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에서 나만의 연주회 어때? '다시 일상 with 피아노 버스킹'
발행일 2021.12.02. 13:00
11월 마지막 주말, 녹사평역 광장에서 이태원역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 이색 현수막과 안내판이 설치됐다. 이태원로 곳곳에서 펼쳐지는 나만의 피아노 연주회인 ‘다시 일상 with 피아노 버스킹’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피아노 버스킹이 조금 생소했지만,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피아노 의자에 앉아 건반을 눌렀다.
녹사평역 광장에 놓인 피아노와 버스킹을 알리는 현수막의 모습 ⓒ이정민
“해마다 10월에 축제를 하는데 코로나로 못하게 되면서, 침체된 이태원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로 피아노 버스킹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행사를 담당하는 용산구청 담당 주무관의 말이다. 지난 2002년부터 열리던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세에 취소되면서 올해 6월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행사를 담당하는 용산구청 담당 주무관의 말이다. 지난 2002년부터 열리던 ‘이태원 지구촌 축제’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세에 취소되면서 올해 6월부터 이태원 일대에서 버스킹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이태원 상권을 살리고자 피아노 버스킹 행사가 마련됐다. ⓒ이정민
지난달 27일 토요일에 시작한 피아노 버스킹은 오는 12월 5일까지 주말에만 운영된다. 이태원로 보도 11개소에 피아노 15대를 설치해 이태원 방문객 누구나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토요일 2부, 일요일 1부 등 5회에 걸쳐 30분씩 전문연주자들의 라이브 공연도 진행된다.
이태원역 2번 출구와 가까운 야외무대에서 첫 공연이 시작됐다. ⓒ이정민
첫 공연은 이태원역 2번 출구와 가까운 야외무대에서 시작됐다. 피아노 반주와 잘 어울리는 혼성 듀엣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조용한 이태원 거리를 채워갔다. 라이브 공연은 쇼팽의 녹턴과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지브리 애니메이션 메들리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피아노 버스킹을 감상하는 시민들의 모습 ⓒ이정민
거리에선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온 엄마가 피아노 앞에 나란히 앉아 멜로디를 들려줬다. 오가는 자동차 소리에 엄마의 연주는 작게 울렸지만 우연히 만난 피아노 덕분에 엄마와 아이의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피아노엔 친구들과 나온 외국인이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옆 ‘나만의 연주회를 펼쳐주세요’라고 적힌 안내 문구처럼 많은 이들이 오랜만에 자신만의 연주로 빛을 내고 있었다.
아이와 같이 온 엄마(위)와 외국인(아래)이 거리의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이정민
버스킹을 위한 대부분의 피아노는 이태원로의 공실 상가 앞에 놓여있다. 이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상황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에게 음악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한 상인은 “손님을 기다리며 듣는 피아노 소리가 반갑다”며 “처음엔 시끄러울까 해서 걱정됐는데, 잠깐씩 치고 가고 또 좋은 곡을 들으니 좋다”며 밝게 웃는다.
버스킹을 위한 15대의 피아노 대부분은 이태원로의 공실 상가 앞에 놓였다. ⓒ이정민
다행히 한낮엔 날씨가 포근해 햇살 받으며 연주할 수 있지만, 상가 건물 그늘에 가려진 피아노에서 연주하려면 핫팩은 필수다. 멋진 연주를 선보인 한 시민은 “사람들이 피아노 앞을 지나가면서 한 번이라도 뭔가 느끼는 게 있다면 그걸로 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멋진 피아노 선율을 선보인 연주자의 모습, 추위에 '핫팩'은 필수다. ⓒ이정민
이와 더불어 가까운 경리단길에서도 이달 5일까지 일주일간 '2021 경리단길 ART& DESIGN FAIR'가 열린다. 위축된 지역 경기 회복과 ‘~리단길’의 시초가 된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이벤트로 경리단길 일대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등 상점 40곳이 참여했다. 전시 및 스탬프투어 등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에선 이달 5일까지 '2021 경리단길 ART& DESIGN FAIR'가 열린다. ⓒ이정민
자치구에서 행사를 앞두고 이태원 상인들에게 협조를 구하자 “뭐라도 해야지. 그래 하자. 좋다.”하며 다들 힘을 모았다. 여기에 거리에서 만난 연주자는 “제 연주가 이곳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마음을 보탰다. 이런 것들이 바로 큰 옷 가게 근처와 케밥집 건너편의 피아노 버스킹이 특별한 이유다.
12월의 첫 주말은 자유로운 피아노 버스킹이 펼쳐지고 예술이 흐르는 경리단길 등 이태원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12월의 첫 주말은 자유로운 피아노 버스킹이 펼쳐지고 예술이 흐르는 경리단길 등 이태원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다시 일상 with 피아노 버스킹
○ 일시
- 11. 27.(토) 10:00~21:00, 11. 28.(일) 10:00~17:00
- 12.4.(토) 10:00~21:00, 12. 5.(일) 10:00~17:00
○ 장소 : 이태원 관광특구(녹사평역광장~해밀톤호텔)
○ 문의 : 용산구청 문화체육과 02-2199-7254
- 11. 27.(토) 10:00~21:00, 11. 28.(일) 10:00~17:00
- 12.4.(토) 10:00~21:00, 12. 5.(일) 10:00~17:00
○ 장소 : 이태원 관광특구(녹사평역광장~해밀톤호텔)
○ 문의 : 용산구청 문화체육과 02-2199-7254
2021 경리단길 ART & DESIGN F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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