취하다!

시민기자 차석철

발행일 2022.02.14. 10:20

수정일 2022.02.14. 14:23

조회 1,262

2018년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갔던 경복궁 향원정이 3년여 간의 공사를 마치고 지난 2021년 11월 5일 그 고운 자태를 드러냈다. 사계절 각기 다른 멋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가장 아름다운 정원답게 가을에 이어 지금은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순백의 아름다운 정취를 뽐내고 있다.  

경복궁에는 두 개의 인공연못이 있다. 국보로 지정된 '경회루'가 웅장하고 남성적이며 공식적인 연회를 베푸는 공간이라면, '향원정'은 왕실의 사적 휴식 공간으로서 단아하고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을 간직한다. 육각형의 2층 누각으로서 1층은 온돌, 2층은 마루로 구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향원정의 이름은 ‘향기가 멀수록 그윽하다’는 뜻을 가진 ‘애련설’의 향원익청(香遠益淸)에서 유래됐다. 경복궁을 중건하던 1867년(고종 4년)부터 1873년(고종 10년) 사이에 지어졌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1456년(세조 2년) 경복궁 후원에 취로정을 파고 연꽃을 심었다는 기록이 있어 이 취로정 터에 고종 때 향원정을 지은 것으로 짐작하기도 한다.

이러한 향원정도 6.25전쟁을 피하지 못하고 소실되었다가 1953년 복원되면서 건청궁에서 향원정으로 이어지던  ‘향기에 취한다’는 아름다운 뜻을 가진 '취향교'가 본래의 위치가 아닌 건청궁과는 정반대 위치인 남쪽으로 향하고 부재도 석재 교각, 목재 난간에다 아치형이 아닌 밋밋한 형태로 복원됐다. 이후 3여 년에 걸쳐 재복원 공사를 마치고 본래 위치인 향원정의 북쪽, 건청궁 방향으로 제 모습인 아치형과 길이 32m, 폭 165cm의 목재다리로 복원돼 그 고운 자태를 드러낸 것이다.

향원정은 자연을 마주하는 아름다움뿐 아니라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향원정 연못의 서북쪽 모서리를 보면 반듯하고, 곱게 다듬어진 돌로 쌓은 ‘열상진원’이라는 샘을 보게 되는데, 이 샘은 서울의 주산인 백악(북악산의 옛 명칭)에서 흘러 내려와 솟아나는 샘물을 모아두었다가 흘려보내는 우물이다. ‘맑은 물의 근원’ 또는 ‘한강의 근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워낙 깨끗하고 물맛이 좋아 건청궁의 식수로 사용을 했으며, 물길은 향원정을 거쳐 경회루로 들어가고 있다.

열상진원에서 동쪽 방향, 건청궁 방향으로 ‘한국의 전기 발상지’라는 표지석이 하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 발상지다.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한지 10년도 되지 않아 고종이 직접 에디슨에게 편지를 보내 1887년 3월 6일 이곳에 전기 시설을 설치해 건청궁을 밝혔다고 기록하고 있다.
서울의 주산인 백악을 배경으로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향원정. ⓒ차석철
서울의 주산인 백악을 배경으로 형형색색 단풍으로 물든 향원정. ⓒ차석철
복원공사 전 좌측에서 바라본 향원정과 취향교의 봄 정취. ⓒ차석철
복원공사 전 좌측에서 바라본 향원정과 취향교의 봄 정취. ⓒ차석철
백악을 배경으로 한 복원공사 전의 취향교와 향원정. ⓒ차석철
백악을 배경으로 한 복원공사 전의 취향교와 향원정. ⓒ차석철
늦여름, 가을로 들어서며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향원정. ⓒ차석철
늦여름, 가을로 들어서며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향원정. ⓒ차석철
복원공사를 마친 후 가을색이 깊이 물든 향원정을 열상진원에서 바라본 모습. ⓒ차석철
복원공사를 마친 후 가을색이 깊이 물든 향원정을 열상진원에서 바라본 모습. ⓒ차석철
열상진원은 백악에서 흘러온 샘물이 솟는 우물이다. 식수로 사용했으며 물길이 향원정을 거쳐 경회루까지 이어진다. ⓒ차석철
열상진원은 백악에서 흘러온 샘물이 솟는 우물이다. 식수로 사용했으며 물길이 향원정을 거쳐 경회루까지 이어진다. ⓒ차석철
동그란 홈과 좁은 수로를 거치며 물결이 잔잔해지고 차가운 물이 순화된다. ⓒ차석철
동그란 홈과 좁은 수로를 거치며 물결이 잔잔해지고 차가운 물이 순화된다. ⓒ차석철
향원정과 ‘한국의 전기 발상지’ 표지석. ⓒ차석철
향원정과 ‘한국의 전기 발상지’ 표지석. ⓒ차석철
눈이 내리고 살얼음이 얼은 향원정의 겨울. ⓒ차석철
눈이 내리고 살얼음이 얼은 향원정의 겨울. ⓒ차석철
연못이 얼고 흰 눈이 덮인 향원정의 겨울 정취. ⓒ차석철
연못이 얼고 흰 눈이 덮인 향원정의 겨울 정취. ⓒ차석철

향원정

○ 위치 : 경복궁 북쪽 건청궁 앞, 경회루 뒤편
○ 관람요금 : 경복궁 관람료에 포함되어 있고, 향원정 별도 요금 없음
- 경복궁 관람료 : 대인(만25세∼64세) 3,000원
- 무료관람 : 만24세 이하 청소년, 만65세 이상 어르신, 장애인, 유공자, 한복착용자
- 매주 화요일 휴궁이며,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전체 무료 관람
홈페이지

시민기자 차석철

수도 1000년 서울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을 전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경북궁 #향원정 #취향교 #서울의고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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