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떡에 반할걸요? 예쁘고 건강한 우리 떡 만들기 체험!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1.12.08. 13:20

수정일 2021.12.08. 15:18

조회 3,845

종로 무계원 ‘한옥의 식(食)사계 겨울의 맛’ 프로그램 참여기
지난 4일 무계원에서 전통 떡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박지영
지난 4일 무계원에서 전통 떡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박지영

종로구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 시즌 프로그램 ‘한옥의 식(食)사계, 겨울의 맛’ 중 떡 만들기 체험이 지난 4일 진행됐다. 필자는 올해가 가기 전 코로나 여파로 대면 활동이 뜸했던 엄마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싶어 재료비(1인당 2만원)를 내고 사전 등록을 했다. 평소 떡을 좋아하는 엄마의 취향에 딱 맞는 소규모 체험 활동이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계원의 포토존 ⓒ박지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무계원의 포토존 ⓒ박지영

체험 당일, 무계원에 도착해 트리 장식과 포토존을 보니 성큼 다가온 겨울이 느껴졌다. 이곳 포토존에서 주최측은 참가자들에게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씩을 찍어줬고 한과와 사탕이 담긴 작은 복주머니를 선물했다. 참석자는 10여 명 정도로,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까지 남녀노소가 한 자리에 모였다. 
떡 만들기 체험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박지영
떡 만들기 체험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과반수 이상이었다. ⓒ박지영

우리 떡이 건강한 이유

떡 만들기 체험은 떡박물관 김희연 부관장의 진행으로 시작됐다. 강의는 우리 떡에 대한 소개, 3종 떡 만들기 및 다식 만들기 시범, 직접 체험 3단계로 이뤄졌다. 당일 만들 떡은 바람떡, 매화떡, 꽃상병과 다식이었다. 먼저 떡박물관에서 제작한 동영상을 통해 우리 떡의 종류부터 톺아보는 기회를 가졌다. 
전통 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동영상으로 보는 것으로 체험이 시작됐다. ⓒ박지영
전통 떡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된 동영상으로 보는 것으로 체험이 시작됐다. ⓒ박지영

평소에 자주 떡을 먹었지만 이날 떡에 대해 처음 안 사실도 많다. 우리 떡은 크게 찌는 떡, 치는 떡, 삶는 떡, 지지는 떡 4가지로 구분된다. 찌는 떡엔 시루떡이나 무지개떡, 치는 떡은 인절미나 꿀떡, 삶는 떡엔 경단이나 단자, 그리고 지지는 떡엔 화전, 반달부꾸미 등이 속한다. 

무엇보다 떡은 건강한 음식이다. 들어가는 재료가 멥쌀이나 찹쌀, 팥, 꽃 등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버터나 마가린 같은 기름이나 베이킹 소다 같은 화학재료를 쓰지 않는다. 게다가 봄에는 진달래 떡과 쑥떡, 여름에는 증편, 가을에는 송편, 겨울에는 호박떡처럼 제철계절에 나는 재료를 사용하니 몸에 좋을 수 밖에 없다. 
전통 떡 모양을 내는 떡살에는 각각 상서로운 의미가 담겨 있다. ⓒ박지영
전통 떡 모양을 내는 떡살에는 각각 상서로운 의미가 담겨 있다. ⓒ박지영

또한 우리 떡과 중국, 일본 떡과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김부관장은 최남선의 ‘조선상식’에 나온 대목을들어 “일본은 찹쌀로 치는 것을, 중국은 밀가루를 굽는 것을, 한국은 멥쌀로 찌는 것을 떡을 만드는 본위로 한다”며 삼국의 떡 만드는 방식의 차이를 알려줬다.

매화떡, 바람떡, 꽃상병과 다식 만들기 체험

이날은 ‘찌는 떡’을 만들어보는 체험으로, 불을 사용하지 않고도 떡 제작이 가능해 공간 활용이 자유로웠다.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통 떡 약 200개 가운데 찌는 방식의 떡이 절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각 자리마다 체험에 사용할 도구와 재료들이 준비됐다. ⓒ박지영
각 자리마다 체험에 사용할 도구와 재료들이 준비됐다. ⓒ박지영

체험에 사용될 반죽은 미리 주최측에서 준비해줬다. 쌀가루로 만든 반죽에 딸기, 쑥, 치자, 초코파우더 등 천연 색소를 입혀 오방색을 표현했다. 한국의 전통 색상인 오방색은 오장육부를 튼튼히 한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또한 전통 떡 제작에 사용하는 떡살과 다식판 모두 만사형통과 부귀영화, 자손 번창 등과 같은 길상문을 담고 있어 떡을 받는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한다. 하나의 떡에도 우리 조상은 깊은 의미를 담았구나 싶다. 
떡 만들기에 사용할 반죽은 천연 재료에 오방색을 입혔다. ⓒ박지영
떡 만들기에 사용할 반죽은 천연 재료에 오방색을 입혔다. ⓒ박지영

