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감각적인 벤치 본 적 있나요? 테헤란로 '세상의 모든 벤치'

시민기자 양송이

발행일 2021.10.28. 13:30

수정일 2021.10.28. 15:54

조회 4,272

넓은 차도에 드높은 건물들로 빼곡한 강남구 테헤란로에 특별한 벤치가 등장했다. 강남구는 보행자에게 쉴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테헤란로 ‘세상의 모든 벤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업, 작가, 시민이 제작한 벤치를 설치해 일상 속 특별함을 더했다. 각각의 벤치에는 출품자 이름과 연락처 등이 표기돼 있어 홍보 기회를 제공하는 '공유 가치창출'의 효과도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선릉역, 역삼역, 강남역에 걸쳐 좌우 보행로에 벤치를 설치했다. 특색 있고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인해 지루함 없이 구경할 수 있다.

벤치에는 작가의 기획 의도가 적혀 있어 의미를 되짚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계란 껍질 모양으로 제작된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작품은 산뜻한 색 조합이 더해져 앙증맞은 느낌이 든다. 'HEART BEAT' 벤치는 심전도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테헤란로의 열정적인 사람들을 작품에 녹여냈다고 한다.

벤치에 갓등 같은 구조물을 설치한 작품은 빌딩 숲속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사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휴식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한 것이다. 갓등에 그려진 그림처럼 쉼표 그 자체를 선물하는듯한 느낌이 든다. 다만 예술적 표현이 짙어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만큼 실제로 앉아서 쉬기에는 다소 용기가 필요해 보이기도 했다.

'테헤란로의 스카이라인'이란 벤치는 얼핏 보기에 겨울에 타는 스노보드처럼 생겼다. 작가는 동적인 보드를, 정적인 벤치로 전환하는 기지를 보였다. 파란색으로 테헤란로의 건물을 그려서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풍긴다. 이어 'PLAY GREEN' 벤치는 자연 풍경을 강조한 작품으로 아름다운 조경에 나지막한 의자가 배치돼 직장인들에겐 점심시간 틈새 힐링공간으로 딱인 듯 보인다.

세상의 모든 벤치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총 15개 작품이 설치됐다고 한다. 벤치를 구경하는 동안 의자이긴 하지만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실제 앉아 있는 시민이 별로 없어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주저 말고 감각적인 이 벤치에 앉아 쉼표를 느끼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남구는 세상의 모든 벤치 홍보를 위해 11월 15일까지 인증샷 공유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벤트 참여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강남구청 블로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여자 중 200명을 추첨해 모바일 커피 쿠폰 또는 에코백을 증정한다.
유현준 작가의 '따로 또 같이' 벤치는 우연한 만남과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다. ⓒ양송이
유현준 작가의 '따로 또 같이' 벤치는 우연한 만남과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다. ⓒ양송이
(주)트루진스의 '진정한 아름다움!' 벤치, 계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 재치가 돋보인다. ⓒ양송이
(주)트루진스의 '진정한 아름다움!' 벤치, 계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는데 재치가 돋보인다. ⓒ양송이
채상은 작가의 'HEART BEAT' 벤치는 심전도 모습을 형상화했다. ⓒ양송이
채상은 작가의 'HEART BEAT' 벤치는 심전도 모습을 형상화했다. ⓒ양송이
김호길, 양준서 작가의 'ynapse-After COVID-19'는 코로나 이후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기획했다. ⓒ양송이
김호길, 양준서 작가의 'ynapse-After COVID-19'는 코로나 이후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기획했다. ⓒ양송이
나인성 작가의 '즐거운 거리(Street or Distance)'는 오락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 ⓒ양송이
나인성 작가의 '즐거운 거리(Street or Distance)'는 오락의 즐거움을 전달하고 있다. ⓒ양송이
이상정 작가의 '잠시 기대도 좋습니다' 작품은 가림막에 컬러를 입혔다. ⓒ양송이
이상정 작가의 '잠시 기대도 좋습니다' 작품은 가림막에 컬러를 입혔다. ⓒ양송이
dos546 작가의 '가끔 하늘을 바라봐' 벤치는 나만의 공간을 특색 있게 표현했다. ⓒ양송이
dos546 작가의 '가끔 하늘을 바라봐' 벤치는 나만의 공간을 특색 있게 표현했다. ⓒ양송이
박철연 작가의 'PLAY GREEN'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양송이
박철연 작가의 'PLAY GREEN'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양송이
이윤형의 '테헤란로의 스카이라인'은 스노보드를 이용해 벤치를 제작했다. ⓒ양송이
이윤형의 '테헤란로의 스카이라인'은 스노보드를 이용해 벤치를 제작했다. ⓒ양송이
㈜디자인ADS의 '다시, 함께'는 폐파라솔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양송이
㈜디자인ADS의 '다시, 함께'는 폐파라솔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양송이
유혜주 작가의 '다이나믹 테헤란로'는 컬러감이 돋보인다. ⓒ양송이
유혜주 작가의 '다이나믹 테헤란로'는 컬러감이 돋보인다. ⓒ양송이

시민기자 양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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