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시국에 꼭 필요한 감정 들여다보기…서울예술교육센터 '감정서가'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1.12.13. 11:00

수정일 2021.12.13. 18:19

조회 355

마음이 힘들 때 글을 쓰라는 말이 있다. 문장의 두서나 문맥 따위 무시하고 순간의 감정을 적는 거다. 감정은 구체적인 형상의 글씨가 되고, 한 걸음 멀리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여기, 코로나로 지겹고 답답한 마음을 글로 적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감정서가’ 이야기다. 
감정서가는 용산 센트럴파크타워 1층에 자리했다. ⓒ박은영
감정서가는 용산 센트럴파크타워 1층에 자리했다. ⓒ박은영

용산구에 위치한 감정서가는 도시의 삶 속에서 잊고 살기 쉬운 ‘감정’이라는 키워드를 집중하기 위해 올해 3월부터 운영되고 있다. 온라인 사전예약(네이버 예약)을 통해 오전 11시와 오후 3시 중 선택이 가능하며, 입장은 예약한 시간대에서 최대 3시간까지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4호선 신용산역에서 도보로 5분 가량 걸으면 센트럴파크타워 1층에 ‘감정서가’ 간판이 보인다. 안내데스크에서 예약 확인을 받은 후 서가에 들어서니, 일단 공간이 주는 첫 느낌은 고요하고 편안했다. 
필기구로 공간을 장식한 찬란한 문구점 ⓒ박은영
필기구로 공간을 장식한 찬란한 문구점 ⓒ박은영

북카페와 같이 따뜻한 느낌의 원탁과 구석구석 배치한 책상에는 필기구와 카드를 두어 어디서든 앉아서 글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은은한 조명과 전체적으로 서정적인 분위기에 마음이 쉽게 느슨해졌다. 단, 작게 음악이 들린다면 한층 더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카드를 작성할 수 있는 책상들 ⓒ박은영
카드를 작성할 수 있는 책상들 ⓒ박은영

계단을 오르면 나오는 중층 공간에는 책을 만드는 편집실과 정기 워크숍이 열리는 작업실 등이 마련돼 있었다. 작업실은 ‘작업의 감’이라는 정기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실제로 진행된 워크숍을 접하니 기회가 되면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크숍 뿐만 아니라 예술을 통해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모임도 운영되며, 예술가와 소통하며 마음의 모습을 표현해보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중층의 작업실과 편집실 ⓒ박은영
중층의 작업실과 편집실 ⓒ박은영
세미나가 이루어지는 중층의 공간들 ⓒ박은영
세미나가 이루어지는 중층의 공간들 ⓒ박은영

방문객은 감정서가 곳곳에 비치된 감정에 관한 문장을 읽고 감정카드에 이를 필사하거나 개인적 감상을 기록할 수 있다. 미리 신청한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감정서가의 프로젝트인 ‘작업의 감’과 ‘대화의 감’에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의 온도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나만의 적당한 온도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 볼 수도 있다. 
예쁜 카드로 제작된 사람들의 마음들 ⓒ박은영
예쁜 카드로 제작된 사람들의 마음들 ⓒ박은영
비치된 필기구로 카드에 마음을 써내려가면 된다. ⓒ박은영
비치된 필기구로 카드에 마음을 써내려가면 된다. ⓒ박은영

2층까지 둘러본 후 카드를 작성해 사서함에 넣었다. SNS의 글처럼 잘 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카드는 정기적으로 전시되며, 작성한 감정카드로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조금씩 천천히 둘러보며 자신의 마음과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이 특별하다. 습관적으로 참거나 감정을 숨기는 환경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더더욱 말이다. 
북카페와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감정서가 ⓒ박은영
북카페와 같은 분위기가 풍기는 감정서가 ⓒ박은영

한편, 감정서가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1,500명의 마음을 모아 기록하는 비대면 예술 프로젝트 ‘사서함:감정의 고고학’과 온라인 토크 프로그램 ‘대화의 감(感)’ 등을 올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다양한 색의 잉크로 작성한 글들 ⓒ박은영
다양한 색의 잉크로 작성한 글들 ⓒ박은영

누구나 불안한 시대, 감정서가의 색다른 공간과 마음의 문장들을 통해 마음을 돌아보며 잠시 쉬어가는 건 어떨까. 카드를 사서함에 넣고 감정서가를 나오는 순간, 이상하게 카드 속 감정이 내 몸에서 빠져나간 듯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적고, 그 속에서 벗어나는 경험을 하면 좋겠다.

감정서가

○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7, 센트럴파크타워 1층
○ 운영시간 : 매주 화~토요일 11:00~19:00 (일·월·공휴일 휴관)
○ 감정서가 방문 예약하기(네이버 예약) : https://bit.ly/2YvoM3o
○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gamjungseoga
○ 문의 : 02-3785-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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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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