첫 만들기는 매화꽃 모양을 한 매화떡 만들기 체험이었다. 따뜻한 상태의 반죽을 받아 동그랗게 만든 후, 가운데를 엄지손가락으로 푹 눌러서 골을 만들고 전체를 그릇 모양으로 빚어주었다. 안에는 준비해 준 소를 넣어 동서, 남북 방향으로 꼬집고 오므린 부분을 바닥에 두고 넓적하게 눌러주었다. 이후 돌려가며 5개 매화 꽃잎을 대신할 선을 긋고 도드라지게 칼집을 넣고, 다른 색상을 이용해 꽃잎 장식을 곁들여 완성했다. 
매화꽃 형태의 매화떡. 통통하게 형태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박지영
매화꽃 형태의 매화떡. 통통하게 형태를 만드는 게 관건이다. ⓒ박지영

바람떡 역시 반죽 안에 소를 넣었는데, 바람이 잘 들어가도록 찍어내는 틀을 사용했다. 밀대로 반죽을 밀어 표면을 넓게 만든 후 접히는 부분보다 조금 높게 소를 넣고, 맨 윗부분만 살짝 겹쳐 누른 후 틀에 넣어 눌러 찍었다. 시장에서 사먹었던 바람떡 모양이 어쩜 그렇게 매끄럽고 깨끗한지 항상 궁금했는데 그 궁금증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바람떡은 아래 반죽을 넙게 펴서 접힐 부분 보다 높게 소를 넣는다. ⓒ박지영
바람떡은 아래 반죽을 넙게 펴서 접힐 부분 보다 높게 소를 넣는다. ⓒ박지영
반달 모양의 매끄러운 형태는 틀을 사용해 찍어 내는 것이다. ⓒ박지영
반달 모양의 매끄러운 형태는 틀을 사용해 찍어 내는 것이다. ⓒ박지영

꽃상병은 동그란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떡살로 찍어 넙적하게 눌러 형태를 만들었다. 여기에 장식만 더해 마무리하니 다른 떡 만들기보다 가장 쉬웠다. 다 만든 떡은 기름칠을 해서 용기에 담았다. 기름은 식용류와 참기름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구수한 향이 났다. 
꽃상병은 동그란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떡살로 찍어 넙적하게 눌러 형태를 만든다. ⓒ박지영
꽃상병은 동그란 반죽 안에 소를 넣고 떡살로 찍어 넙적하게 눌러 형태를 만든다. ⓒ박지영

다식은 준비된 반죽을 틀에 넣어 빼기만 하면 돼 수월했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예쁜 모양의 건강한 후식을 얻을 수 있었다. 준비된 3종류의 떡과 다식은 모두 31개로, 정성스레 준비해준 종이 함지에 담았다. 이렇게 담고 보니 시중에서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었고, 무엇보다 직접 만들다 보니 뿌듯함까지 더해져 더 훌륭해 보였다. 
다식은 준비된 반죽을 틀에 넣어 빼내면 돼 만들기가 수월하다. ⓒ박지영
다식은 준비된 반죽을 틀에 넣어 빼내면 돼 만들기가 수월하다. ⓒ박지영

연말연시 선물은 길상의 의미가 담긴 전통 떡과 함께

떡 체험은 아이들이 참여하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다. 천연 재료를 이용하는데다 손으로 만지고 보고 맛보는 동안 오감을 채우는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렵지 않은 과정을 함께하며 참가자 간의 대화도 늘어가니 기억에 남을 추억을 쌓기에도 좋은 수업이었다. 주최측은 오미자차를 하나씩 선물하며, 떡과 함께 집안 어른께 먼저 맛을 보여드리라는 미션을 전달했다. 
다 완성된 떡과 다식은 기름칠을 해서 용기에 정성스럽게 담았다. ⓒ박지영
다 완성된 떡과 다식은 기름칠을 해서 용기에 정성스럽게 담았다. ⓒ박지영

우리 땅에서 나는 재료로 만드는 건강 후식인 떡은 서구화된 식습관에 밀려 식탁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가도, 결혼, 이사, 취업, 창업, 합격 등 기쁘고 축하할 날엔 어김없이 등장한다. 좋은 날에 떡을 준비 하는 건 영양가가 높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 안에 정성과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까닭은 아닐까. 다가올 연말연시에는 가족과 함께 떡을 만들어보거나, 소중한 사람들에게 떡을 선물하며 한 해의 수고를 격려하고 새해 희망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 

무계원

○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5가길 2 (부암동 327)
○ 관람시간 : 화~일요일 09:00~18:00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s://www.jfac.or.kr/site/main/content/moogw01
○ 문의 : 02-379-7131~2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