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일 만에 열린 '2021 도농상생 직거래장터'에 가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11.23. 13:10

수정일 2021.11.23. 14:41

조회 725

“정말 싸네. 당도도 높아 보이는데.” 
“지금 샤인머스켓은 끝물이라서 특가로 팔아요. 맛은 제가 농사지은 거라 보장합니다.”
서울광장에서 지난 19일, 20일 열린 2021 도농상생 직거래장터 ⓒ김윤경
서울광장에서 지난 19일, 20일 열린 2021 도농상생 직거래장터 ⓒ김윤경

서울광장에 각 지역에서 온 농수산물이 가득했다. 지난 11월 19, 20일 이틀 간 서울광장과 만리동광장, 마포 DMC에서는 오랜만에 도농상생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침체된 경제회복을 위해 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전국 농수산물을 30%까지 저렴하게 판매한 것이다. 2019년 추석 이후 800여일 만이었다. 
직거래장터 출입 시, 꼼꼼하게 방역체크를 해 안전을 기했다. ⓒ김윤경
직거래장터 출입 시, 꼼꼼하게 방역체크를 해 안전을 기했다. ⓒ김윤경

출입구를 여러 곳에 두고, 방문객들은 체온측정과 QR인증을 마치면 스티커를 부착한 후 입장했다. 안전을 고려해 장소를 분산, 인원을 줄이고 주기적으로 방역을 했다. 시식은 없거나 가져갈 수 있도록 하나씩 봉투에 넣어 건네줬다. 
서울광장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 농수산물을 진열하고 있다. ⓒ김윤경
서울광장 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 농수산물을 진열하고 있다. ⓒ김윤경

“제주에서 온 은갈치라 좋아요. 이틀만 70% 할인해 특별히 6,000원에 드립니다.”
옆에서 구경하던 시민은 갈치가 특가라며 같이 온 친구에게 권유했다. 필자도 덩달아 둘러보다 한 팩을 구매했다. 저녁 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제주 은갈치를 시중보다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김윤경
제주 은갈치를 시중보다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김윤경

서울광장에서는 품질 좋은 못난이 사과와 굴비를 50% 저렴하게 팔기도 했다. 장소를 나눠 조금씩 열려 붐비지는 않았지만, 인기있는 상품들은 금세 판매가 끝났다. 공주에서 온 커다란 늙은 호박이 만원에 거래되고 찐 찰옥수수 5개는 5,000원에 팔았다. 맛있어 보이는 무가 한 무더기 있는 부스를 보니 무국이 생각났고, 옆에는 솔향이 솔솔난다는 송화버섯이 담겨 있었다. 
못난이지만 맛은 좋은 사과를 싸게 파는 특별전도 열렸다. ⓒ김윤경
못난이지만 맛은 좋은 사과를 싸게 파는 특별전도 열렸다. ⓒ김윤경

입구에서 참여 농가 안내를 자세히 읽던 어르신은 경북 예천에서 파는 땅콩을 구매했다. 요즘 인터넷으로 주로 쇼핑을 하다가, 오랜만에 지역 농산물을 직접 고르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행사에 참여한 '오늘의 진심농부'를 한 시민이 읽고 있다. ⓒ김윤경
행사에 참여한 '오늘의 진심농부'를 한 시민이 읽고 있다. ⓒ김윤경

청년들이 길러 파는 화분에도 눈길이 갔다. 판매자는 가지가 예쁜 황칠나무가 요즘 SNS에서 핫하다며 잘 키우는 비결까지 들려줬다. 
만리동 광장에서도 같은 날에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김윤경
만리동 광장에서도 같은 날에 직거래장터가 열렸다. ⓒ김윤경

또 다른 직거래장터 현장, 만리동광장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는데 이렇게 큰 여주가 열려서 신기했어요. 딱 하나 열려 따 왔죠.” 
호박과 작두콩, 고추 중에서 여주가 시선을 끌어 구매했다. ⓒ김윤경
호박과 작두콩, 고추 중에서 여주가 시선을 끌어 구매했다. ⓒ김윤경

행사장소마다 조금씩 판매하는 상품 종류가 다르다는 소리에 오는 길에 직거래장터가 열리는 만리동광장도 들려봤다. 먼저 눈이 간 건, 수세미처럼 커다란 여주였다. 장식품이냐는 질문에 인천에서 온 판매자는 파는 상품이라고 답했다. 다이어트, 고혈압, 당뇨 등에 좋다는 여주의 효능을 듣고 장바구니에 넣었다. 3,000원을 내고 여주를 받자 인천여행을 다녀온 느낌마저 들었다. 판매자는 “나중에 인천에 한 번 오시게 되면, 저희 농원에 들려주세요. 체험할 것도 많고 재밌어요”라고 말했다. 
전국 111개의 농가들이 서울광장, 만리동광장, 마포 DMC 등 3곳에 나눠 참여했다. ⓒ김윤경
전국 111개의 농가들이 서울광장, 만리동광장, 마포 DMC 등 3곳에 나눠 참여했다. ⓒ김윤경

겨울이 되기 전 따뜻한 차도 사두고 싶어 차 종류를 둘러봤다. 보성에서 첫 잎을 딴 녹차를 파는 부스에 들렀다. 판매자는 녹차에 대해 알려주고 구매한 녹차와 다른 차도 맛보라며 샘플을 듬뿍 담아줬다. 코로나19로 사람을 만나거나 다른 지역에 가기 힘들었기에 오랜만에 느껴보는 훈훈함이 더 감동적이었다.
만리동광장 직거래장터에서 판매한 농수산물 ⓒ김윤경
만리동광장 직거래장터에서 판매한 농수산물 ⓒ김윤경

각 지역에서 올라온 농수산물들을 보니 예전 행사들이 떠올라 무척 벅찼다. 의미도 좋았다. 코로나19로 행사가 취소되거나 과잉 생산으로 판로확보가 어려운 상품을 특별가에 판매, 농가와 시민들 모두에게 힘을 보탰다. 
한 판매자가 젓갈을 듬뿍 담아주고 있다. ⓒ김윤경
한 판매자가 젓갈을 듬뿍 담아주고 있다. ⓒ김윤경

항상 많은 행사로 북적이던 서울광장이 그립다. 당시 즐거워하던 시민들 표정도 떠오른다. 앞으로 이러한 행사들이 차츰 늘어 도농상생이 활발해지고 경제회복에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속에 있으며 점점 확진세가 상승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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